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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호

들깨값 1년전의 3배…식품·외식업체 "없어서 못판다"

저렴하던 수입산 들깨도 평년 대비 3배 비싸져

2021-07-08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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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식당에 들깨 가격 폭등으로 메뉴 판매를 잠시 중단한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유승호 기자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올해 들어 국산뿐만 아니라 수입산 들깨 가격까지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 상승 부담에 들깨가 들어가는 메뉴를 당분간 중단하는 식당들이 나오는 가하면 식품업체는 들기름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산 들깨(상품·45kg) 도매 가격은 평년 대비 77.71% 오른 70만4800원으로 나타났다. 국산 중품 들깨(45kg) 가격도 67만원 선으로 평년 대비 두 배 가량 비싸졌다.
 
문제는 그간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수입산 들깨 가격도 폭등한 것이다. 이날 기준으로 수입산 들깨(중품·45kg)의 도매 가격은 51만2000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평년 대비 무려 202.48% 오른 금액이다.
 
들깨 가격이 크게 오른 건 작황 상태가 좋지 않은 탓이다. 국산 들깨의 경우 지난해 가을 장기간 강우로 들깨 수확량이 감소했다.
 
이어 수입산 들깨의 경우 주로 중국에서 수입해온다. 길림 들깨와 서북 들깨, 단둥 들깨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지난해 여름 중국의 홍수 피해로 들깨 수확량이 감소한 데에다가 미중 무역 갈등으로 들깨 재배 면적이 기존보다 줄었다.
 
이에 따라 중국산 수입 들깨는 현재 수입되는 물량이 적어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 탓에 일부 식당에서는 들깨 메뉴를 잠정 판매 중단하는 등 자구책에 나서고 있다.
 
서울 송파구에 있는 한 식당 점주는 “전반적으로 식재료 값이 다 올랐다”면서 “특히 들깨는 들어오는 물량이 없어 구하기가 어려워 아예 음식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목소리는 자영업자들로 구성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공통적으로 나오고 있다.
 
한 점주는 “들깨 가루가 다 떨어져서 구매하러 갔는데 가격이 2.3배 정도 돼서 집었다가 다시 내려놨다”며 “당분간 들깨 메뉴는 못할 것 같다”고 글을 올리기도 했다.
 
향긋한 들기름. 사진/오뚜기
 
들깨 값이 오르면서 들기름을 판매하는 식품업체들도 부담감이 커진 상황이다. 오뚜기는 이달 들어 들개 시세 급등을 이유로 들기름 공급가를 인상했다. 오뚜기에 따르면 향긋한 들기름(160ml) 가격을 기존 대비 8.9% 올린 4030원으로 조정했다.
 
앞서 오뚜기는 들기름 품귀 현상에 지난 4월 중순부터 풀무원에 들기름 공급을 중단하기도 했다. 이에 풀무원은 들기름 메밀 막국수 출시 초기 오뚜기의 계열사 오뚜기제유가 만든 들기름을 납품받아 사용해왔으나 현재는 다른 협력 업체에서 들기름을 공급받고 있다.
 
한편 들기름 메밀 막국수를 판매하는 풀무원 역시 들깨 수급에 어려움은 있으나 공급 업체 덕에 들기름 물량 공급에 큰 이슈가 없어 가격 인상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현재 들깨 수급이 매우 어렵고 단가 또한 극심하게 오르고 있어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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