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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엔씨" 불매운동에 흔들리는 엔씨…확률형 아이템에 롤백 보상 문제까지 점입가경

리니지 주가, 26일 기점 80만원대로 하락…증권가 줄줄이 목표가 하향조정

2021-03-31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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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확률형 아이템 사행성 논란에도 굳건했던 엔씨소프트(036570)의 주가가 80만원대까지 무너졌다. 지난 1월 리니지M 아이템 업데이트 롤백(업데이트 이전으로 되돌리는 것)과 관련한 보상책을 두고 이용자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불매운동으로 이어진 탓이다. 잇따른 악재로 엔씨가 공들인 기대작 블레이드 앤 소울2 출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상반기 실적에 적색등이 켜졌다.
 
특히 최근 리니지의 충성고객이라 불리는 린저씨(리니지+아저씨)가 리니지M과 2M에서 30% 가량 빠져나가면서 이들의 불매운동이 장기화될 경우 실적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엔씨소프트 사옥. 사진/엔씨소프트
 
 
지난 26일을 기점으로 현재까지 증권가는 엔씨소프트의 목표주가를 연이어 하향조정했다. 엔씨소프트 주가가 90만원 아래로 떨어진 시점은 지난 26일부터다. 80만원대로 마감한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31일 종가의 경우 전날대비 소폭 반등한 87만 3000원을 기록했다.
 
엔씨 주가 하락의 촉매제가 된 것은 ‘리니지M' 아이템인 문양 업데이트의 '롤백' 과정이었다. 엔씨는 지난 1월 27일 리니지M에서 주요 과금요소 중 하나인 '문양' 시스템에 중간 저장 기능을 추가하는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이는 라이트 유저의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한 조치로, 중간 저장 기능이 생기면서 유저들은 문양 강화에 드는 비용을 수천만원에서 수백만원까지 절감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기존에 문양을 최종 완성했던 고과금 이용자들이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엔씨는 2월1일 업데이트 이전으로 되돌리는 롤백을 실시했다. 그러자 이번엔 업데이트를 통해 중간 저장 기능이 있는 문양 시스템을 획득했다가 다시 반환하게 된 게이머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결국 엔씨는 이 이용자들이 사용한 돈의 일부에 해당하는 금액만을 게임 재화로 보상하는 조치를 했다. 이 과정에서 이용자들은 결제한 현금으로 전액 환불해달라고 요구했으나 사측이 "내부 규정상 불가능하다"고 응대하면서 불매운동으로까지 불씨가 번졌다.
 
이용자들은 엔씨가 단행한 롤백으로 그간 구매한 아이템이 사라졌는데 전액 환불이 어렵다는 입장이 이해가 안된다는 입장이다. 이에 지난 22일 엔씨는 게임재화로 전액 환불하는 내용을 포함한 2차 보상안을 내놨다. 현금이 아닌 게임재화로 전액 환불하는 것과 관련해 엔씨 측은 "게임 약관상 동종의 유료서비스 제공이 불가능한 경우에만 결제한 금액을 현금으로 돌려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저들의 불만은 사그라들지 않는 분위기다. 유저들은 문양 업데이트로 인해 추가 과금을 한 것이기 때문에 게임 내 재화로 돌려주는 것이 아닌 결제 금액 자체를 환불해야 한다며 노엔씨 운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은 그간 엔씨의 운영정책을 둘러싸고 누적돼온 유저들의 불만이 폭발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무엇보다 그간 크게 나서지 않았던 0.1%의 고래라 불리는 고과금 유저들까지 분노를 표출하면서 매출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리니지 이용자들이 만든 엔씨 불매운동 이미지. 사진/리니지M 커뮤니티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확률형 아이템 관련 규제가 급물살을 탄 데다 상반기 기대작 블레이드 앤 소울2 출시를 앞두고 악재가 잇따르면서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고 보고 있다. 문양 롤백 사건에 대해선 일시적인 수익 하락은 예상되지만 엔씨 매출을 떠받드는 린저씨들의 변심의 기간이 길어진다면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초 리니지2M의 일본 흥행성과가 예상보다 저조한 데다, 확률형 아이템 사행성 논란, 리니지M의 문양 시스템 롤백 사건으로 인한 불매 운동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됐다”면서 “리니지2M에 이어 블레이드앤소울2 출시가 엔씨의 주력 게임인 만큼 해당 게임 성과에 따라 주가 회복 여부가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확률형 아이템 이슈까지 맞물려 엔씨의 신뢰도가 크게 추락한 상황"이라며 "아직까지 매출은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는 건 신기하다. 불매운동하는 이용자도 많지만 그만큼 초과금 이용자도 많다는 건데 엔씨 경영진 측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적극적인 대응을 한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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