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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으로 10억 벌어 사표쓰기)실적 우량한데 주가 싼 제지주 추가 편입
스프레드 마진 꾸준히 좋아…계좌는 여전히 '비실비실'
2019-11-27 06:00:00 2019-11-27 06: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미국 증시는 신고가를 찍고도 지칠 줄 모르는 것 같다. 이만큼 올랐으면 지칠 법도 한데, 중국과 벌이는 협상이 그리 순탄한 것 같지도 않은데 별다른 흔들림이 없다.
 
덕분에 헤지 목적으로 사 놓은 변동성지수(VIX) 상품인 VIXY의 주가는 계속해서 흘러내리고 있다. 지난 한달 동안 떨어지는 칼날에 손을 대며 10주씩 분할매수해 보유수량은 80주가 됐고 평단가도 16.39달러로 떨어졌는데 주가는 13.57달러(한국시간 26일)까지 빠졌다. 
 
VIXY는 어디까지나 보완 성격이었다. 주력은 국내 주식이니까. 이놈이 이렇게 떨어졌으면 주력 투자에선 수익이 나야 하는데 그게 참 말이 아니다. 맥없이 하락하다가 최근 들어 조금 반등하는데 아직 마이너스 수익률이다. 
 
물론 이 종목들을 매도할 생각은 없다. 업황이 내년에 나아질 거라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 사우디의 국영회사 아람코가 상장한다는데, 글로벌 시가총액 1위를 찜해놓은 상태다. 아람코가 상장하며 조달하는 자금도 천문학적이다. 산유업체가 이 돈으로 무얼 하겠나. 다른 사업도 벌인다고 하지만 시설 현대화와 증설이 기본일 것이다. 성광벤드나 하이록코리아의 제품이 아니라도 피팅 제품이 쓰인다는 얘기다. 
 
성광벤드는 3분기에 영업이익 14억원, 순이익 19억원을 기록했다. 작년엔 업황이 나빠서 적자였고, 올해 흑자전환한 정도라고 보면 될 듯하다. 
 
김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수주 회복이 더딘 점을 지적했다. 수주 정체가 매출 성장 둔화와 수익성 개선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것. 중동지역의 석유화학, 플랜트 발주가 지연되는 탓이다. 
 
이를 감안하면 올해 실적은 기대 이하겠지만 발주와 수주가 늦어진다는 것이지 취소된 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그래서 내년이 더욱 기대된다. 김 연구원도 “Q(수주량)만 회복되면 P(수주가격)와 M(수익성)은 계단식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광벤드가 단조용 피팅업체라면 하이록코리아는 계장용 피팅업계 1위다. 건설, 해양플랜트, 철도 등 전방산업의 공정 후반에 투입되는 특성상 영향 받는 속도가 느린 편이다. 단조용 피팅업체인 성광벤드에 비해 회복도 더딜 것이다. 그럼에도 실적은 꽤 괜찮다. 작년 동기보다 매출과 이익 모두 크게 늘었다. 
 
김 연구원은 성광벤드의 목표가를 1만4000원, 하이록코리아는 2만3500원으로 제시했다. 업황만 개선된다면 이보다 더 오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어떤 종목을 보탤지 고민하다가 앞서 두 종목을 ‘턴어라운드’에 맞췄으니 이번엔 ‘싼 가격’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래서 눈을 돌린 섹터는 이보다 싸기도 어려운 제지주다. 그중에서 아세아제지를 골랐다. 
 
골판지 제조업체들은 작년부터 호황을 누리고 있다. 택배 증가로 택배박스가 많이 팔려서 좋기도 하지만 골판지를 만드는 원료인 폐지가격이 하락해 그로 인한 스프레드 마진을 누리는 것이 더 크다. 중국의  환경규제 강화로 폐지 수입을 막으면서 중국으로 가지 못한 국내 폐지물량이 크게 늘어 가격이 크게 하락한 데 따른 것이다. 
 
시장에 매물로 나왔던 태림포장은 지난 9월 세아상역에 팔렸다. 2018년 35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태림포장 지분 70%와, 영업이익 884억원인 100% 자회사 태림페이퍼를 넘기는 대가가 8000억원이니까 주가수익비율(PER) 7배 정도로 매매가 이뤄진 것 같다.  
 
아세아제지는 지난해 영업이익 983억원, 순이익 787억원이다. 올해는 그보다 못하긴 해도 3분기까지 순이익이 500억원을 넘는다. 그런데도 시총은 2700억원대다. 물론 경영권까지 포함된 매각가와 절대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으나 싼 가격임엔 틀림없다.
 
밸류에이션만 따지면 신대양제지가 더 저렴한데 아세아제지를 택한 건 배당 때문이다. 지난해 1주당 750원을 배당했다. 현재 주가를 반영하면 약 2.5% 배당수익률이다. 신대양제지도 750원 배당했지만 주가가 2배라 배당수익률이 아세아제지의 절반 수준이다. 다만 올해 이익은 작년보다 못해서 작년만큼 배당한다는 보장은 없다. 
 
외국인과 기관 계속 팔다가 요며칠 순매수하고 있다. 보기에 좋으시더라.
 
시장에서 떨어져 있는 개별주에만 관심을 두는 것 같은데, 개인은 매매종목에 제한이 없어 주류에서 벗어날 수 있다. 장점인 동시에 맹점이기도 하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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