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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상승에 골드바·골드뱅킹 '불티'
주요은행 골드바 판매량 반년새 6배 늘어…"안전자산 선호 당분간 지속"
2019-06-16 12:00:00 2019-06-16 12:00:00
[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미중 무역분쟁을 비롯해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은행권의 금 관련 상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은행들은 금거래소를 대행해 실물형태의 골드바를 판매하거나 고객이 입금한 금액에 맞춰 은행 계좌에 금을 적립해주는 '골드뱅킹(금통장)'을 출시한 바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시장 불안으로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골드바 물량 부족으로 판매를 일시 중단하거나 배송이 늦어지는 등 품귀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농협은행은 최근 골드바를 구매하려는 고객들에게 일부 골드바의 물량 부족으로 배송이 지연된다는 점을 공지했다.
 
농협은행은 그동안 한국금거래소쓰리엠의 골드바를 판매해왔다. 그러나 최근 저중량 골드바의 수요가 급증하자 10g 및 100g 골드바의 물량이 부족해지면서 배송이 지연되는 점을 공지했다. 이에 따라 농협은행은 고객이 이달 중 10g 및 100g 골드바를 구매할 경우 다음달부터 영업점에 배송하기로 결정했다.
 
농협은행뿐만 아니라 다른 은행에서도 골드바 물량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지난달부터 한국금거래소쓰리엠의 10g 및 100g 골드바 판매를 일시 중단했다.
 
실제 국민·우리·KEB하나 등 3개 은행의 골드바 판매량은 지난 4월부터 급증하기 시작했다. 이들 은행의 골드바 판매량은 지난달 말 현재 29만8452g으로 지난 1월 4만8643g보다 6배가량 늘었다. 금액 역시 지난 1월 24억6000만원에서 지난달 160억4000만원으로 급증했다.
 
또 다른 '금테크(금+재테크)' 상품인 골드뱅킹(금통장) 역시 지난 4월부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금통장은 고객이 은행 계좌에 돈을 넣으면 국제 금 시세와 환율에 맞춰 해당 금액만큼 금을 계좌에 적립해 주는 상품이다.
 
골드뱅킹 고객들이 금값이 상승하자 수익 실현을 위해 매도에 나서면서 지난 3월까지 규모가 점차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으나 골드바뿐만 아니라 골드뱅킹에도 고객들이 몰리면서 다시 늘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 신한은행의 골드리슈 잔액은 지난 3월 말 4096억원이었으나 4월 4159억원으로 늘어난데 이어 5월에는 4180억원으로 증가했다. 국민은행의 골드뱅킹 상품 잔액 역시 지난 3월 722억원에서 4월 741억원, 5월 745억원으로 늘었다.
 
금값 역시 올해들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월2일 1g당 4만6240원이었던 금 시세는 지난 13일 5만890원을 기록한 데 이어 14일에는 장중 5만1360원까지 뛰었다.
 
은행권에서는 미중 무역분쟁이 지속되고 원·달러 환율이 여전히 높은 수준인 만큼 금테크 인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골드바 판매 및 골드뱅킹 규모 증가세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며 "그러나 국내 금값이 많이 오른 만큼 금 관련 상품 투자 시 장기적인 관점으로 보다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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