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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진

'출혈 경쟁 피하려고"…도시정비사업 줄줄이 유찰

오류동 현대연립 재건축 사업 참여 건설사 없어 유찰

2021-08-31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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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봉신동아 아파트 전경. 사진/김현진 기자
[뉴스토마토 김현진 기자] 최근 시공사 선정을 진행한 도시정비사업장에서 유찰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건설사들이 도시정비사업에 주목하며 치열한 수주전을 이어가는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출혈 경쟁을 피하려는 건설사들의 ‘눈치 싸움’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하거나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건설사들이 3~4년 뒤에야 실제 공급이 가능하기 때문에 미분양 우려 등 사업성과 분양성을 예측하고 수주전략을 세우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시 오류동 현대연립 재건축 사업의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이 진행됐지만,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가 없어 유찰됐다. 
 
이 사업은 서울시 구로구 오류동 156-15번지 일원에 지하 6층~지상 15층 아파트 437가구 등을 짓는 사업이다. 앞서 현장설명회에는 GS건설과 포스코건설, 현대엔지니어링, DL이앤씨, 중흥건설 등 5개사가 참석했지만,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은 것이다.
 
서울 응봉동 신동아아파트 리모델링 사업도 유찰됐다. 현장설명회에는 현대건설, GS건설, 쌍용건설, KCC건설, 신동아건설 등 5개사가 참석했지만, 입찰에는 KCC건설 단독입찰로 유찰됐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있는 사업장도 시공자 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상계1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은 노원역 상계동 6-42번지 일대에 지하 5층~지상 25층 공동주택 17개 동, 총 1338가구 및 부대복리시설 등을 짓는 사업으로 총공사비는 2930억원 규모다.
 
현장설명회 당시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호반건설, 제일건설 등이 관심을 보였으나 HDC현대산업개발이 단독으로 참여해 유찰됐다.
 
마천4구역 재개발사업도 현대건설이 단독으로 참여해 시공사 선정에 실패했다. 이 사업은 송파구 마천동 323번지 일대 지하 3층~지상 33층 10개 동 1372가구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 외에도 미아4재정비촉진구역 재건축 사업, 부산 동구 좌천범일통합2지구 도시환경정비사업, 부산 구서3구역 재건축 사업, 파주1-3구역 재개발 사업, 안산 팔곡일동1구역 재건축 사업도 시공사 선정이 지연되고 있다.
 
도시정비사업장에서 시공사 선정에 어려움을 겪는 데에는 사업성 영향이 크다. 사업성이 크지 않을 경우 사업에 참여하는 건설사 입장에서도 부담이라는 것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유찰이 되는 데에는 사업성 부분이 크다"며 "현실적으로 분양가와 시장상황을 고려해 사업석을 분석하는 데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해 사업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다른 건설사가 사전에 조합원과의 관계를 형성한 경우 들어가더라도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에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시공사 선정 당시 지급해야하는 입찰보증금도 부담이라는 입장이다. 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는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선 입찰보증금을 내야 한다"며 "시공사 선정에 시 떨어질 경우 돌려받는 금액이긴 하지만, 규모가 수십억부터 수백억원에 달하기 때문에 이 돈이 묶여있다고 보면 회사 입장에선 부담"이라고 말했다.
 
김현진 기자 k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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