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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곤의 분석과 전망)총선, '원 사이드 게임'은 안 될 것 같다
2020-02-17 06:00:00 2020-02-17 06:00:00
6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총선 결과를 지금 내다본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현재 상황을 보면 여론조사 기관마다 다르지만 여야의 지지율 격차는 여전하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의 지지율은 견조한 편이다. 지금 추세가 계속 이어져 여당의 압승으로 끝날까?
 
그럴 것 같지는 않다. 선거 앞두고 있어서 글 쓰는 것이 평소보다 조심스럽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민주당이 질 것 같다는 건 아니다. 누가 이기든 압승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이야기다.
 
조짐이 몇 군데서 보인다. 먼저 여론조사. 지난 주 (2월 10일~15일) 발표된 여러 기관의 여론조사 결과는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대통령 지지율은 전주와 비슷하거나 소폭 상승. 국민들이 코로나19에 대한 정부 대처를 높이 평가하는 흐름은 그 전주부터 나타났다.
 
민주당과 한국당 등 각 정당의 지지율도 전주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유심히 살펴보면 범야(한국당과 새보수당 등) 지지율 총합이 조금 늘어나긴 했지만 오차범위 밖의 유의미한 변화는 아니었다.
 
하지만 눈에 확 들어오는 숫자가 하나 있었다. 14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정례여론조사 중 올해 국회의원 선거 기대에 대한 질문에 '정부 지원 위해 여당 다수 당선'라고 응답한 비율이 43%였고 '견제 위해 야당 다수 당선' 응답 비율이 45%로 나타난 것.
 
전달 조사에서는 '여당이 승리해야 한다'는 응답이 49%였고 '야당이 승리해야 한다'는 대답은 37%였다. 한달 만에 야당심판론은 6%포인트 줄었고, 정부심판론은 8%포인트 오른 것이다.
 
'구도'의 대결이 팽팽해지고 있는 것. 이는 정치 현실로도 연결된다.
 
보수 진영이 정비되고 있다. 먼저 보수통합정당인 '미래통합당'은 이제 되돌리기 어려울 수준으로 진도가 나가고 있다. 김문수 전 지사나 전광훈 목사, 우리공화당 세력이 합류하지 않았고 통합 논의 과정에서 장기표 등 우파 시민사회 세력 일부가 이탈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그건 오히려 잘 된 일이다.
 
보수 진영의 중심을 잡고 있는 것은 김형오 위원장을 필두로한 한국당 공관위다. 좌고우면하는 황교안 대표를 종로 출마로 유도했고 홍준표, 김태호, 김병준 등 전직 대표급 인사들의 거취도 성공적으로 정리 중이다. 아마 한국당 공관위의 시선은 그 다음엔 TK(대구·경북) 중진 의원들에게 향할 것이다.
 
국지적 반발은 나오지만 공관위의 권위는 오히려 높아져 가고 있다. 새보수당 하태경 대표가 "김형오 독립공관위를 흔들지 마라, 흔들려고 하는 사람들은 모두 통합반대세력으로 국민들의 철퇴를 맞게 될 것"이라고 방어막을 치고 나설 정도다.
 
그리고 여권. 최근에 두 가지가 눈에 띈다. 추미애 법무장관이 공소장 13건 비공개 문제 등으로 지속적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 검찰과 갈등을 벌이는 것 자체가 좋지 않았는데 법무부발 논란은 폭이 더 확대되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는 경향신문 칼럼에 대한 당대표 명의 고발과 취하 소동.
 
물론 우여곡절 끝에 종로에 나선 황교안 대표의 기행(奇行), 민경욱 의원의 막말 등 한국당의 위험 요소는 여전해 보인다. 또 전반적인 인물 경쟁력 부분에선 민주당이 아직 앞서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구체적 공천 과정에선 양당 모두에서 못볼 꼴이 많이 나올 것이다.
 
하지만 앞서 살펴본 이유들 때문에 '원 사이드 게임'은 안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또한 복지나 경제 등에 대한 정책 경쟁 혹은 미래에 대한 유의미한 의제를 둘러싼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지도 않을 분위기다. 전선은 명확해지고 전투에서도 피가 튀기겠지만 남는 건 없는 싸움이 될 것 같다는 이야기다. 내 예측이 빗나가길 바란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taegonyou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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