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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유승

유행처럼 번진 보험사 각자대표제…분야별 포트폴리오 강화

교보생명·미래에셋생명 등 대표 신규 선임…기업형 GA 에이플러스에셋은 3인 대표

2021-03-31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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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권유승 기자] 각자대표 체제를 도입하는 보험사들이 증가하고 있다. 차별화한 전문성을 살려 분야별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지난 26일 각자대표 체제를 확대했다. 편정범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기존 2인 대표이사 체제에서 3인 체제로 전환했다.
 
편 사장은 보험영업과 전략기획 전문가다. 디지털 전환을 진두지휘하며 새 먹거리 발굴에 주력할 계획이다. 교보생명은 올해 전략 키워드로 디지털을 꼽은 바 있다.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며 '양손잡이 경영'에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신창재 회장은 전략기획 업무를 담당한다.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중장기 기업전략을 구상할 예정이다. 윤열현 사장은 자산운용과 경영지원에 집중한다. 앞서 보험사업을 총괄하면서 마케팅을 담당해왔다. 
 
각자대표 체제가 확대되면서 신 회장은 현재 분쟁 중인 재무적투자자(FI) 어피니티컨소시엄 간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 협상에 더욱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FI와 갈등을 빚고 있는 교보생명이 경영권 안정화를 위해 각자대표 체제를 강화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래에셋생명(085620)도 각자대표 체제로 돌입했다. 지난 24일 변재상 사장과 김평규 전무를 대표이사로 선임하면서 2인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3연임에 성공한 변 사장은 자산운용과 회사 경영관리를 총괄한다. 미래에셋대우(옛 미래에셋증권) 채권본부장, 경영지원부문장 등을 거치며 역량을 입증 받았다는 평가다. 이후 미래에셋생명 법인총괄 사장, 미래에셋대우 혁신추진단 사장도 역임했다. 미래에셋생명 법인보험대리점(GA)영업부문 대표로 재직하며 영업총괄을 맡아온 김 전무는 GA, 방카슈랑스 등 제휴·법인영업을 담당한다. 
 
종합자산관리회사로 발돋움할 것이란 포부를 밝힌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8일 업계 최초로 제판분리(제조와 판매 분리)를 단행했다. 제판분리를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것이 새롭게 출범한 각자대표의 첫 과제라는 분석이다.
 
기업형 GA인 에이플러스에셋(244920)은 3인 공동대표 체제로 개편했다. 지난 30일 주주총회에서 곽근호 회장, 조규남 사장, 서성식 사장 등 3인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곽 회장은 회사 전체를 총괄한다. 조 사장은 기획·재무·인사 등 지원 업무를 담당하면서 신성장 동력 발굴에 집중한다. 서 사장은 영업조직과 상품 관련 업무를 맡는다. 신상품 개발 등 실적 강화에 나선다.
 
지난해 11월 GA업계 최초로 코스피에 상장한 에이플러스에셋은 역량 강화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곽 회장은 에이플러스에셋 그룹을 '종합 라이프케어 플랫폼'으로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AI 기반으로 금융, 헬스케어 등을 아우르겠다는 계획이다. 
 
보험사 각자대표 체제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것은 전문성과 효율성을 살려 현안 해결에 나서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각자대표는 다년간 쌓아온 커리어에 따라 각자의 강점을 살려 전문 분야를 총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각자대표는 세대교체와 인수인계를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게 이점"이라면서 "특히 보험사는 수장 교체에 따라 영업 조직이 흔들릴 수 있는데, 각자대표는 이를 방지하면서 전문성까지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교보생명이 지난 26일 3인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왼쪽부터)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회장, 운열현 대표이사 사장, 편정범 대표이사 사장. 사진/교보생명
권유승 기자 ky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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