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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정액 밤꽃냄새의 위대한 비뇨기과적 의미
(의학전문기자단)이영진 대구코넬비뇨기과 대표원장
2019-06-07 09:06:25 2019-06-07 09:06:25
칸 영화제에서 한국 영화 최초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은 ‘냄새’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정도로 냄새가 영화의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계층을 나누기고 하고, 영화 속 사건을 전개시키기도 한다. 봉준호 감독 스스로  영화 ‘기생충’에서 냄새가 “날카롭고 예민한 도구가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할 정도로 냄새가 끊임없이 반복된다. 코로 맡을 수 있는 온갖 기운인 냄새는 인간이 분출하는 원초적인 것이다. 땀, 소변, 대변 등을 분출하고 소화시키면서 인간은 특유의 냄새를 분비하게 되고 그러한 냄새를 어떻게 통제하느냐에 따라서 교양과 사회적 수준의 기준이 되기도 한다.
 
비뇨기과 영역에서도 끊임없이 반복되고 너무나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냄새가 바로 정액의 밤꽃냄새다. 밤나무 꽃은 5-6월경에 개화하는데 꽃에서 나는 향기가 정액 냄새와 똑 같다고 해서 정액의 냄새를 밤꽃냄새라도 한다. 실제로 비뇨기과 의사로서 수 없이 많은 남성들의 정액 냄새를 맡은 필자는 6월에 밤나무 꽃향기를 맡으면 정액 냄새와 똑 같음을 느낀다. 
 
이러한 밤꽃냄새를 나게 하는 정액의 성분은 전립선에서 분비되는 스퍼민이다. 스퍼민은 전립선에 있는 디아민 산화효소에 의해 산화되면서 휘발성 알데하이드로 변하게 되고 이렇게 산화가 되는 과정에서 밤꽃냄새가 난다.
 
정액의 밤꽃냄새는 너무나도 위대한 비뇨기과적 비밀이 숨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정자가 난자와 수월하게 수정되도록 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정자는 산성의 환경에서는 운동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여성의 질은 산도(pH) 3.8~4.5의 산성을 유지하는데 이러한 질의 산성 환경을 알칼리성의 스퍼민이 분비됨으로써 정자가 최상의 운동성을 유지할 수 있는 약알칼리성으로 바꾸어 준다. 정자가 수정을 잘 하도록 하는 최상의 환경을 만들어 주면서 산성인 여성의 질 속으로 들어갈 때 정자를 보호해 주는 역할도 수행한다.
 
정액 특유의 밤꽃냄새를 나게 하는 스퍼민의 작용과 함께 냄새가 전혀 없는 쿠퍼액이 합쳐지면 정액의 정자 보호 기능이 완벽하게 완성된다. 쿠퍼액은 남성이 사정을 하기전 요도내의 요도구선에서 분비되는 알카리성의 점액이다. 성적으로 흥분하게 되면 정액이 방출되기 전에 정액의 통로인 요도를 적셔 윤활제 역할을 한다. 여성이 흥분하게 되면 분비되는 애액과 같은 역할이다. 이러한 윤활의 역할뿐만 아니라 정자의 운동성을 최대화시키고 정자를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정자가 분비되는 통로인 요도는 소변이 나아가는 통로이기도 해서 이러한 요도는 소변의 작용으로 인해 약산성을 띈다. 이러한 요도의 약산성 환경을 쿠퍼액이 정자가 최상의 운동성을 유지할 수 있는 약알칼리성 환경으로 바꾸어 준다. 
 
정액의 냄새에 담긴 위대한 비뇨기과적 의미를 알게 되었으니 정액의 밤꽃냄새를 너무 역겨워하지만 말고 소중히 여기길 바란다.
 
 
◇ 이영진 대구코넬비뇨기과 대표원장
 
-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 부산대학교 비뇨기과 전문의 취득
-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의학박사
- 대한의사협회 선정 네이버 최고 상담 답변의
- 대구은행 선정 “베스트 of 베스트”비뇨기과
<저서>
- “발기부전 최고의 탈출기” (2018년)
- "조루증 탈출 프로젝트” (2015년)
- “음경관상학” (2014년)
- “최고의 남성이 되는 비법 공개”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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