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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리포트)조영두 투어컴글로벌 대표 "블록체인 통한 자유여행 플랫폼 구축"
'후불제 여행사' 투어컴의 블록체인 프로젝트…맞춤형 여행상품 추천 서비스
2019-07-18 06:00:00 2019-07-18 10:17:42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블록체인 기술이 여행·관광산업에도 적용되고 있다. 패키지 여행상품보다 자유여행을 원하는 여행자들이 늘면서 시장 트렌드도 바뀌는 추세다. 블록체인을 통해 신뢰할 수 있는 여행정보를 제공하고, 중간 수수료를 최소화한 여행상품과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투어컴 글로벌 역시 여행사와 여행자는 물론, 가이드와 숙박업소, 음식점 등 다양한 산업주체들이 참여하는 블록체인 플랫폼을 통해 관련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투어컴 글로벌은 블록체인과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맞춤형 여행상품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다. 모회사인 투어컴이 지난 13년간 축적해온 국내외 네트워크와 여행정보, 여행객들이 남긴 평가와 후기, 현지 날씨와 이벤트 등의 정보를 통합하는 여행 플랫폼을 제공한다. 최근 블록체인 플랫폼 구축을 위한 백서를 공개했고, 내년 2월 글로벌 디앱(DApp)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이달에는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제스트를 통해 상장을 진행한다.
 
투어컴 글로벌의 여행 플랫폼은 무엇보다 자유여행자들을 위한 다양한 여행상품과 현지 가이드 매칭, 여행 친구 찾기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직접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이 플랫폼에 여행 후기와 현지 정보를 남기고 다른 참여자들과 댓글 등을 통해 소통한다. 이를 통해 더 나은 여행코스나 숙박시설, 음식점 등에 대한 정보가 추가되고 검증과 평가 과정을 거쳐 하나의 여행상품이 만들어진다. 여행 정보를 제공하거나 평가한 모든 참여자에게 보상으로 토큰이 주어지고, 참여자들은 토큰으로 다른 여행상품을 구매하거나 가이드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글로벌 투어컴의 디앱(DApp) 시범서비스 이미지. 사진/투어컴
 
블록체인 기술은 현지 가이드나 함께 여행할 친구를 찾는 서비스에서도 유용하다. 현지 가이드를 구할 경우, 가이드의 경력이나 평판을 사전에 알기는 힘들다. 신원을 제대로 보증할 수 있는 수단도 없다.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고객신원인증(KYC) 시스템을 통해 이런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다. 여행 친구를 찾는 경우에도 사전에 프로필과 취미, 관심분야 등의 정보를 올리면 필요한 조건에 맞는 친구 매칭이 가능하다. 또 여행 계획을 세우면서 예측하기 힘든 부분들인 현지 날씨나 여행지의 상황과 같은 정보들인데, 투어컴 글로벌은 AI 기술을 활용해 자유여행 계획에 이를 반영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투어컴 글로벌은 여러 기업들과 업무협약을 맺고 플랫폼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외국어학습 특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업인 '직톡'과 블록체인 사업분야에 대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투어컴 이용자들은 간단한 절차만으로 직톡 플랫폼의 외국어 학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향후 해외 여행시 해당 국가에서 유용한 외국어 학습 서비스도 제공될 예정이다. 직톡 이용자 또한 투어컴 플랫폼에 참여해 여행정보를 제공하거나 평가자로 참여하고, 해외 거주자의 경우 직접 현지 가이드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투어컴 글로벌은 여느 블록체인 스타트업과 달리 투어컴이 이미 구축한 사업기반을 토대로 진행하는 프로젝트라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지난 3월 함샤우트가 블록체인 프로젝트 지원을 위해 주최한 '벤처 스타트업 캐스팅페어'에서도 거래소와 투자자 관계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으며 주목을 끌었다. 투어컴은 전국 97개 지사와 600여개의 지점, 1400여명의 영업인력을 보유한 중견 여행사다. 국내 여행업계에서 처음으로 멤버십 제도를 도입해 회원들이 일정 기간 이상 월정액을 납입하면, 투어컴이 여행 경비의 절반을 부담하고 회원은 여행을 다녀온 후 이를 나눠 지불하는 후불제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현재까지 가입 회원수는 약 13만명, 매년 여행자수는 1만3000명을 넘는다. 다음은 조영두 투어컴 글로벌 대표와의 일문일답.
 
조영두 투어컴 글로벌 대표가 지난 3월 ‘벤처 스타트업 캐스팅페어’에서 사업 소개를 하고 있다. 사진/투어컴
 
투어컴은 후불제 여행사를 표방하고 있다.
 
투어컴은 2007년 설립됐고, 후불제 방식을 도입한 건 2010년 이후다. 전국에 1만6000여개의 여행사가 존재하는데, 치열한 시장에서 새로운 판로를 모색한 결과다. 여행 계모임을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여행에 필요한 경비를 일시불로 지불하는 것이 아니라, 절반만 월정액으로 납입하고 여행 후에 나머지 금액을 나눠 지불하는 형태다. 고객들의 경제적 사정을 고려했다고 할 수 있다. 여행상품에 자신이 없으면 내놓기 힘든 상품이기도 하다. 고객들이 여행에서 불만이 생기면 남은 여행비를 지불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투어컴이 영업조직을 갖추고 대면 영업을 하고 있는 점도 도움이 됐다. 오랜 기간 여행사를 운영하며 쌓은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기존 사업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하려는 이유는.
 
최근 자유여행 수요가 늘면서 여행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하지만 실제 자유여행을 계획해서 준비하다 보면, 여행코스를 짜고 현지 숙박업소에 비용을 지불하는 등 준비 단계부터 많은 어려움이 존재한다. 해외여행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에 이런 어려움은 더하다. 여행업도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부분이 많은데,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자유여행객들에게도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여행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프로젝트 진행 상황은.
 
오는 9월에 디앱을 처음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10~11월 베타 테스트를 거치면 내년 2월 글로벌 서비스를 정식 오픈한다. 올해 하반기까지는 해외 네트워크와 조직을 정비해 글로벌 300개 도시에서 서비스가 시작될 수 있도록 시스템이 구축될 예정이다. 현재 블록체인 전문 기술기업과 함께 그동안 투어컴에서 축적한 네트워크와 여행 관련 정보들을 데이터베이스화 하고 있다. 플랫폼 생태계를 확장하기 위해 최근에는 외국어 학습에 특화된 SNS 기업 ‘직톡’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인적 교류와 함께 관련 콘텐츠 교류도 활발히 진행할 계획이다.
 
진행 과정에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
 
일부에서 돈이 안되는 사업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여행사 입장에서는 자유여행보다 패키지상품에서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다. 하지만 자유여행을 위한 플랫폼을 만들어 관련 생태계를 구축하면 고객뿐 아니라 여행업계에도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여행업도 블록체인과 AI 등 기술이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분야다. 이를 통해 새로운 여행 콘텐츠와 상품들을 만들 수 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향후 금융 프로그램까지 포함한 자유여행 토탈 플랫폼을 제공하려 한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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