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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집' 후원금 유용 의혹 확산…검경 전방위 수사 착수
증축공사 관련 의혹 포함 특별점검 적발 내용 우선 확인
검찰, 정의연 후원금 의혹 대해 이번주 관련자 소환 예정
2020-05-24 09:00:00 2020-06-01 17:59:15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복지시설인 나눔의집에 대한 후원금 유용 등 의혹이 확대되고 있다. 이 단체에 대한 경찰 수사가 돌입하면서 단순한 관리 부실을 넘어선 위법한 사실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관련 활동 단체인 정의기억연대에 대한 검찰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24일 경기도와 경찰에 따르면 도는 김영수 공정특별사업경찰단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특별수사팀을 구성해 지난 21일부터 나눔의집 후원금 의혹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팀은 단장을 포함해 총 5명으로 구성됐다. 이번 수사는 경기 광주경찰서가 참여해 합동으로 이뤄진다. 
 
특별수사팀은 우선 나눔의집을 상대로 한 경기도의 특별점검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된 특별점검에서는 나눔의집 증축공사와 후원금에 대한 부적절한 사례가 적발됐다. 수사팀은 특별점검 내용을 우선 조사한 후 그 과정에서 추가 의혹이 발견되면 경찰에 고발하는 등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지난 1992년 10월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서 처음 개소한 후 명륜동, 혜화동을 거쳐 1995년 12월 경기 광주시 퇴촌면에 자리 잡은 나눔의집은 지방계약법에 따라 계약을 진행해야 하는 사회복지법인이다. 
 
하지만 나눔의집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13건에 대해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인 나라장터를 이용하지 않고, 나눔의집 홈페이지에만 입찰공고를 낸 후 계약을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공고일자를 연월만 표시해 적정 공고기간 준수 여부에 대한 확인이 불가능한 점 △해당 면허를 소지하지 않은 업체가 입찰했는데도 부적격 처리하지 않은 점 △수의계약을 할 수 없는 공사나 용역에 특정 업체와 다수의 수의계약을 체결한 점 등이 문제로 제기됐다. 
 
이와 함께 나눔의집은 2015년 9월부터 2019년 4월까지 출근 내용이 존재하지 않는 법인 산하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직원의 급여 5300만원 상당을 후원금으로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2015년 1월부터 2020년 4월까지 대표이사인 조계종 월주 스님이 내야 할 건강보험료 735만6000원도 후원금으로 지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월주 스님은 이와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지난 11일 741만9000원을 반납했다.
 
후원금 전용 계좌에서 법인운영비 계좌로 전출하거나 현금으로 받은 후원금을 후원금 계좌에 입금 처리하지 않고, 엔화 등 외화를 포함해 1200만원 상당을 김정숙 전 사무국장 서랍 등에 보관한 사실도 적발됐다. 
 
이에 대해 김대월 나눔의집 학예실장은 2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외화가 많이 들어왔는데, 그것에 대한 장부가 어디 있느냐고 저희가 사무국장에게 물어봤을 때는 여태까지 20년 동안 장부를 만들어 놓지 않았다고 한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그 자리에는 2014년에 준 외화도 나왔다"며 "일본인 어떤 선생님이 후원했는지와 연도가 봉투에 쓰여있는데, 봉투를 뜯지도 않고 그곳에 넣어놨던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연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서는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부장 최지석)가 지난 20일 서울 마포구에 있는 정의연 사무실과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등을 압수수색한 것에 이어 21일 평화의우리집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들 장소에서 확보한 압수물을 분석한 내용을 바탕으로 정의연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이르면 이번 주 주요 피고발인인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당선자가 소환될 가능성도 있다. 윤 당선자의 국회의원 임기가 오는 30일 시작되기 때문이다.
 
앞서 행동하는자유시민은 지난 13일 정의연의 후원금 횡령 의혹을 제기하면서 윤 당선자와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을 횡령·사기 혐의로 고발했다. 사법시험준비생모임도 14일 윤 당선자와 정의연 전·현직 이사진 등을 업무상배임, 기부금품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했다.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는 18일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경기 안성시 쉼터를 시세보다 비싸게 매입해 절반 가격에 팔아 손해를 입혔다면서 윤 당선자를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검찰 관계자가 지난 21일 오후 기부금 횡령 의혹 등에 휩싸인 정의기억연대 수사의 하나로 피해자 할머니들의 쉼터인 서울 마포구 평화의우리집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후 압수품을 차량으로 옮기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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