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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유승

쿠팡 화재 수천억 보험금, '쪼개기 지급'에 각사 부담↓

재보험에 재재보험까지 리스크 분산…"보험금 산정에 상당 시간 걸릴것"

2021-06-22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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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권유승 기자] 쿠팡 덕평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대형화재로 손해보험사들이 지급해야 할 보험금이 수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보험사별 실제 부담액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재보험에 재재보험까지 리스크가 분산됐기 때문이다. 
 
코리안리(003690) 관계자는 22일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이번 쿠팡 화재 관련한 정식적인 손해액을 통보 받기 전이라 코리안리의 정확한 책임금액을 제시할 순 없지만 전손으로 가정하고 최대 손해액을 추산해도 생각만큼 큰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쿠팡 물류센터 보험계약과 관련한 손보사들은 코리안리 외에도 여러 재보험, 재재보험 가입으로 위험을 분담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재보험사도 원수사처럼 비례보험금 형태로 다양하게 위험을 분산 시키고 있기 때문에 나름의 안전장치가 마련 돼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이날 하나금융투자 보고서는 코리안리가 실제로 인식할 손해액이 80억원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했다. 코리안리는 원수보험사로부터 수재한 리스크를 재재보험을 통해 분산하고 있으며, 기업성 보험은 보종 중에서도 가장 낮은 40% 내외 보유율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원수보험사와 마찬가지로 초과손해액재보험(XOL) 프로그램에 가입했기 때문에 한도액을 초과하는 규모에 대해서는 리스크를 부담하지 않는다.
 
쿠팡 물류센터 보험 계약을 공동인수한 손보사들도 재보험과 재재보험 가입 등으로 실제 부담할 손해액이 예상보다 적을 전망이다. 쿠팡 덕평 물류센터가 가입된 재산종합보험 금액은 총 4000억원 규모다. 
 
우선 쿠팡 물류센터 보험계약 책임 비중(60%)이 가장 높은 DB손해보험(005830)의 경우엔 최대 손실액 부담이 70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추산된다. DB손보 관계자는 "일단 사고조사 결과에 따른 손해액부터 나와야 보험금도 산정될 것"이라면서 "보험금 지급 결정이 나더라도 재보험 등의 가입으로 일정 수준의 보험금만 부담하면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쿠팡 보험계약을 공동 인수한 KB손해보험(23%), 롯데손해보험(000400)(15%), 흥국화재(000540)(2%) 역시 초과손해액재보험에 가입 돼 있어 실제 손해액 부담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계약 주관사가 아니기 때문에 최대 손실액 부담 규모를 밝히고 있진 않다"면서 "다만 내부적으로 보험금 규모에 대해 크게 우려하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고 귀띔했다.
 
쿠팡 화재 손해액을 추산하는 데도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이처럼 큰 규모의 사건은 보험금의 정확한 손해사정을 위해 법원의 판결을 받는 경우가 대다수"라면서 "손해사정 단계에서 법원 판결이 같이 진행된다면 보험금 산정 기간은 상당 기간 길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21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분주하게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권유승 기자 ky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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