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오늘의 재테크)불안할 때 주목받는 EMP펀드, 이름 같아도 성과·투자처 천차만별
5개국 ETF 분산투자부터 코스피 레버리지까지…편입자산 성격 확인하고 투자해야
2020-03-31 12:00:00 2020-03-31 13:40:22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때 펀드 투자자들에게 주목받는 상품 유형 중 하나가 EMP 펀드다. 
 
EMP펀드란 전체 펀드자산의 절반 이상을 상장지수펀드(ETF)나 상장지수증권(ETN) 등으로 운용하는 자문 포트폴리오(ETF managed portfolio) 펀드를 말한다. 
 
배당 등 현금흐름(인컴)이 발생하는 곳에 투자하는 펀드가 많아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투자자산의 성격이 천차만별이어서 성과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현재 국내에서 운용 중인 EMP펀드 중 펀드설정액이 10억원 이상인 상품은 39개가 있다(패밀리펀드는 1개로 산정). 이들의 성과는 국내 대표 지수상품인 KODEX200 ETF를 월등하게 앞서는 상황이다.<표 참조> 굳이 EMP펀드 순위에 KODEX200 ETF를 끼워 넣자면 펀드 기준일(3월30일) 현재 28위에 해당한다. 이 정도 수익률이면 EMP펀드는 현재 한국 증시를 크게 앞선다고 할 수 있다.  
 

1개월 수익률 순위 기준. 2020년 3월30일 기준가. 자료/제로인
 
하지만 펀드별로 투자자산의 성격이 크게 다르고 수익률도 천차만별이라는 데 주의해야 한다. 
 
일단 유형부터 갈린다. 여러 나라, 다양한 유형의 자산을 편입하기 때문에 재간접펀드 형태로 운용된다는 공통점 외에 주식에 집중하는 EMP펀드가 있는가하면 채권 비중이 높은 펀드가 있다. 
 
편입비중에 따라 주식, 주식혼합, 채권혼합, 혼합형 등으로 구분돼 있으나 특히 어느 유형의 펀드 성과가 더 좋고 나쁘다는 특징은 나타나지 않는다. 성과 순위에는 각 유형들이 혼재돼 있는 상태다. 
 
비슷한 시기에 운용을 시작한 펀드끼리도 적지 않은 차이가 벌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오래 됐다고 수익을 차곡차곡 쌓은 것도 아니다. 2015년 3월에 설정돼 EMP펀드 중에서는 가장 형님뻘인 미래에셋글로벌EMP인컴배분1(UH) 펀드는 1개월 수익률 –14.50%, 1년 수익률 –7.30%로 하위권에 속해 있다. 
 
설정액이 크고 작음도 성과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 설정액 577억원으로 가장 큰 규모인 IBK플레인바닐라EMP 펀드의 1년 성과는 9.10%로 1위, 1개월 수익률은 10위에 턱걸이했다. 설정액 2위인 KTB글로벌멀티에셋인컴EMP 펀드도 1개월 수익률은 4위로 높은 편이다. 반면 설정액 3위(335억원)인 삼성EMP코리아알파1 펀드의 1개월 수익률은 -14.08%로 하위권에 뒤쳐져 있다. 1년 수익률 -20.28%는 1년 이상 운용한 28개 EMP펀드 중 26위다. 
 
그렇다면 성과가 좋은 펀드들이 어디에 투자하고 있는지를 살펴보자. 단기 성과가 좋은 유진챔피언글로벌5-STAR EMP 펀드는 이름에 밝힌 것처럼 5개 자산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모두 국가별 ETF다. 21.14%로 가장 비중이 큰 자산은 독일 증시에 투자하는 ETF인 ISHARE HEDGED MSCI GERMANY다. 나머지 4개 ETF는 베트남과 인도, 한국, 중국 등 모두 신흥국 ETF 상품이다. 처음엔 동일 비중으로 시작해 주가 등락에 따라 현재 비중이 조금씩 변한 것으로 보인다. 
 
수익률 2위에 오른 삼성EMP글로벌로테이션성과보수 펀드는 삼성자산운용의 상품답게 KODEX ETF들로 채워져 있다. 편입비중이 가장 큰 KODEX 미국달러선물 ETF에 5% 이상 투자하고 있는 것을 제외하면 그 다음이 KODEX 미국S&P500선물(H) ETF가 0.31%, KODEX 미국S&P IT(합성) ETF가 0.30% 비중이다. 나머지는 0.3%도 안 될 정도로 작게 쪼개 투자되고 있다. 그만큼 많은 자산을 편입하고 있다는 뜻이다. 
 
3위 미래에셋글로벌EMP인컴배분 펀드는 ‘인컴’ 상품답게 배당 등 현금흐름이 발생하는 자산을 대거 보유 중이다. 미국의 대표 배당주 ETF를 가장 많이 들고 있고, 리츠ETF와 우선주 투자 ETF, 배당 많이 하는 것으로 유명한 에너지주 ETF 등이 편입비중 상위 종목들이다. 
 
반대로 39위 꼴지자리에 있는 브이아이카멜레온EMP 펀드는 코스피 레버리지 ETF 비중만 35%에 달한다. 수익률이 나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증시가 회복할 때 대반전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처럼 상위권부터 하위권까지 EMP 펀드들 모두가 투자하는 자산의 성격이 제각각이다. 따라서 EMP펀드라는 이유로 투자할 게 아니라 어떤 성격의 자산에 투자하는지, 그런 투자가 본인의 투자성향에 맞는지를 반드시 확인하고 투자 후보를 선별해야 한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