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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리듬)고려대, 역도부까지 나서 대자보 '보초'
2019-11-22 19:26:43 2019-11-22 19:26:43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앵커]
 
한국 대학가에서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목소리들이 있는 가운데, 홍콩 시위가 격화되면서 국내 대학가에서도 다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중국인 유학생들이 반대 의견을 표명하는 건 물론이고, 시위 지지 대자보를 훼손해서 공분을 샀습니다. 이에 대해서 각 대학 공동체들의 반응은 제각각인데요. 대학들을 다녀온 정치사회부 신태현 기자와 더 자세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신 기자, 대자보 훼손 이야기부터 해보죠. 훼손이 단순히 비난받는 행위일 뿐 아니라, 법적인 처벌도 가능하다면서요?
 
[기자]
 
네 형법 제366조에서 규정한 손괴의 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해당 조항은 타인의 문서를 손괴한 사람에게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서울대와 연세대 학생들은 이른바 레논벽 훼손과 관련해 경찰에 고발했고, 한양대 학생은 대자보 훼손이 재발하면 형사 대응을 고려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고려대 총학생회도 법적 대응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훼손이 반복되면 엄중 대응한다고 경고한 상태입니다.
 
[앵커]
 
법적 대응뿐 아니라 다른 유형의 대응들도 있다면서요?
 
[기자]
 
예 고려대 역도부는 지난주 목요일인 14일 홍콩 시위 관련 대자보들을 지킨 바 있습니다. 역도부에서는 시위 찬반을 떠나서 대자보 훼손 자체를 막고자 나섰다는 입장입니다. 그리고 훼손에 대해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려는 의도도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후에는 훼손 사건 자체가 많이 잦아들었다고 보고 지키미 활동을 하지 않고 있지만, 앞으로 재발하면 학생 공동체들과 의논해서 다시 대응할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그만큼 심각한 일이었나 보군요. 그런가 하면, 한국외대는 대자보를 철거했다면서요?
 
[기자]
 
네 화요일인 지난 19일부터였습니다. 대학 측 설명은 안전을 위해 갈등을 막기 위해서, 외부단체의 대자보 부착을 제한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시위 지지 대자보를 철거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철거한 대자보가 모두 외부단체의 것이었다는 게 대학 설명인데, 외부단체가 어디를 이야기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학생들은 어제 반발 움직임을 보이면서 기자회견까지 열었습니다. 안전을 위해서라면 폭력을 막는 게 맞지, 민주적인 의사 표현을 막는 것은 반민주적이고 무책임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앵커]
 
홍콩시위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은 어떻습니까?
 
[기자]
 
국내인 학생들은 포스트잇을 붙이면서 시위를 지지하고 있었습니다. 고려대에서 만난 학생은 논리로 안되니까 대자보를 훼손한다고 탄식했고, 경희대에서 만난 중국인 유학생은 생각이 다양할 수 있지만 홍콩 시위는 폭동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번역기까지 써가면서 주장하려고 애쓰는 모습이었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시위를 지지하는 중국 본토 출신 유학생을 통해 연대를 모색하는 등 갈등 양상을 완화하려는 시도도 있습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사회부 신태현 기자였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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