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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호

오늘부터 7시~22시 주류 광고 금지 확대…업계 '속앓이'

DMB·IPTV·옥외스크린도 광고 금지…대중교통·CM송도 안돼

2021-06-30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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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광판에 주류 광고가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주류업계가 강화된 주류 마케팅 규제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장기간의 사회적 거리두기로 유흥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정부가 주류 광고 규제까지 강화한 탓이다.
 
30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국민건강증진법 및 국민건강증진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된다. TV 뿐만 아니라 데이터방송, IPTV, DMB에서도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주류광고가 금지되는 것이 핵심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방송뿐만 아니라 건물 등의 벽면이나 옥상 전광판 등을 이용한 동영상 주류 광고도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금지된다. 다만 편의점이나 식당 등 업소 내부에서 나오는 동영상 광고나 전자 광고판은 위반 대상에서 제외된다.
 
특히 주류 광고 노래에 대해서도 규제가 한 층 강화됐다. 상품명·제조사 등 상품과 관련된 명칭을 사용한 노래, 음주 권장·유인하는 표현 등 주류 판매촉진을 위한 내용이 담긴 노래는 사용이 금지된다. 아이유의 대표곡인 ‘금요일에 만나요’를 CM송으로 편곡한 참이슬 광고가 이 사례에 해당한다.
 
주류 광고를 할 수 없는 교통수단 종류도 확대된다. 이에 따라 노선버스, 도시철도, 철도, 여객선 등 대중교통과 택시 및 택시 승강장 내·외부에 주류광고를 게시할 수 없다.
 
이처럼 주류 광고 규제가 강화되면서 주류업계는 난감한 상황이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합금지, 영업시간 제한 등이 장기화 되면서 매출 비중이 큰 유흥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마케팅까지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는 게 이들의 목소리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 일대 유흥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주류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 유흥 시장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60% 가량을 차지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이 비중이 역전돼 가정 시장 매출 비중이 70%까지 크게 올랐다. 가정 시장 매출이 오르긴 했지만 유흥 시장에서 발생한 매출 타격을 보존하기엔 역부족이라는 게 주류업계의 중론이다.
 
매출 타격은 업체별 실적에도 고스란히 나타난다. 하이트진로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22% 상승한 5351억원으로 나타났지만 영업이익은 5.7% 감소한 529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권가에서는 하이트진로의 2분기 실적도 저조할 것으로 내다봤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한 5720억원, 영업이익은 6.9% 줄어든 503억원으로 전망했다.
 
비상장사인 오비맥주도 유흥시장 침체 탓에 실적 악화를 지속할 것이란 게 업계 관측이다. 지난해 오비맥주의 매출은 전년 대비 12.3%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8% 줄었다.
 
한편 롯데칠성음료의 올해 1분기 주류부문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8% 신장한 1603억원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맥주 매출은 전년보다 67.1% 증가했으나 소주는 0.7% 감소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이미 주류와 관련해 많은 규제가 적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 범위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며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맞물려 마케팅 활동이 제한적·보수적으로 바뀌게 돼 업계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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