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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유승

장기보험 '1등' 차보험 '꼴찌'…메리츠화재 얌체 영업

빅5 손보사 중 원수보험료 비율 차이 가장 커

2021-07-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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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권유승 기자] 메리츠화재(000060)의 장기보험 판매 비중이 빅5 손해보험사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 비중은 꼴찌로 집계돼 '돈 되는 상품만 판다'는 비판이 나온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000810)·현대해상(001450)·DB손해보험(005830)·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빅5 손보사의 1분기 전체(화재·해상·자동차·보증·특종·장기·개인연금) 원수보험료 대비 장기보험 원수보험료 평균 비율은 62.29%다. 
 
메리츠화재는 전체 원수보험료 대비 장기보험 원수보험료 비율이 84.82%로 빅5 손보사 중 가장 높았다. 전체 2조4400억원 중 2조700억원이 장기보험 원수보험료가 차지했다. 
 
KB손해보험은 62.87%로 그 뒤를 이었다. 2조8900억원의 원수보험료 중 1조8100억원이 장기보험이었다. DB손해보험은 2조1900억원으로 장기보험 비율 60.23%를 나타냈다. 현대해상과 삼성화재는 각각 59.78%, 54.04%를 보였다.
 
반면 메리츠화재의 자동차보험 비중은 빅5 손보사 중 가장 낮았다. 8.12%로 빅5 평균 비율 24.84% 대비 16.72%p 밑돌았다. 2조4400억원 중 1900억원에 불과했다. 
 
삼성화재는 29.99%로 빅5 손보사 가운데 자동차보험 비중이 가장 높았다. 메리츠화재와 무려 21.87%p 차이다. 4조8400억원 중 1조4500억원이 자동차보험이었다. 이어 DB손해보험(28.54%), 현대해상(27.56%), KB손해보험(22.20%) 순으로 집계됐다.
 
메리츠화재의 장기보험과 자동차보험 판매 비중이 상반된 수치를 보이고 있는 것은 수익성 위주의 전략에 따른 결과다. 
 
메리츠화재는 고강도의 시책(인센티브)을 설계사들에게 제시하며 장기보험의 판매 동력을 끌어왔다. 2016년 손보업계 5위 수준이었던 장기인보험 매출은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 취임 이후 2위로 도약했다. 장기보험은 계약기간이 1년 이상인 보험으로 손보사들의 주력 상품군으로 꼽힌다. 상대적으로 손해율(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 관리와 상품 판매가 용이해서다.
 
그러나 김 부회장은 자동차보험에는 고객의 구매를 의도적으로 줄이는 '디마케팅' 전략을 펼쳐왔다.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은 손해율이 높아 수익성에는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손보사들의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실규모만 3799억원에 달한다. 2018년 이후 지속 적자 중이다.
 
이에 업계 관계자들도 메리츠화재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은 분위기다. 시책 경쟁을 주도해 업계 물을 흐려 놓고, 정작 '돈 안 되는' 의무보험 상품에는 미온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얌체 영업을 일삼고 있다는 지적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성과를 꾸준히 내고 있는 것을 보면 메리츠화재의 전략을 나쁘다고 볼 수만은 없을 것 같다"면서 "하지만 이는 대형사가 아니라 펼칠 수 있는 전략이기 때문에 다른 보험사들이 보기에 얌체 같은 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메리츠타워. 사진/메리츠화재
권유승 기자 ky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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