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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 분식회계 증거인멸' 25일 첫 정식재판
변호인측 "회계부정 아냐"…검 "회계와 증거인멸죄 무관"
2019-09-18 16:49:20 2019-09-18 16:49:20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4조5000억원대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 분식회계 의혹 관련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왕익 삼성전자 부사장 등의 첫 재판이 25일 열린다. 이들의 증거인멸이 분식회계를 감추기 위한 조치였는지, 회계처리가 경영권 승계나 합병을 정당화 하려한 것인지에 대한 공방이 이뤄질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재판장 소병석)는 18일 증거인멸교사 혐의를 받는 김모·박모·이모 삼성전자 부사장과 증거위조·인멸 등 혐의를 받는 백모·서모 삼성전자 상무 등 5명에 대한 마지막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향후 재판 일정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25일 첫 공판을 시작으로 다음 달 2일, 8일, 15일, 28일 등 다섯 번의 공판기일을 통해 재판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의혹 관련 검찰 수사에 대비해 증거 인멸을 논의하고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모 삼성전자 재경팀 부사장. 사진/뉴시스
 
향후 재판에서는 이들의 증거인멸 지시가 삼성바이오 분식회계와 어느 정도 관련이 있는지, 또 그 조치가 삼성의 승계작업을 위한 것이었는지가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변호인은 “증거인멸 혐의는 부정회계가 이뤄졌다는 사실과 관련성이 있어야 하는데, ‘승계작업이나 합병 불공정성을 정당화하기 위해 부정 회계를 저질렀다’는 검찰 측 전제는 특정 시각에 따른 프레임 설정”이라며 “부정회계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삼성 승계작업 현안을 예단한 적이 없고 그런 의혹이 있다는 것 뿐”이라고 일축했다. 또 “공소사실만 봐도 충분히 검찰이 어떤 부분을 수사하려고 하고, 임직원들이 어떤 부분 때문에 수사를 방해하려고 자료를 지웠는지 알 수 있다”면서 “분식회계 사건의 유·무죄는 증거인멸죄와 무관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앞으로 재판부가 고민을 많이 해야 하는 것 중 하나가 분식회계 사건과 어느 정도 연관을 지어 판단해야 하는 것인 것 같다”면서 “법원이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관련성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사장 등은 지난해 5월 금융당국의 검찰 고발로 분식회계 수사가 시작될 것에 대비해 회사 공용서버와 직원들의 PC 등을 은닉하고,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의 지시 이후 임직원들은 삼성바이오와 바이오에피스 직원들의 파일과 이메일에서 ‘JY(이재용)’, ‘미전실(미래전략실)’, ‘합병’ 등의 키워드가 담긴 자료를 삭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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