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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호

(4차 대유행)강남·잠실역 썰렁…" 거리에 사람이 없다"

지난주보다 절반 이상 줄어…일부 강남 포차 앞, 긴 입장 대기줄도

2021-07-11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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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을 앞두고 서울 강남역 주변 먹자골목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유승호 기자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강남역 거리를 보고 있으면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안 오는 게 이상할 정도였어요. 수많은 사람들이 술집에서 다닥다닥 붙어서 술을 마셨으니까요.”
 
10일 강남역 인근에서 만난 한 주차 관리인은 최근까지의 강남역 상황을 이 같이 설명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최고치를 찍기 시작한 8일부터 강남역을 찾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밝혔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8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275명 발생했고 이후 연일 최다 기록을 경신중이다.
 
그는 “토요일 아침에 보면 사람들이 길거리에 버린 쓰레기가 한 가득인데 오늘은 길에 쓰레기도 많이 없었다”면서 “지금 시간이면 사람들로 붐벼야하는데 코로나19 확산세 영향으로 보시다시피 사람들이 거리에 없다”고 말했다.
 
오후 5시 강남역 10번 출구 인근 거리는 한산했다. 강남역 10번 출구로 나와 술집이 즐비한 신논현역쪽 방향 골목으로 발걸음을 옮기던 사람들의 평상시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전주 대비 절반 이상 방문객이 감소했다는 게 인근 상인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지난 10일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을 앞두고 서울 강남역 인근 먹자골목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유승호 기자
 
강남역 인근 한 편의점 직원은 “편의점을 찾는 사람들 발길이 절반 정도 줄었다”면서 “그동안 10시 이후에 길거리에서 맥주를 마시려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술집에 들어가려고 하는 젊은이들로 긴 줄이 형성된 일부 포차들도 눈에 들어왔다. 술집 안에서는 빠른 비트의 댄스 음악이 흘러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20대 대학생은 “3명의 친구들과 왔다”면서 “당장 다음주 월요일부터 밖에서 모일 수 없게 되고 오래전 약속이라 나오게 됐다”고 밝혔다.
 
오후 8시를 넘어서자 해가 완전히 졌다. 해가 지면 강남역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란 예상은 빗나갔다. 어두워졌음에도 강남역 골목은 휑했다. 코로나19 확산세에 사람들 발길이 끊기면서 강남역 골목에서 장사하는 상인들의 속은 타들어갔다.
 
강남역 골목에서 20여년간 곱창집을 운영했다는 유모씨는 “목요일 하루 종일 장사해서 2팀 받았고 금요일인 어제는 8팀 받았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강남역 한복판 임대료를 감당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일요일은 사람이 더 줄어들 것이고 당장 다음주 월요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된다니 더 걱정”이라며 “이렇게 힘들게 버티고 있는데 정부에서 임대료를 내려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점주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술집에서 고객들이 머무는 시간이 확실히 줄어들었다”면서 “안주도 간단히 시키고 몇 잔 마시지 않고 자리를 뜨는 고객들이 많아졌다”고 밝혔다.
 
잠실역 인근 먹자골목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잠실새내 역 뒤편으로 형성된 잠실새내 먹자골목은 코로나19 이전에 잠실 야구장을 찾는 사람들이 뒷풀이를 즐기는 명소였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할퀴고 가면서 사람들의 발걸음은 뜸해졌다. 여기에 최근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그나마 있던 사람들의 모습도 사라졌다는 게 골목 상인들의 설명이다.
 
지난 10일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을 앞두고 서울 잠실새내 먹자골목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유승호 기자
 
잠실새내 먹자골목에서 장사를 하는 한 상인은 “확진자가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가게를 찾는 사람들이 기존보다 절반 정도 줄었다”면서 “거리두기 강화로 영업시간을 규제하면 골목상권은 정말 크게 타격받는다”고 토로했다.
 
특히 그는 “자영업자 영업시간을 규제하기보다 테이블 간 거리두기, 면적별 인원 수 제한, 밀폐공간 단속을 해야한다”며 “야외 음주에 대해 선제적으로 단속했어야하는데 확진자 늘어나니까 단속한다고하고 거리두기 강화하고 왜 매번 자영업자만 이렇게 피해를 봐야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치킨집을 운영하는 한 점주 역시 한 발 늦은 정부의 방역대책에 대해 분노를 표했다.
 
그는 “한강 등 야외 음주에 대한 문제점은 수개월전부터 지적돼왔다”면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건 촘촘하지 못한 방역 대책과 7월 거리두기 완화 기대감에 따른 안이함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재난지원금 등으로는 임대료를 감당할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며 “이번 달 임대료도 부담인데 대출만 계속 받을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지난 10일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을 앞두고 서울 잠실역 인근 방이동 먹자골목이 한산하다. 사진/유승호 기자
 
한편 방이동 먹자골목도 평상시 토요일과 다르게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세에 평소보다 일찍 집으로 귀가하는 사람들도 잇따랐다.
 
김모(34)씨는 “친구들과 저녁 약속으로 나오게 됐다”면서 “평소 같았으면 2차로 술 마시러가는데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해서 간단히 밥만 먹고 헤어지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모(42)씨도 “아내와 아이 등 가족들이 있기 때문에 코로나19 확산세가 걱정이 되는 게 사실”이라며 “1차로 간단히 반주만하고 집에 들어가는 길”이라고 밝혔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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