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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허리띠 졸라매는 항공사들…무급휴직 줄줄이

정부 인건비 지원 이달 대부분 만료

2020-10-12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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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코로나19가 계속되는 가운데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도 이달을 마지막으로 끊기면서 항공사들이 허리띠를 더욱 바짝 졸라맨다. 특히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대거 무급휴직에 돌입하고 있다.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에어부산은 이달 고용유지지원금 종료를 앞두고 최근 무급휴직 신청자를 받았다. 항공사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무급휴직 기간은 11월부터 약 두 달이다.
 
정부 고용지원금이 이달 끊기면서 항공사들이 무급휴직을 줄줄이 시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부 지원금 뚝…항공사들 "혹독한 겨울"
 
LCC들은 코로나19로 정상 운영이 힘들어지자 지난 3월부터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아 직원들에게 급여를 주고 있다. 지원금 지급 기한은 연간 최대 6개월로, 당초 8월에 종료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가 길어지자 정부는 2개월을 더 지급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끝나면서 11~12월은 항공사들이 직원 급여를 전부 부담해야 하자 무급휴직 카드를 꺼내게 된 것이다. 항공사 관계자는 "지원금 지급 재연장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면서 불가피하게 무급휴직을 시행하게 됐다"며 "다만 1월이 되면 다시 지원금을 신청할 수 있어 무급휴직이 새해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형항공사(FSC)들의 경우 LCC들보다 지원금을 늦게 신청해 연말까지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12월까지, 아시아나항공은 11월까지 지원금을 받는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정부 지원금 종료에 따른 무급휴직은 없지만 지난해부터 수시로 단기휴직 등을 시행하며 고정비를 줄이고 있다.
 
자격이 안 돼 지원금조차 받지 못한 신생 항공사들은 이미 무급휴직을 시행하고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이달 한 달간 204명 중 50여명의 직원이 무급휴직을 떠났다. 또 다른 신생사 플라이강원은 현재 전 직원의 60%가량이 무급휴직 중이다. 이처럼 기존 신생 항공사에 LCC들도 전사적인 무급휴직에 나서면서 올 4분기 항공업계 무급휴직 규모는 역대 최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한산한 인천국제공항. 사진/뉴시스
 
대규모 구조조정 우려도↑
 
이처럼 항공사들의 무급휴직이 줄줄이 이어지는 이유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경영난이 더욱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객 매출이 대부분인 LCC들의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올해 1~9월 국적 LCC들의 여객 수는 1389만명으로 작년 동기보다 60%가량 줄었다. 이마저도 대부분 국내선 승객으로, 국제선의 경우 90%가량 줄었다. 이에 따라 LCC 상장 4사의 상반기 합산 적자는 4000억원에 달한다. LCC 1위 제주항공이 151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진에어는 90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티웨이항공과 에어부산은 각각 704억원, 899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LCC들은 공급과잉으로 지난해 2분기부터 영업손실을 냈는데 코로나19까지 겹치며 5분기 연속 적자 행진 중이다.
 
3분기 실적 전망도 더욱 어둡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671억원, 진에어는 505억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 티웨이항공과 에어부산도 수백억원의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유상증자 등 자구 노력을 하고는 있지만 업황 개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이마저도 쉽진 않은 상황이다.
 
이처럼 실적이 바닥을 찍으면서 항공사들은 보유 중인 항공기 대수도 줄이고 있다. 주기료와 정비비 등 고정비를 줄이기 위해서다. 업체마다 다르지만 항공기 한 대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인력은 100명 안팎으로 항공기 대수가 줄어들면 인력 감축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연말을 버티지 못한 항공사들이 이스타항공, 아시아나항공처럼 줄줄이 매물로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LCC 직원은 "상황이 갈수록 안 좋아지면서 직원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무급휴직에 나서는 상황"이라며 "언제 잘릴지 모른다는 고용 불안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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