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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진

(위기의 상권②)인적 드문 홍대…건물 전체가 '임대문의'

홍대 소규모 상가 공실률 22.6%…지난해 3분기까지 한자릿수

2021-08-25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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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거리 내 거리공연을 금지한다는 입간판이 세워져 있다. 사진/김현진 기자
[뉴스토마토 김현진 기자] "홍대에 20년 있었는데 이런 상황은 처음"
 
25일 기자가 점심시간이 지난 시간에 방문한 홍대거리는 과거 생기 넘치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약속의 장소'로 항상 일행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득했던 홍대입구역 9번 출구에도 사람이 많이 줄었다.
 
항상 거리공연을 준비하는 사람부터 구경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던 거리도 과거의 모습을 찾아보긴 힘들었다.
 
시끌벅적했던 거리는 조용했으며 과거 사람이 공연하는 사람들과 그에 호응하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던 곳엔 집합을 금지한다는 플래카드와 입간판이 놓여져 있어 삭막함까지 느껴졌다.
 
그나마 메인 거리는 상황이 좋은 편이었다. 메인 거리에서 한 블록만 들어가더라도 장사를 하지 않아 비어있는 상가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홍대 거리 내 건물 전경. 사지/김현진 기자
대부분의 가게에 '임대문의' 포스터가 붙어 있었으며 심지어 4~5층짜리 큰 건물도 전부 비어 있었다.
 
로드 숍이 즐비했던 거리도 생기를 잃어가고 있었다. 할인행사를 홍보하는 포스터가 붙어있지만, 과거 사람이 많이 몰려서 하던 행사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업종 변경을 위해 할인행사를 하는 가게도 있었으며 혜택을 주기 위한 행사라기보단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진행하는 행사라는 느낌이었다.
 
특히 화장품을 파는 가게의 경우 타격이 다른 가게보다 커 보였다. 메인 거리에서 장사를 접고 비어있는 상가의 대부분은 화장품을 팔던 가게였다.
 
홍대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A씨는 "화장품 가게들이 임대료만 수천만원씩 내며 좋은 자리에 들어가 있었는데 최근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버티지 못하고 가게를 비웠다"고 말했다.
 
항상 젊은 사람들이 가득했던 홍대거리도 코로나19 여파에 상황이 많이 악화됐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홍대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22.6%다. 지난해 3분기까지만 해도 9%대에 머물렀지만, 4분기 19.2%까지 치솟은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중대형 상가 공실률도 지난해 4분기까지만 해도 8.6%였지만, 올해 2분기에는 15%로 6.4%포인트 늘었다.
 
홍대 거리에서 공인중개소를 운영하는 B씨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4단계로 격상된 시점을 기준으로 상황이 반전됐다"며 "이전까지만 해도 웬만큼 손님이 있었는데 4단계로 들어서면서 손님이 확 줄어들면서 상권이 급격히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임대료 자체는 과거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권리금에는 차이가 있다"며 "최근 약 40평대 가게를 권리금만 2억5000만원을 주고 계약했는데 코로나 전에는 6억원을 준다고 해도 팔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여파가 동네상권보단 홍대 같은 대형 상권에 타격이 더 크다는 설명이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 소장은 "기본적으로 학생들이 온라인수업으로 전환되며 학생 수요 자체가 줄었다"며 "코로나 여파에 동네 상권은 공실이 없는 경우도 있지만, 홍대와 같은 대형 상권은 기본적으로 사람이 모일 수 없어 더 힘들다"고 설명했다.
 
김현진 기자 k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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