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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훈

미지근한 EQA…벤츠 전기차 굴욕 이어지나

300km 남짓 짧은 주행거리…경쟁력 떨어진다 평가

2021-07-1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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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수입차 시장 부동의 1위인 벤츠가 전기차 시장 공략에 애를 먹고 있다. 첫 전기차 EQC가 극심한 판매부진을 겪은 데 이어 두번째 모델인 EQA도 짧은 주행거리 탓에 소비자들로부터 냉담한 평가를 받는 모습이다.
 
벤츠의 '더 뉴 EQA' 사진/벤츠코리아
 
18일 업계에 따르면 벤츠가 2019년 국내 시장에 처음 선보인 순수 전기차 EQC의 판매량은 지난달까지 누적 기준 969대에 불과하다. 상반기 판매량만 놓고 보면 337대로 테슬라의 모델3(6275대), 모델Y (5316대)에 비해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EQC는 출시 당시 벤츠의 첫 전기차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끌었으나 짧은 주행거리에 반해 가격은 높게 책정돼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정부 구매 보조금 지급 대상에 오르지 못한 것도 소비자의 외면을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이후 벤츠는 EQC의 판매 부진 씻기 위해 재고 물량 200대를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 '쏘카'에 넘겼으나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반납 처리된 뼈아픈 기억도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1080만원 상당의 자체 특별 보조금 지원까지 나섰으나 효과를 보지 못했다. 지난해 10월 판매량은 28대에 불과했고 11월과 12월에도 각각 113대, 134대에 그쳤다.
 
이달 국내에 출시한 두 번째 순수전기차 '더 뉴 EQA 250'도 기대와 달리 삐걱거리고 있다. EQA의 가격은 5990만원으로 EQC의 절반 수준으로 책정돼 진입장벽이 낮아졌지만 주행거리라는 복병을 만났다.
 
환경부에 따르면 EQA의 1회 충전 후 최대 주행거리는 상온(25℃)에서 303km, 저온(-7℃)에서 204km다. 이는 이전 모델인 EQC의 주행거리(상온 308km, 저온 270km) 보다 짧다. 
 
이같은 상황에서 전기차 동호회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EQA의 사전예약 취소를 고민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소비자들은 서울에서 부산까지 약 380km의 편도 주행도 불가능한 차를 5000만원 이상 주고 사야할 이유가 있는지 고심하는 모습이다.
 
EQA 사전예약 구매자 A씨는 "인증 주행 거리가 짧아 보조금 1200만원 기준 273만원이 줄어드는데다 전기차로 등록되지 않아 140만원의 취등록세 면제 혜택을 못 받을 수도 있다는 걱정이 앞선다"며 "EQC 주행거리 이슈가 있었던 만큼 대비를 잘 했으면 지금보다는 많은 보조금이 책정되고 구매자가 혜택을 조금이라도 더 받았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예상보다 적은 보조금과 짧은 주행거리에 실망한 일부 소비자들은 차라리 테슬라의 모델3나 모델Y를 구매하겠다는 의견을 내비치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EQA 1회 충전 주행거리가 영하 5.6도에서 200km로 나오고 있는데 영하 17도로 가면 130~140km 수준으로 떨어진다"며 "이는 겨울철 도심지역에서 상당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최근 기본적으로 전기차들의 주행거리가 400km가 다 넘기 때문에 경쟁 모델들에 비해 약 30% 짧은 주행거리는 차량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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