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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정세균 '물 건너간 단일화'…"악감정만 쌓였다"

이낙연측 "결선투표로 단일화 효과"…정세균측 "차라리 이재명을 지지"

2021-09-0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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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 이재명 대세론을 잠재울 유일한 방안으로 이낙연, 정세균 두 사람의 단일화가 거론되지만 현실화는 어려울 전망이다. 두 후보가 비슷한 경력으로 라이벌 의식이 강한 데다, 경선 과정을 거치면서 악감정도 쌓였다는 게 당 내 정설이다. 이낙연 캠프는 결선투표를 통한 단일화 효과를 기대하는 반면 정세균 캠프는 "이미 끝난 얘기"라는 입장이다. 
 
이낙연 후보는 일단 자체 힘으로 뒤집기를 시도 중이다. 지난 8일에는 민주당 심장부인 광주를 찾아 의원직 사퇴라는 배수진까지 쳤다. 첫 지역 순회 경선이 펼쳐진 충청권에서의 완패 충격을 딛고 반전의 계기 마련이 필요했다는 평가다. 이낙연 캠프 핵심 관계자는 9일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어떻게든 결선투표까지 가겠다는 내부 목표를 정했다"며 "호남에서 후보의 진정성과 희생 정신을 알아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와 결선투표를 이끌어 내면 "자연스레 단일화 효과도 있을 수 있다"는 기대도 감추지 않았다. 당을 여전히 장악하고 있는 친문 표심이 결선투표에서 이낙연 후보 쪽으로 집중되면 반이재명 정서까지 더해져 해볼 만한 싸움이 된다는 계산이다. 
 
반면 정세균 캠프는 이미 후보가 수차례 공언한 만큼 "단일화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낙연 후보가 기대하고 있는 결선투표에 대해서도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다. 캠프 일각에서는 "이재명을 통한 정권재창출에 일조하겠다고 하면 명분이라도 얻지, 이낙연 후보 지지나 단일화는 아무 실익이 없다"고까지 말한다. 
 
이런 배경으로는 두 후보 간 라이벌 의식이 자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호남이라는 정치적 배경, 당대표와 국무총리 경력, 호남을 벗어나 정치 1번지 종로까지 두 사람은 공교롭게도 비슷한 궤를 살아왔다. 여기에다 친문 정서에 기대 민주당 대선후보를 노린다는 점에서 '물보다는 기름'이라는 게 양 측을 잘 아는 이들의 평가다. 뿐만이 아니다. 경선 과정에서 적통 논쟁, 탄핵 논쟁으로 감정적 골도 깊어졌다. 한 관계자는 "사촌이 싸우면 원수가 된다"는 말로 두 사람 사이를 표현했다. 
 
전문가들도 두 후보의 단일화에 대해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미묘한 경쟁 관계에, 그간 쌓인 감정들이 있고, 단일화 시기 자체도 놓쳤다는 게 핵심이다. 
 
장예찬 시사평론가는 "서로 감정이 좋지 않다"며 "3위인 정 후보 입장에서는 오히려 되는 후보인 이재명 후보에 힘을 실어줘야 입지가 생긴다"고 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정치는 타이밍인데 타이밍을 놓쳤다"며 "충청권 경선 결과가 나오기 전에 해야지, 표를 확인하고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특히 "단일화를 해도 1위 후보 지지율에 못 미친다"며 현실을 직시했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도 "이재명 후보를 꺾기 위해 전직 총리 두 사람이 단일화하는 것의 모양새가 좋지 않고 두 후보 모두 호남 출신이기에 위력을 발휘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세론'을 꺽을 방안으로 이낙연 후보와 정세균 후보의 단일화가 거론되지만 현실화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진/뉴시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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