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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환율 1200원 넘으면 자금 유입, 이번에도 될까
최근 외국인 소폭 순매수 전환…"1200원 부근서 바닥 탐색할 것"
2019-05-23 06:00:00 2019-05-23 06:00:00
[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원·달러 환율이 1200원에 육박하자 시장에서는 외국인들의 순매수 기대감이 불고 있다. 과거 1200원을 돌파한 이후 주식 순매수로 전환하는 흐름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22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80원(0.07%) 오른 1194.90원에 장을 마쳤다. 1200원까지는 채 6원이 남지 않은 상황이다. 마지막으로 원·달러 환율이 1200원선을 넘었던 것은 2년4개월 전인 2017년 1월11일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넘었던 시기는 세 번이다. 2010년5월24일부터 2010년 7월22일까지의 첫 번째 시기와, 2016년 1월6일부터 2016년 3월10일까지의 시기, 2016년 12월22일부터 2017년 1월11일까지 등이다. 2015년 9월7일에도 잠시 1200원을 돌파한 적이 있으나 다음날 바로 1190원대로 하락했다.
 
외국인들은 첫 번째 돌파 시기 당시 1조286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원·달러 환율이 1240원대에 오르자 사들이기 시작했고, 이후 환율이 1203원까지 떨어져 통화가 안정되자 무려 9000억원을 하루에 사들이기도 했다.
 
두 번째 시기에는 1조1943억원을 순매도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1200원선에서 1210원선에는 매도했고, 1230원선에 오르자 관망을 보였다. 이후 1230원 후반대에 다다르자 다시 순매수로 전환했다. 다만 1200원에서 1210원선을 유지한 기간이 25거래일이나 돼 구간 전체로는 순매도로 기록됐다.
 
세 번째 구간인 2016년 12월22일부터 2017년 1월11일까지는 1조6742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해당 기간 원·달러 환율이 1213원까지 오르자 외국인들의 자금이 유입되기 시작했고, 이후 10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를 주간으로 분류하면 1200원 이상은 순매수로 집계된다. 하나금융투자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1년 이후 원·달러 환율에 따른 외국인의 주간 평균 순매수 규모는 △1000~1040원 구간 ‘4640억원’ △1040~1080원 구간 ‘225억원’ △1080~1120원 구간 ‘1342억원’ △1120~1160원 구간 ‘702억원’ △1160~1200원 구간 ‘-2003억원’ △1200~1240원 구간 ‘748억원’으로 집계됐다.
 
즉, 원·달러 환율이 1200원 이상 적정선을 넘어가면 외국인들이 다시 사들인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전문가들은 환율이 더 오른다면 외국인들의 자금이 유입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11년 이후 원·달러 환율의 최고점은 1245원이었다“면서 ”현 수준의 환율을 고려하면 외국인 매도세가 주춤해질 수 있음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외국인들은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순매수세를 기록했다. 전날에는 743억원을, 이날에는 39억원을 순매수했다. 아직 그 규모가 작은 것을 감안하면, 환율 추이를 관망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원·달러 환율은 중국 위안화와 함께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원화 약세가 위안화 약세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다. 만약 1달러당 7위안을 넘어서는 위안화 절하가 나타날 경우 국내 금융시장에 상당한 충격이 전해질 수 있다.
 
김지만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달러당 7위안을 넘어서면 중국경제 위기론이 부각돼 충격이 불가피하다“면서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당분간 위안화 움직임을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작년 중국 당국은 구두 개입과 선물환 증거금 부과 조치 등을 시행해 환율을 방어한 적이 있다“며 ”이같은 관점에서 원·달러 환율은 2017년 초와 비슷하게 1200원 부근에서 바닥을 탐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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