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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가 항공권 쏟아내는 이유 있었네"
LCC, 취소·변경 수수료 '알짜 수익'…특가 항공권 수익 원천으로 매년 증가세
2019-06-18 17:25:08 2019-06-18 17:25:08
[뉴스토마토 이아경 기자] '얼리버드 초특가 할인, 전노선 반값 세일, 0원특가, 500원 항공권'
이는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연일 쏟아내는 특가 항공권들이다. 운임이 저렴해 저비용항공사로 명명된 이들 항공사들이 특가 항공권을 대거 내놓으면서도 흑자 기조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기본적으로는 운임 수익이지만 특가 항공권의 취소 및 변경에 따른 수수료 수익도 한 몫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10월28일부터 내년 3월30일까지 이어지는 동계시즌 운항을 앞두고 '얼리버드 초특가 항공권 프로모션'에 돌입했다. 에어아시아도 11월부터 내년 9월까지 탑승할 수 있는 항공권에 '정기 빅세일'을 실시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오는 27일부터 동참한다.
 
정기 할인행사 외에도 LCC들의 이벤트는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수요가 적은 지방발 노선에선 가격 경쟁이 치열하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4월 대구발 일본과 대만, 홍콩, 필리핀 등 노선에 선착순 '500원 항공권'을 판매했으며, 지난달에는 일본과 동남아시아 지역을 대상으로 '원 플러스 원' 특가를 진행했다. 이스타항공은 청주발 국제선 항공운임을 최대 95% 할인했고, 에어서울은 일본 전 노선에서 유류세와 항공세만 내는 '0원특가'를 실시했다. 에어서울은 또 29만9000원에 약 50일간 일본 11개 노선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자유이용권'도 선보였다.
 
사진/에어서울
 
거의 무료에 가까운 항공권 이벤트는 적자로 귀결되지만, LCC들은 비행기에 한 명이라도 더 태우는게 중요하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빈 비행기로 유류비만 지출하는 것보단 초특가 항공권으로라도 승객을 가득 태우는 게 낫다는 것이다. 또 항공사 이벤트는 자사 홈페이지 회원을 대상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주요 고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주목할 부분은 이벤트에서 발생하는 취소·변경 수수료다. 사실상 알짜 수입이다. 항공사 입장에서 수수료 수익 자체는 아무런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순수한 수익이기 때문이다. 특히 얼리버드 이벤트 등 예매 시점과 출발 시점간 차이가 길수록 취소와 변동은 빈번하게 발생한다. 특가 항공권의 취소 수수료는 통상 편도 기준 3만원에서 6만원이다. 
 
실제 LCC가 취소 수수료로 버는 수익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수수료 수익 등이 포함된 기타수익이 이스타항공은 2017년 205억원에서 지난해 256억원으로 늘었고, 에어부산도 269억원에서 343억원으로 증가했다. 티웨이항공도 같은 기간 310억원에서 485억원으로 불었다. 가장 공격적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에어서울의 경우 77억원에서 217억원으로 급증했다. 기타 수익에는 취소 수수료 수익과 서비스 수익, 화물운송수익 등이 포함된다. 
 
항공사 관계자는 "수수료 자체는 나가는 비용 없이 앉아서 벌 수 있는 돈이기 때문에 항공사 입장에선 좋은 수익원"이라고 귀띔했다. 
 
물론 지나친 프로모션은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특가를 통해 탑승률을 높이고 재탑승까지 노릴 수 있는 장점은 분명하지만, 지나친 최저가 전략은 업계 전반의 제살 깎아먹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아경 기자 ak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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