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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소수점 거래 허용되면? "나이키 신발 사면 나이키 주식 드려요"

일찍이 주식 소수점 거래 허용된 해외, 혁신 사례 살펴보니

2021-09-1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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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주식 소수 단위 거래가 가능해지면 다양한 자산관리 및 주식투자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으로 업계와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단순히 비싼 주식을 쪼개 살 수 있는 것 이상의 확장성을 지닌다는 것이다. 실제로 해외 브로커리지 업체들은 소액으로도 분산투자가 가능한 자산관리 서비스나 결제 포인트를 바로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12일 국내외 주식의 소수단위 거래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증권사들은 그간 당국에 주식 소수점 거래 허용을 꾸준히 요청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임시면허를 희망하는 증권사가 7~8개 있었다. 국내주식은 국내 인프라 사정으로 아예 불가능했으며, 해외주식의 경우 2개 증권사만이 혁신서비스 지정을 통해 2019년부터 소수 단위 거래를 제공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소수 단위 주식 거래를 바탕으로 다양한 자산관리 전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당국도 이번 제도 개선에 대해 "증권회사는 투자자들의 이해가 쉽고, 여분없이 모든 금액을 투자할 수 있는 금액단위 ‘모델 포트폴리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는 기대를 밝혔다.
 
실제로 일찍이 해외에서는 소수점 거래가 허용돼야 가능한 다양한 자산관리 서비스들 선보이고 있다. 소액으로 우량주 위주의 자유로운 포트폴리오 구성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이 4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증권 중개업체 찰스슈왑(Charles Schwab)은 단일 종목에 대한 소수점 거래 외에도 최대 30종목까지 원하는 투자금액과 비중에 맞춰 한번에 주문을 전송할 수 있는 서비스 제공하고 있다. 또한 M1 Finance는 소수점 거래가 포트폴리오 투자에 활용될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 관리 플랫폼 및 자동거래 툴을 함께 제공하고 있다. 
 
당국은 소수 단위 거래를 통해 투자자들이 소액으로 고가 우량주에 분산투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10종목을 동일한 비중으로 투자할 경우 S&P500은 약 10만달러가, 코스피200은 약 3000만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0.01주 단위로 거래가 가능할 경우 각각 1000달러, 30만원으로도 가능하다.
 
나아가 다양하고 혁신적인 금융서비스 제공을 위한 재료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1주 단위가 아닌 금액 단위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가령 미국의 증권 중개업체 스태시(Stash)는 자사 카드를 쓰는 사용자들에게 결제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대신 해당 가맹점의 주식을 제공하는 '스톡백(stock-back)'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1주 단위 거래로는 불가능한 서비스다. 현재 카카오페이가 유사한 '알 모으기'로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결제 후 받은 포인트를 펀드에 자동 투자하는 서비스인데, 추후 소수 단위 거래가 허용되면 바로 주식에 투자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포인트뿐 아니라 결제 후 남은 남은 잔돈을 바로 주식에 투자하는 방식도 가능해진다. 이미 거스름돈을 자동으로 투자하는 서비스는 국내외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미 해외주식 소수 단위거래를 하고 있는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처럼 다양한 상품권과 기프트콘을 판매할 수도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편의점에서 주식 상품권을 파는 등 상품권 및 기프트콘을 활용한 금액단위 투자가 활성화돼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소수 단위 주식 거래가 허용되면 관련 상품권을 판매하거나 적립된 포인트로 주식을 살 수 있게 하는 게 가능해져 이미 해외에서는 다양한 서비스가 시도되고 있다"며 "이처럼 범용성을 갖고 있다는 게 소수단위 거래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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