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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진

"감방과 뭐가 다르나"…부실 급식에 분노한 군인들

휴가 후 격리 중인 장병 SNS에 폭로…육군 "세밀한 관심 기울일 것"

2021-04-21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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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휴가를 다녀온 뒤 격리기간을 거쳐야 하는 장병들에게 감옥 보다 못한 수준의 식사가 제공되고 있다는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8일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지에는 자신을 51사단 예하 여단 소속이라고 밝힌 게시자가 일회용 용기에 담긴 급식 사진을 올렸다. 게시자는 “다른 곳은 식사가 어떤 식으로 나오는지 궁금하다”며 “핸드폰 반납하고 티비도 없고 밥은 이런 식인데 감방이랑 뭐가 다르냐”고 했다. 그는 “휴가 다녀온 게 죄냐, 후임병들 생각하면 안쓰럽다”고도 했다.
 
해당 게시물은 21일 오후 2시 기준 750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댓글 중 다수는 자신도 비슷한 상황이라며 ‘격리 급식 인증샷’을 올리고 있다. 격리 장병에게 제공되는 부실 급식이 한 부대에만 국한된 사안이 아니라는 말이다.
 
이번 논란에 대해 육군 관계자는 "제보된 사진은 지난 18일 식단으로, 부대 자체 취사 메뉴로 다른 장병들과 동일하게 제공됐다"며 "격리 인원 급식과 관련해 세밀한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 말은 일반 병사들 역시 부실 급식을 받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실제로 같은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다른 부대인 12사단 모 부대 소속이라고 밝힌 제보자가 부식 수령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제보자는 “간부나 시설단, 군무원까지 합치면 식사 인원이 대략 120~140명”이라며 “빵식이 나온 날에 빵을 60개만 줘서 취사병들이 하나하나 뜯어서 120개를 만들었다”고 했다. 그는 메뉴에 적힌 음식이 아예 나오지 않거나, 아주 조금 제공되고 있다며 “21세기 사회가 맞는지 의심이 갈 정도, 다른 부대 식사는 정상적인지 궁금하다”고 했다.
 
해당 게시글에도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우리는 이보다 더 못했다”는 댓글이 이어지며 육군의 부실 급식이 과거부터 이어져 왔다는 증언이 줄을 잇고 있다.
 
한편, 현재 장병들의 1인당 1일 기본급식비는 8790원으로 책정되어 있다. 이는 지난해 8493원보다 3.5% 증액된 금액이다. 국방부는 올해 연간 총 1조6000억원이 군 급식비로 쓰일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12사단 모 부대 소속이라고 밝힌 제보자가 부식 수령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올린 사진이다. 사진/페이스북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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