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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이 인터넷후보군에 컨설팅…ICT 주력 아닌 중견기업에 러브콜
인터넷은행 인가 심사 운영방식 개선…토스·키움 외 새 후보자 아직 불투명
2019-07-16 17:55:36 2019-07-16 17:55:36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 특례법 테두리 내에서 제3인터넷은행 흥행을 위한 카드를 커내 들었다. 인터넷은행 심사 자문기구인 외부평가위원회의 권한을 분산시키고 당국이 인터넷은행 후보군을 대상으로 인가 절차 전 과정을 컨설팅 할 수 있도록 심사 운영방식을 바꿨다. 또 정보통신기술기업(ICT) 기업에 제한하지 않고, 자산 10조원 미만의 중견기업도 적극 끌어들이기로 했다.
 
금융위원회가 16일 발표한 '인터넷은행 신규인가 추진방안'에 따르면 앞으로 인터넷은행 심사 과정에서 금융위의 입김이 다소 커질 전망이다. 지금까지 인터넷은행 인가는 금융위가 큰 틀에서 인가방향과 심사 기준을 정하고 평가는 금감원이 담당하되, 외부 전문가로 이뤄진 자문기구인 외부평가위원회에 맡기는 식으로 진행했다.
 
이는 인터넷은행 심사 과정에서 불거질 특혜시비를 피하기 위해서다. 외평위원의 신상은 철저하게 비밀을 유지하고 금융위와의 만남도 최소하는 게 원칙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외평위의 운영방식을 바꿨다. 앞으로는 금융위가 인터넷은행 채점을 맡은 외평위원을 직접 만나 정책 취지를 설명하고, 외평 위원들이 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확정하는 금융위원회에 참석토록 하겠다는 것이다. 인터넷은행에 도전한 기업도 외평위원에게 사업구조를 설명을 할 기회도 주기로 했다.
 
또 금융당국은 인가 절차 전 과정에 거쳐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자에게 '인가 컨설팅'을 제공하기로 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영국에서도 소매금융전문은행(SSB) 도입 시 신청 전부터 신청, 적응기간 및 승인에 이르는 전 단계 과정에서 신청자에게 정보와 지원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금융위가 입장을 바꾼 것은 지난 5월 무산된 제3인터넷은행 탈락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시 외평위에서는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했던 키움뱅크와 토스뱅크에 대해 '기준 미달'이라는 평가를 내렸고, 금융위는 이 결과를 받아들여 인가를 내주지 않았다.
 
금융당국이 외평위의 평가를 기계적으로 수용하면서 외평위의 권한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전요섭 금융위 은행과장은 "외평위원들에게 정책방향 설명하겠다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며 "다만 외평위 평가 결과에 있어 이전 운영방식에서는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었다면 원칙적으로 보면 외평위원 판단 결과가 바뀔 수는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은행 사업자 대상도 자산 10조원 미만 중견기업까지 넓히겠다는 게 당국의 목표다. 올해 1월 시행된 특례법에는 모든 비금융주력자에게 지분 34%까지 소유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하되 자산 10조원이 넘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에 대해서만 ICT가 주력인 곳을 허용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자격기준이 달라진 것은 아니다. 과거 예비인가 신청 당시 인터넷은행 사업 대상으로 자산 10조원 이상의 ICT기업만 부각됐는데, 자산 10조원 미만의 중견기업은 제한 없이 인터넷은행에 지원할 수 있다는 사실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는 게 금융위의 판단이다.
 
제3인터넷은행의 예비인가 일정이 공개되면서 새로운 도전자 유무에 금융권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당국이 인터넷은행 인가 흥행을 위해 다양한 카드를 내놨지만, 기존 토스뱅크와 키움뱅크 컨소시엄 외 다른 도전자의 움직임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당장 새 인터넷은행 주요 도전자로 꼽히는 곳은 키움뱅크와 토스뱅크 컨소시엄이다. 상반기 인가 전에 나섰던 키움뱅크 컨소시엄엔 키움증권을 주축으로 다우기술·하나금융지주·SK텔레콤·11번가 등 28개사가 주주로 참여했다. 토스뱅크 컨소시엄엔 비바리퍼블리카(토스)와 한화투자증권, 알토스벤처스 등 8개사가 주주로 참여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키움은 자금력에 문제가 없어 사업 계획의 구체성 보완만 남은 것으로 안다"며 "상반기에 취약한 자금 조달 계획으로 고배를 마셨던 토스의 경우에도 신뢰할 만한 투자자를 잡기 위한 물밑작업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다만 키움과 토스는 이날 현재까지 재도전 여부에 대한 확답을 피하는 등 비교적 신중한 모습이다. 모바일 금융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인터넷은행 재추진 여부는 논의 중인 사항으로, 현재로서는 공식적으로 밝힐 단계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키움측도 "인터넷은행 인가 재추진 방안 등을 검토하며 내부적으로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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