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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창섭 인포씨드 부사장. 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국내 유일의 주소 솔루션 스타트업 인포씨드(Infoseed)는 격자주소라는 위치표시장치를 개발·서비스한다. 2015년 1월 공간정보(GIS) 소프트웨어 개발·판매를 목적으로 설립된 이 회사는 20년 이상 내비게이션, 지도, 공간정보 분야에서 일한 권요한 대표가 2016년 3월 대표이사가 되면서 격자주소 개발을 본격화했고 지난해 11월 격자주소 최종 버전을 완성했다. 인포씨드는 영국의 격자주소 서비스업체로 누적 투자금액 1500억원 이상을 기록한 왓쓰리워즈(What3Words)에서 영감을 얻어 서비스를 확대 발전시켰다. 왓쓰리워즈는 벤츠, 소니 등 다수 글로벌 기업들이 서비스를 도입한 업체다.
인포씨드의 격자주소는 전 지구를 1미터 크기의 격자로 자르고 격자마다 모두가 알기 쉬운 위치표시를 부여하게 되는데, 시티네임+격자네임+셀넘버 조합으로 구성된다. 1미터 격자에 서울, 도쿄, 파리 등 행정구역을 먼저 표시하고 10미터 격자를 두 단어로 표시한다. 끝으로 10미터 크기 격자를 다시 1미터 단위로 분할해 1~180의 숫자를 부여한다. 예를 들면 '경기도 수원시+뿌리.진흙.139'는 수원에 있는 광교호수공원의 한 영역을 나타낸다. 이럴 경우 약 200만제곱미터에 이르는 '수원시 영통구 하동 1020' 하나의 주소로 표시되는 광교호수공원을 촘촘하게 세분화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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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씨드의 격자주소는 전 지구를 1미터 격자로 나눠 시티네임과 8200단어, 셀넘버 조합으로 위치를 표시한다. 사진=인포씨드
격자주소는 인포씨드의 자체 알고리즘으로 언어(한국어·영어·중국어·일본어)마다 8200단어로 구성된다. 4개 국어 이외의 언어라도 동일한 위치는 글로브 코드(Globe Code)를 통해 상호 소통할 수 있다. 전 세계 746조개의 서로 다른 격자주소가 있으며, 인포씨드는 스마트폰·내비게이션 등에 내장할 수 있도록 50MB 이내의 SDK(소프트웨어 개발키트)를 제공한다. 격자주소마다 위치표시가 QR코드로 함께 표시되며, 격자주소 사진 앱을 이용해 사진을 찍으면 사진 찍은 위치가 QR코드로 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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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인포씨드
격자주소는 다양한 곳의 산업과 연결돼 경제·사회적으로 잠재력이 크다. 광교호수공원에 놀러온 어느 공간에서 돗자리를 펴고 짜장면 배달을 해도 배달원은 헤매지 않고 바로 그 위치에 정확하게 배달할 수 있다. 배송, 물류에 드는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것이다. 동해 바다에서 물고기가 잘 잡히는 곳을 어림짐작이 아닌 정확한 위치로 말할 수 있고, 산에서 조난을 당해도 격자주소를 이용하게 되면 정확하게 위치를 소통할 수 있어 1분1초를 다투는 상황에서 빠른 구조가 가능해진다. 사물, 기계 등과 더욱 정밀한 위치표시가 필요한 IoT(사물인터넷), 자율주행, 드론 등 미래산업에도 활용될 수 있다. 인포씨드는 게임업체와도 협업한다. 블록체인 게임플랫폼 플레이댑의 위치기반 블록체인 보물찾기 게임 '도저 트레저스(Dozer Treasures)'를 공동 개발하고 있으며, 베타버전이 14일 지스타에서 공개된다. 심창섭 인포씨드 부사장은 "격자주소는 단순한 위치표시가 아닌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서비스"라며 "시간·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사물과의 정밀한 위치소통을 가능하게 한다"고 말했다.
