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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서

(정치&이슈인)'아이동반법 발의' 용혜인 "직장내 육아 허용하는 사회돼야"

<뉴스토마토> 인터뷰, 여성 생애주기별 육아 해법안 마련 중

2021-07-13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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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 국회에 아기를 안고 출근한 여성 국회의원이 등장했다. 보육시설에 아기를 맡기지 않고 함께 국회에 출근한 것이다. 아기는 용 의원의 기자회견에도 곤히 잠들어 있었다. 
 
12일 <뉴스토마토>는 국회에 아기를 안고 출근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을 만났다. 용 의원은 "일하는 여성들이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일하는 여성들이 보육시설에 아이를 맡길 수도, 배우자를 비롯한 가족 구성원이 아기를 돌볼 수도 있지만 정 안 되면 직장에도 데리고 갈 수 있어야 하지 않겠냐는 발상이다. 
 
용 의원은 "예를 들어 아이의 보육시설에서 확진자가 나와서 갑자기 하교해야 하는데 부모가 맡길 데가 없는 상황이 생기지 않나"라며 "어쩔 수 없는 경우 하나의 선택지로서 아이와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판도 제기된다. 용 의원이 발의한 아이동반법은 24개월 이하 영유아와 함께 국회 본회의장에 출입할 수 있도록 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법 대상을 국회로 한정시킨 탓에 입법 효능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용 의원은 "아기를 키우는 엄마도 정치 참여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변화"라며 "해외처럼 의제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의회와 호주뉴질랜드 국회 회의장에는 자녀 출입이 허용된다. 호주에서는 한 의원이 수유하며 연설을 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번 법은 국회를 대상으로 하지만, 국민적 인식을 변화시키면서 확장시킬 수 있다는 게 용 의원의 설명이다. 
 
용 의원은 "물론 이 법안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임신·출산·육아에 이르는 여성 생애주기별 해법을 담은 법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용 의원은 이 법이 통과되면 용 의원 자녀와 더불어민주당 오영환 의원의 자녀와 동반 국회출근하기로 약속했다며 활짝 웃어보였다. 용 의원은 "아이동반법은 소수 여성의원을 위한 법이 아니라 남성도 해당하는 문제라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용 의원과 일문 일답.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12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직장내 육아 허용과 관련한 입법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용혜인 의원실 제공
 
지난 5월 출산하고 ‘아이동반법’ 발의했는데 어떤 내용인가.
아기를 키우다보면, 배우자가 보기도 하고 가족들이 봐주기도 한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제가 봐야 하는 상황도 생긴다. 예를 들어 보육시설에 확진자가 나와서 어쩔 수 없이 하교시켜야 하는데 맡길 데가 없는 경우 하나의 선택지로서 아이와 함께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공간이 국회여야 하나.
우리 사회는 공적 공간일수록 아이의 울음소리, 노는 목소리 등이 들려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노키즈존 논쟁도 비슷한 결이라고 생각한다. 국회에서부터 아기를 키우는 엄마도 정치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은 큰 변화다. 정치권에서는 출산을 장려하는데 조금의 소란스러움, 불편함을 견디지 못하면서 국민들에게 ‘아기를 낳으라’고 할 수 있을까. 나는 못할 것 같다. 
 
일각에서는 일도 잘 하고, 육아도 잘 하는 ‘슈퍼맘’ 이미지를 강화시킨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 법은 소수의 여성의원만을 위한 법이 아니다. 남성도 육아를 분담하는 경우가 많지 않나. 예를 들면, 최근 득녀한 민주당 오 의원도 아이를 돌봐야하는 상황이 생길 것이다. 저뿐만 아니라 육아를 하는 남성 의원들도 해당하는 문제다. 그런 차원에서 나중에 아이동반법이 통과되고 나면 저의 자녀와 오 의원의 자녀가 동반 국회출근하는 것도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보육시설 확충, 근로시간 개선 등이 보육문제 핵심이라는 지적도 있다.
물론 이 법안에서 끝나지 않고 임신·출산·육아 등 여성 생애주기에 맞는 다양한 법안을 마련하고 있다. 복귀하면서 아이동반법과 패키지로 법안을 착착 내고 싶었는데 이 문제가 복잡하고, 종합적으로 고려할 것들이 많다. 법안을 준비하고 있으니 앞으로를 지켜봐 달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를 비롯해 유승민 전 의원, 하태경 의원 등 대선주자들도 ‘여성가족부 폐지론’을 주장하고 있다.
여가부 사업에 대해서 비판적일 수 있다. 하지만 폐지하자는 것은 결이 다르다. 대선주자, 제1야당 대표 등 그만큼 책임있는 정치인들이 이런 발언을 하는데 정치가 후퇴한 것 아니냐는 생각밖에 안 든다. 국민의힘은 왜 여성 지지도가 낮은지 진지하게 돌아봐야 할 것 같다. 
 
최근 정부는 ‘인구구조 변화 대응전략’을 발표해 여성의 일자리 참여를 확대해 인구 절벽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정책에 선결되어야 할 정책이 있다면 무엇인가.
여성은 아기를 낳으면 경력단절을 흔히 경험한다. 경력단절을 경험한 여성들은 서비스업, 비정규직으로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여성의 일자리 확대도 중요하지만 경력단절 문제를 첫번째로 해결해야 한다. 종합적으로 살기 좋은 나라가 되어야 출산율이 오른다. 단순히 일자리만 해결한다고 될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으로 사회를 리모델링할 필요가 있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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