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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품, 중미시장 정조준…우리기업, 일본·중국 넘어선다
온두라스·니카라과 등과 FTA…아시아 최초 중미 5개국과 체결
자동차·부품·가공음료 업체, 중미시장 선점 가능성 높아져
2019-10-01 06:00:00 2019-10-01 06:00:00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정부가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중미 주요 5개국(코스타리카·엘살바도르·온두라스·니카라과·파나마)과 자유무역협정(FTA)을 포괄적으로 체결하면서 앞으로 국내 기업의 중미시장 진출이 활발해지고 조만간 일본·중국 문턱을 넘을 것으로 기대된다.
 
30일 정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10월1일부터 온두라스·니카라과와 FTA가 발효된다. 파나마는 현재 자국 내 비준절차를 진행 중이며 엘살바도르·코스타리카는 국내 절차를 완료한 상태로 나머지 세 국가의 발효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앞으로 5개국과 FTA가 모두 발효되면 한국은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중미의 경제 중심국들과 포괄적으로 FTA를 맺게 된다. 한·중미 FTA로 한국은 수입액 기준 98~100%에 달하는 품목의 관세를 철폐하고 중미 5개국은 93~99%에 해당하는 품목의 관세를 철폐하게 돼 높은 수준의 무역 자유화가 실현될 수 있다.
 
중미 5개국이 속한 중미경제통합사무국(SIECA)과 중미공동시장(CACM)은 미국·캐나다·멕시코로 구성한 북미자유무역지대(NAFTA)보다 규모는 작으나 아시아 국가와 포괄적인 FTA를 체결한 바 없어 우리 기업으로서는 FTA를 적극 활용해 중미시장을 선점할 필요가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30일 오후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FTA를 활용한 중미시장 진출전략' 세미나를 열고 '중미 5개국 국가별 FTA 활용 전략' 등을 짚었다. 곽동철 한국무역협회 통상지원단 박사가 쓴 '한·중미 FTA 발효와 FTA를 활용한 수출 유망품목'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대중미 5개국 무역결합도지수'에서 지난 2015년까지 1.0 이상을 기록했지만 2016년 기준으로 0.89로 떨어져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에 비해 중미 5개국과 무역은 저조한 상황이다. 무역결합도지수는 일국의 교역상대국에 대한 무역집중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1보다 높은 경우 일국이 세계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비해 양국 간 무역이 활발히 이루어짐을 의미한다.
 
한국·중미 5개국 간 무역결합도 추이와 주요 무역상대국과 중미 5개국 무역결합도 비교 표. 그래픽/표영주·자료/한국무역협회
 
보고서의 '주요 무역상대국과 중미 5개국 간 무역결합도(2016년 기준)' 자료에 따르면 중미 5개국은 미국(3.11)·멕시코(2.28)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인데 우리나라는 두 북미 국가 뿐만 아니라 일본(1.74)과 중국(0.91)보다도 무역결합도가 낮다. FTA 발효 전까지 우리로서는 높은 발전 가능성을 지닌 중미 5개국을 상대로 새로운 전환점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대중미 5개국 수출동향도 이와 비슷했다. 우리나라의 중미 5개국 무역현황을 보면 2016년 20.3억 달러까지 감소한 이후 지난해 25.3억 달러로 회복했지만 올해 6월까지 누적 수출이 7.8억 달러에 불과해 회복세를 이어가지 못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는 파나마로의 수출비중이 79.5%로 가장 크며 코스타리카·파나마로부터의 수입이 79.5%에 달하는 등 수출과 수입 모두 일부 국가에 편중됐다.
 
이런 약세 흐름은 이번 FTA 체결로 양상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즉, 국내 기업들은 이번 FTA 확대를 활용해 아시아 내 경쟁기업보다 유리한 환경에서 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중미 5개국 주요 수출품목은 선박·승용차·철강판 중심이며 주요 수입품목에는 커피·동괴(구리) 등 1차 산품 뿐만 아니라 선박·의료용기기 등도 포함된다. 그간 중미시장에서 수입수요가 많지만 관세장벽으로 인해 대중미 수출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한국산 자동차·자동차부품·가공음료·타이어·축전지 등 주요 공산품이 특혜관세 혜택을 받으며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곽동철 한국무역협회 박사가 지난달 30일 열린 '한-중미 FTA 발효와 수출 유망품목'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국무역협회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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