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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가장 보통의 연애’ 공효진 “영화 속 내 무기? 19금 대사”
“한국 로코, 엔딩 애매함 너무 싫었다…이번 영화는 엔딩 달라”
“영화 속 ‘오선영’ 나와 닮은 듯 다른…연애 상처? 시간이 해결”
2019-10-02 07:39:31 2019-10-02 07:40:19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사실 이랬기에 공효진이었어야만 했다고 한다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 물론 이 문장에서 이랬기에는 어떤 무언가를 보고 난 뒤의 일을 그린 단어다. 결과적으로 공효진은 이었어야만했다에 집중을 하면 된다. 여기서 집중은 공효진이 본인이 아니라 대중들의 몫이다. 그는 솔직히 말해서 연예계 미모를 대표하는 미인형 배우가 아니다. 여배우에겐 실례가 될 수도 있지만 공효진이니 충분히 고개를 끄덕이며 알고 있다고 웃는다. 그 웃음이 매력적이다. 미인형 배우가 아니면서 매력적인 배우란 것은 딱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미모만을 앞세우는 여배우가 아니다미모에 버금가는 연기력과 호감도를 앞세우는 여배우다란 것. 당연하게도 공효진은 후자다. 그래서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에서 공효진이 아닌 오선영만이 보였던 것 같기도 하다. 상대역인 김래원이 오죽하면 공효진을 적극 추천했다고 했을까. 공효진이 김래원과의 연애에서 생각한 보통을 들어봤다.
 
배우 공효진. 사진/NEW
 
2일 영화가 개봉하기 며칠 전 서울 광화문 인근 한 카페에서 공효진과 만났다. 워낙 개성 강한 스타일과 할말 다 하고 사는 여배우혹은 기쎈 여배우로 알려졌기에 이번 영화처럼 말랑말랑하고 러블리한 영화 출연은 조금은 의외였다. 물론 그를 따라다니는 애칭 공블리에 대한 영화에서보단 드라마에서 더 강했다. 의외로 영화 속 공효진은 강렬하고 강인한 모습이었다.
 
제가 드라마에선 꽤 말랑말랑한 로코를 많이 했는데, 영화는 의외로 이번이 두 번째에요. ‘러브픽션이 첫 번째고 이번이 두 번째네요. 전 로코는 엔딩이 좀 칼 같이 떨어져야 맛이 있다고 생각해요. 한국영화의 로코는 좀 엔딩이 애매한데. 이번에는 상당히 엔딩이 깔끔했어요. 호불호가 갈리지 않고 완벽하게 딱 떨어지니 영화를 보신 분들도 꽤 많이 좋아하실 것 같아요.”
 
엔딩에 대한 깔끔한 맛도 있었지만 공효진이 이번 영화를 선택한 것은 다른 부분이 더 컸단다. 제작사 대표와 꽤 친한 인연이 있었다. 어느 날 연락이 왔다. ‘남녀가 술 먹는 연애 얘기 있는데 볼래?’라고 연락이 왔다는 것. 그의 말에 박장대소를 터트려 버렸다. 공효진 역시 맞장구를 치며 본인도 그랬다고. 남녀가 술 마시며 타다 연애하는 얘기. 당연히 궁금할 수 밖에 없다.
 
배우 공효진. 사진/NEW
 
장면의 배치나 구성도 아주 적절해 보였어요. 처음 시작도 재미있었죠. 시나리오를 보는 데 진짜로 빠져 들더라고요. 다른 사람의 연애를 훔쳐 보는 느낌이었죠. 원래 술 먹고 옆에서 주사 부리면 짜증도 나지만 또 의외로 그거 보는 맛도 재미있잖아요(웃음). 특히나 영화 속에서 저와 래원씨가 하는 술 먹고 하는 그 게임(?) 되게 웃겼죠. 하하하.”
 
이재훈’(김래원)이란 남자와 썸을 타는 여자 오선영’. 공효진이기에 충분히 납득이 됐다. 공효진이 아니면 그의 털털하면서도 때로는 뻔뻔한 맛을 느끼게 하는 당당함도 현실감이 높았다. 실제 공효진도 그럴 것이라고 대중들은 느낀다. 언제나 당당하고 또 걸크러쉬 느낌이 물씬 풍기는 모습을 언제나 그려왔던 공효진이기에 충분했다.
 
저하고 비슷하다고요? 하하하. 글쎄요. 선영이는 우리 누구나 친구 중에 한 명은 꼭 있을 법한 타입 아니에요? 아마 선영에게 현실감을 느끼는 건, 상처를 받지만 그 상처를 치유하고 극복하는 과정이 우리가 한 번쯤은 겪었고 또 택했던 방법들이라 그렇게 느낄 거에요. 선영에게 통쾌함을 느끼신다면 재훈은 자신을 생채기 내는 스타일인 반면 선영은 스스로를 위로하는 타입이죠. 저요? 글쎄요. 저도 아직 잘 모르니 혼자 아닐까요(웃음)”
 
배우 공효진. 사진/NEW
 
기존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생각하고 본 관객들이라면 재미는 당연하지만 깜짝 놀랄 장면들이 부지기수로 등장하는 점에서 더욱 놀랄 것이다. 장면의 수위보단 대사의 수위가 상당하다. 19금 대사는 물론이고, 19금 비속어가 난무한다. 공효진도 처음에는 이런 대사에 조금 놀랐단다. 하지만 현장에서 진짜 놀란 사람은 그의 상대역인 김래원이었다고.
 
