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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으로 10억 벌어 사표쓰기)'턴어라운드' 피팅업체 주식으로 다시 출발
조선·플랜트 수주 증가, 성광벤드 등 실적에 반영될 것
2019-09-25 06:00:00 2019-09-25 11:15:41
[뉴스토마토 김창경 기자] ‘강호’로 돌아왔다. 종잣돈 1000만원 다시 채워서.
 
지난해말 국내 주식 투자를 멈춘 이후 개인적으로 해외 주식 규모를 조금 더 늘렸고, 개인종합자산관리(ISA) 계좌에 상장펀드 몇 종목 담는 것으로 살짝 발은 걸쳐 놓고 있었지만, 역시 진짜 전쟁터는 국내 주식시장이 아니겠는가. 
 
컴백 시기는 좋지 않다. 잘한다는 사람들도 뻥뻥 나가떨어지는 마당에 무림 고수도 아닌 이가 수익을 내겠다고 덤비는 것 자체가 무리수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연재의 목적은 리얼리티와 공감이다. 그를 위해 사재를 걸었다. 운좋게 수익이 날 수도 있겠지만. 사실 그걸 진심으로 바란다. 
 
사설이 길었고, 첫 번째 종목부터 소개하겠다. 지난 연재에서 조선에 집착했던 병을 고치지 못했다. 아직 좋아 보이는 걸 어쩌겠나. 그땐 조선과 LNG의 교집합 어딘가에 포커싱한 투자를 했는데 이번엔 방향을 조선과 플랜트 쪽으로 맞췄고 시야각도 더 좁혔다. 그래서 선택한 분야는 조선기자재 중에서도 피팅(fitting), 밸브(valve)다. 
 
피팅은 파이프, 배관 등을 연결해주는 여러 가지 모양의 이음쇠고 밸브는 잠금장치다. 당연히 파이프가 필요한 곳에 쓰일 텐데, 특히나 많이 쓰는 분야가 조선과 플랜트다. 물, 증기, 원유와 석유제품, 공기 등의 이동경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선박이나 석유화학, 정유시설, 발전소 플랜트 현장에는 파이프가 수없이 많이 필요하기도 하고, 또 좁은 공간 안에 빼곡하게 들어가기 때문에 꺾이는 곳도 많다. 꺾이는 자리마다 이음쇠가 쓰일 테니 조선, 플랜트가 살아나면 피팅·밸브업체들도 같이 웃게 될 것이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주요 업체로는 성광벤드, 태광, 하이록코리아, 디케이락 등이 있다. 조선과 해양플랜트 등을 수행하는 조선사와, 정유·석유화학·발전소 플랜트를 건설하는 엔지니어링, 건설사 등이 이들의 주 고객이다.  
 
피팅업체들 중에서도 대표종목은 성광벤드 아닐까? 시가총액 규모가 3100억원 정도에 그치지만 그나마 동종업체들 중에서는 가장 사이즈가 크다. 삼성엔지니어링,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이 주요 납품처다. 업황이 돌아설 때는 대표주에 투자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 
 
성광벤드는 전방산업의 불황을 고스란히 체감하며 2017년과 2018년, 2년 연속 적자에 빠져 있다가 올해 흑자로 돌아섰다. 올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액은 30%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 당기순이익은 5470% 증가했다. 증가율은 엄청난데 사실 적자폭이 워낙 커서 그렇게 보이는 것이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30억, 순이익(지배주주)은 40억원이다. 
 
 
 
적자행진을 벌이는 와중에도 꼬박꼬박 주당 100원씩 배당을 했는데 그만큼 재무구조가 우량하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 2분기 현재 0.68배다. 부채비율도 15%에 불과하다. 
 
하이록코리아를 함께 선택한 건 대표주는 아니지만 이익 측면에선 성광벤드보다 나아보였기 때문이다. 최근 적자를 기록한 적이 없고, 지난해 순이익도 전년 대비 반토막나긴 했지만 115억원을 기록, 주가수익비율(PER) 19.4배를 찍었다. PBR과 부채비율, 배당금도 성광벤드보다 좋았다. 올해 상반기 이익은 80억원을 넘었다.  
 
여러 종목 중에서 고민하다가 업종 대표주와 투자지표가 우수한 종목을 모두 매수하기로 결정했다. 사실 한 달 정도 지켜봤는데 정작 주가가 뛴 후에 기사 마감 직전에 매수했다. 경기민감업종이 돌아설 때는 일찍부터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기 마련이다. 조선과 플랜트 쪽에서 수주와 매출이 나오기 시작하자 바닥을 찍고 상승하기 시작한 것이다. 초기 상승분을 놓친 것은 아쉽지만, 턴어라운드를 이유로 투자하는데 10%, 20% 수익률은 큰 숫자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첫 매수는 소액으로 시작했다. 시장 상황을 보면서 조금씩 늘릴 예정이다. 또 여기에 헤지용으로 해외 주식종목을 추가할 것이다. 이렇게 두 번째 실전투자를 시작했다. 이번엔 좋은 결과로 맺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김창경 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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