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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율

(영상)코인 고점에 물려 '존버'하는 2030…각국 규제 움직임에 '촉각'

올해 2030세대 가계대출 규모 절반 이상 급증…코인 투자도 한몫 분석

2021-07-07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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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6000만원으로 시작해 2500만원 됐다. 눈물만 난다." "나는 손절. 이놈의 변동성 짜증난다." "버티자. 손절하긴 너무 금액이 크다."
 
암호화폐 가격이 대장주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급락하면서 앞서 '투자 러시'에 나섰던 2030 코인 투자자들이 고민에 빠졌다. 특히 대출부담까지 안고 거액을 베팅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7일 오후 2시 기준 글로벌 시황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는 비트코인 가격이 전일대비 0.05% 하락한 3933만원을 기록했다. 알트코인 대장주 이더리움은 전일대비 3.05% 오른 270만원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최근 일주일간 4000만원 안팎에서 횡보중이다. 
 
지난 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라운지에 비트코인과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다른 암호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중국이 비트코인 채굴에 대해 단속에 나서며 채굴 난이도 하락으로 한때 가격이 상승해 4100만원대를 횡보했지만 이날 오전 현재 4000만원대에 거래중이다. 사진/뉴시스
 
업계에선 비트코인의 저항선을 3만6000달러(약 4073만원)으로 보고 있는데 사실상 4000만원대가 깨지면서 급락세가 더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 5월을 기점으로 최저 3만달러 선까지 무너졌었다. 
 
코인 투자자 중 상당수는 상황을 관망하며 '물타기 투자'(저점에서 추가 매수)에 나서고 있다. 현재까지 투자를 이어가는 중인 한모씨(32)는 "올해 초 국내 알트코인에 소액 투자해 200% 이상 수익을 맛봤었다. 그래서 다시 재투자를 했는데 지금은 -80% 남짓의 손해를 보는 중이다. 대출까지 한 상황이라 이대로 빼면 부담이 커 '존버(수익이 날때까지 버티는 것)'하기로 했다"고 한숨지었다. 또 다른 투자자 정모씨(31)씨는 "유의종목 코인을 중심으로 단기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손실금을 보전하려면 계속 단타로 추매를 할 수밖에 없다. 저점에서 잘 매수하면 원금손실을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코인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도 투자자들의 고민이 읽힌다. 이곳에선 손익인증 투자 사례를 열거하며 투자를 이어가야할지를 두고 열띤 토론이 벌어지는 중이다. 인증 글에서는 단타로 이익금을 소소하게 챙겼다는 글들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이 때문에 손실이 큰 상황에서도 재투자해 ‘존버’해야 한다는 반응이 많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2030세대들은 대출을 통해 투자에 나선 경우가 많아 손실금에 대한 부담을 지는 데 망설이는 모습이다. 한 투자자는 “한순간 코인이 떡상(폭등)해서 수익을 안겨줄 거란 기대감 하나로 손절 못하고 있다"면서 "시즌3(3번째 암호화폐 호황기)때 나아질 것이다”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가상자산TF 제2차 회의에서 유동수 단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사진취재단
 
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은행이 MZ세대(20~30대)에게 실행한 가계 대출 규모는 올해 3월 기준 총 259조6000억원으로 지난 1년간 44조7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총 가계대출 증가분 중 MZ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33.7%에서 2020년 45.5%로 급증했다. 올해는 50.7%로 전체의 절반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는 2030 청년들을 중심으로 ‘빚투’와 영끌‘ 투자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중 상당수가 코인 투자 용도일 것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코인 투자자들 사이에선 암호화폐 하락장이 언제 지나갈지에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각국 정부의 규제 방향과 수위에 따라 비트코인 가격 급등세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한다. 암호화폐 업계 한 관계자는 "3만2000달러에서 4000달러 사이를 박스권으로 보는데, 3만2000달러 지지선이 무너지면 하락장으로 갈 수 있다"면서 "그런데 얼마전 이 지지선이 한번 무너졌다가 금방 회복했고, 김치프리미엄 비율도 3%내외로 국내와 해외 가격 추이가 비슷해지면서 신뢰도는 높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규제 여부를 좀더 지켜봐야 한다. 가격변동성이 큰 시장인 만큼 시즌3로 갈 것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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