전 그저 상당히 직설적이라고 느꼈어요. 사실 생각을 해보세요. 그 단어들이 우리가 다 알고 있고 그런 단어들이지만 굉장히 유치한 단어들이잖아요(웃음). 초등학생 이후로 그 단어 쓰나요. 하하하. 그게 야한 느낌이라기 보단 굉장히 민망한 거죠. 그래서 관객 분들도 아마 흠칫 놀라실 수도 있어요. 설정상 재훈이 술이 무기였다면, 선영에겐 그 민망한 단어가 무기였던 거 같아요.”
 
현실에서도 당당하고 할 말 다 하는 느낌의 공효진은 이번 영화에서도 쏙 빼 닮은 듯한 모습이다. 물론 공효진 본인이 자신의 성격을 공개하고 난 이렇다’ ‘난 이렇지 않다라고 말을 하기 전이니 솔직하게 말하면 공효진은 어떨까란 질문에 대한 대답은 모른다이다. 그럼 여기서 질문이다. 실제의 공효진은 연애 앞에서 영화 속 오선영과 같은 스타일일까.
 
배우 공효진. 사진/NEW
 
하하하. 완벽하게 다르다고 할 수 없지만 저와 같지는 않아요. 제가 영화나 드라마에서 해온 연기가 그래서인지 절 되게 강하게 보세요. 저도 상처 받죠. 그 상처를 치유하고 누군가를 다시 만날 준비가 될 때까지의 시간은 필요해요. 영화에선 사랑의 아픔은 다른 사람으로 치유 받는다. 이게 결론이라고 보는 데. 글쎄요. 전 사랑의 상처는 시간이 해결해 준다는 쪽이에요. 영화에서의 선영은 사람에게 치유 받기 어렵다는 쪽이지만 뭔가 너무 빠르잖아요. 전 좀 걸리는 편이에요.”
 
영화가 대중들에게 공개가 되면 단연코 화제가 될 만한 장면은 공효진과 김래원의 술자리 장면일 것이다. 이 영하는 이미 개봉 전부터 술 냄새 진동 영화로 입소문이 났다.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술에 취해 있는 김래원은 내내 숙취를 달고 사는 모습으로 등장해 웃음을 자아냈다. 공효진은 몇 차례 정말 쎄게 먹는다. 화끈하게 먹고 화끈하게 장면을 소화한다. 이 같은 설명에 공효진은 우선 박장대소부터 한다.
 
술자리 장면은 거의 2일 정도로 몰아서 찍었어요. 딱 봐도 되게 취해 보이죠. 하하하. 그 장면의 비밀은 저와 래원씨는 단 한 방울의 술도 마시지 않았다입니다(웃음). 사실 좀 고민도 했어요. 저와 래원씨 감독님 모두 술을 마실까’ ‘그냥 찍을까갈팡질팡했는데. 그냥 찍는 걸로 갔어요. 이게 만취한 상태는 약간의 분장 도움이 있으면 가능하게 보여요(웃음). 되게 장면들이 리얼하게 설명돼 있어서. ‘혹시 감독님 경험이냐라고 저와 래원씨가 묻기도 했었죠. 결론은? 감독님 경험 반 주워 들으신 거 반(웃음)”
 
배우 공효진. 사진/NEW
 
데뷔 20년차에 접어들었다. 당연한 얘기이지만 한 때는 극심한 슬럼프에 빠진 적도 있었다. 전혀 다른 분야인 연극에 도전해 새로운 자극을 스스로에게 주입한 적도 있다. 최근에는 자신에게 공블리란 애칭을 선사한 드라마로 복귀를 했다. 물론 영화에 대한 사랑은 여전하다. 자신에게 첫 발을 내딛게 한 친정 같은 곳이다. 이젠 친정에서 좀 흥행에 대한 욕심도 드러내고 싶다며 웃는다.
 
제가 이상하게 영화에선 좀 숫자에 약하더라고요. 200만 이상이 별로 없어요(웃음). 그런 거에 딱히 신경 안 쓰던 타입인데, 저도 좀 욕심이 나요. 예전에는 압박도 많이 받고 그랬는데. 이젠 오히려 좀 반대로 즐기자 주의 같아요. 그런데 흥행 욕심은 있고 하하하. ‘공블리너무 감사하죠. 근데 이젠 좀 다양하게 폭을 넓혀 보고 싶어요. 아주 부자 역할도 해보고 싶고, 진짜 악녀도 해보고 싶고. 다양한 모습의 배우가 되고 싶죠. 그게 목표고 꿈이고.”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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