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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권, 신용평가 개선·세분화로 숨은 고객 찾는다
자체 평가시스템 강화해 안정성·영업력 확대 일거양득 모색
2019-06-20 15:04:32 2019-06-20 15:04:32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저축은행권이 자체 신용평가시스템(CSS)을 세분화하며 숨은 고객 찾기에 나섰다. 기존 금융데이터 위주 신용평가가 거래이력은 부족하지만 성실한 대출 희망자들을 잘 드러내지 못하는 이유에서다. 시스템 고도화로 안정성과 영업력이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전략이다.
 
20일 저축은행권에 따르면 최근 주요 저축은행들이 신용평가시스템에 행동평점시스템(BSS:behavior scoring system), 머신러닝 활용한 평가시스템 고도화 등 고객의 신용정보를 보다 면밀히 살필 방안을 적용했다. 행동평점시스템은 고객의 행동패턴을 신용점수화 해 자체 평가에 반영하는 방법이다.
 
페퍼저축은행은 올해부터 행동평점시스템을 도입해 고객의 신용도를 재고하고 있다. 고객이 다른 대출을 받았는지, 신용카드 내역은 어떠한지, 대출금은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를 파악해 추가대출 진행하거나 위험 차주로 구분한다. 리스크관리 인원도 SC제일은행, HSBC은행, 한국씨티은행 출신 시니어를 포함한 80여명으로 구성해 전체 직원 네명 중 한명이 해당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   
 
OK저축은행은 작년 1월부터 머신러닝 시스템 도입해 신용평가시스템을 정교화했다. 고객관계관리에도 인공지능을 적용해 고객의 건전성을 체크중이다. 인공지능 기반 평가모형으로는 축적된 고객의 금융거래정보를 통해 기존 고객에게 신용평가에 적용한다. 한도, 금리 민감도 및 이탈 가능성 등을 측정해 고객유형에 따라 추가한도를 재산출해 금리인하가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SBI저축은행도 중금리대출 확대를 위해 금융거래뿐 아니라 통신비 납부내역 등 비금융 정보를 대출심사에 활용한다. 최근에는 채팅을 통해 신용대출 한도 및 금리 조회, 금융상품 상담 및 가입을 할 수 있는 ‘바빌론 챗봇’을 선봬기도 했다. JT친애저축은행도 지난 4월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한 신용평가시스템을 개인신용대출 상품 심사에 도입했다.
 
금융권이 진행하는 개인신용대출에서 신용정보 파악은 각 회사마다의 핵심적인 영업 노하우로 꼽힌다. 과거 일부 저축은행에서는 ‘100만원 무이자 30일’과 같은 마케팅을 통해 비용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고객정보를 취합하는 데 열을 올렸다. 금융당국은 이같은 무리한 영업법이 무리한 대출을 조장한다고 판단해 저축은행권에 지양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대부업에서 업종을 전환한 업체들은 기존에 가지고 있는 신용대출 노하우로 빠르게 해당 시장에 진출했다”며 “무이자 대출 마케팅이 일견 회사를 알리는 요소도 있지만 상환내역을바탕으로 상당한 대출자 신용정보 데이터를 축적하려는 이유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권이 안정화되면서 주요 저축은행들은 무리한 영업 방식을 고수하기보단 안정성과 정밀함을 추구하고 있다. 기존에 가지고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신용평가시스템 고도화해 숨은 고객들을 찾아내고 이미 보유한 우량 고객을 지키겠다는 전략이다.
 
외부사정도 업권에 보다 세밀한 신용정보시스템을 요구하고 있다. 법정최고금리가 24%로 낮아지자 업권별 고객군도 겹치고 있어, 기존 금융정보를 바탕으로 한 등급체계로는 추가고객 확충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에서도 신용대출의 연체율을 계속해 주시하고 있지만 씬파일러(Thin filer:금융거래 정보가 거의 없는 사람)에 대한 대출 확대 방안은 요구하는 상황이다.
 
또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신용대출이 담보물 없이 그 사람의 신용만을 판단해 진행하는 거라 단순해보이지만 어려운 업무”라며 “외부평가사에서 10등급을 나누지만 자체적인 기준을 설정해 이에 따라 대출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저축은행의 영업점. 사진/뉴스토마토DB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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