격자주소 서비스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는 마이어드레스(MyAddress) 기능을 포함한다. 사용자가 원하는 위치에 원하는 단어로 위치표시를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집을 운영하는 상인의 경우 인포씨드가 부여한 격자주소를 '대한민국.최고.짜장면집'과 같은 방식으로 마이어드레스를 생성할 수 있다. 주소 자체를 마케팅용으로 사용할 수 있고, 평생주소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주거하거나 영업하는 곳이 계속 바뀌어도 주소 변경 이력이 블록체인에 기록돼 변경 이력을 추적할 수 있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주소인증은 국가 기관이 일방적으로 부여한 주소가 아닌 주소의 소유, 활용, 거래가 가능한 평생주소 개념으로, 위치가 필요한 기관이나 기업은 블록체인으로 검증된 개인의 평생주소를 구독하고 활용하면 된다. 인포씨드는 현재 블록체인 플랫폼 보라(BORA)와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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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자주소 주소인증 개념도. 사진=인포씨드
기존 주소체계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지번주소를 말하게 되면 주소의 크기가 모두 다르다는 문제가 있다. 산1번지는 100km가 넘을 수도 있다. 건물이 아무리 커도 각각의 출입구마다 주소로 말할 수 없다. 주소는 큰 건물의 중앙이나 주출입구 한 개에만 표시가 된다. 운전을 하다가 내비게이션이 목적지 주변에 도착했다고 안내했는데, 정확한 위치가 아닌 경우가 많다.
도로명주소의 경우 1000만개가량인데, 대한민국 영토를 도로명주소로 위치표시 가능한 게 10% 밖에 안 된다. 도로명주소는 도로와 건물 중심으로 산, 바다는 도로명주소가 없다. 모든 영토를 표시할 수 없는 것이다. 주소를 정확하게 표시하는 방법으로 위도, 경도를 말해주면 되는데, '북위삼십오도 사십이분 오십칠점일초 동경 백삼십구도 사십육분 십팔점삼초' 이런 식으로 해야한다. 그런데 한 곳이라도 틀리면 주소가 달라진다.
정밀한 위치를 소통할 일이 없던 예전에는 주소, 위치의 표시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기술 발전에 따라 사람, 사물, 기계가 정확한 위치소통을 해야 하는 초연결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IoT, 자율주행, 5G 등 사람이 기계, 사물의 위치를 콘트롤하거나 사람이 말하는 위치명령을 기계가 정확히 이해해야 하는 문제가 중요해진 거다. 격자주소는 기존의 길고 복잡하거나 위치를 파악할 수 없었던 위치표시 단점을 극복한 솔루션이다.
왓쓰리워즈(What3Words)와의 차별화 포인트는.
왓쓰리워즈는 전 지구를 3미터 격자로 나누고 격자마다 3단어 조합으로 위치표시가 부여된다. 왓쓰리워즈는 필요한 단어의 수가 4만단어로 길고 복잡하다. 인포씨드는 시티네임을 이용해 8200단어로 대폭 줄였다. 왓쓰리워즈는 행정구역 표시가 없어 표시된 주소를 보면 어느 도시인지 알 수 없는 문제가 있다. 또한 알고리즘상 블록체인을 적용할 수 없다. 인포씨드의 마이어드레스 기능은 우리의 특허다. 해당 위치 단어를 통해 위치를 등록하고 검색하며 이력을 추적하는 솔루션이다. 사진 안에 위치를 표시하고 QR코드로 표시하는 것도 인포씨드만의 장점이다.
주소의 의미는 무엇일까.
UN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 중 약 40억명 이상은 주소 없이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한국은 주소체계가 잘 돼 있는 편이지만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들은 형편 없는 상황이다. 주소는 한 개인의 굉장히 많은 부분과 관여돼 있다. 개인이 한 사회, 국가로부터 받을 수 있는 행정, 안전, 복지가 주소와 다 연결돼 있다. 더 정밀한 주소체계는 사회·경제적 비용을 줄일 뿐만 아니라 개인의 안전, 복지를 증진시키는 역할도 한다. 격자주소를 활용하면 주소 소외 영역에 속해있던 시설물, 건설현장도 주소로 표시할 수 있게 된다. 푸드트럭 상인 또한 자신만의 주소를 갖고 영업할 수 있다.
향후 계획은.
내년 대전광역시, 서울 송파구와 함께 주소체계고도화 시범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사업 쪽에서는 여러 제품들을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다. 국내에서 좋은 레퍼런스를 더 많이 구축하고 투자금을 확보해 글로벌 진출을 위한 기반을 다질 생각이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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