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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수익 기여도 높이려면…"준공적연금화가 답"

16일 '퇴직연금 개혁 무엇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온라인 토론회 개최

2021-09-16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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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퇴직연금을 준공적연금화해 노후소득 보장률을 높여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준공적연금화란 사적 책임원리로 운영되는 퇴직연금의 공공성을 강화해 노후 안전망의 위기에 대응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16일 안호영·김은경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열린 '퇴직연금 개혁 무엇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온라인 토론회에서는 각계 전문가들이 모여 퇴직연금의 준공적연금화에 대한 다양한 방안과 비판적 논의가 이뤄졌다. △가입률 제고 △수익률 제고 △연금화 방안을 중심으로 토론이 진행됐다.
 
이날 발제를 맡은 양재진 연세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연금 역할을 못하고 있는 퇴직연금을 준공적연금화하면 추가 부담 없이 노후소득보장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며 "퇴직연금이 준공적연금이 된다면 중간층 이상 근로자의 노후소득 보장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준공적연금화란 일시적 퇴직금이 아닌 연금 형태로의 전환을 의무화해 노후 소득 보장성을 크게 개선시키자는 의미다. 양 교수는 "한국의 퇴직연금이 이름만 '연금'일 뿐 사외적립식 퇴직금처럼 이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9년 기준 퇴직연금 수령액의 73.7%가, 계좌 중 97.3%가 연금이 아닌 일시급 형태로 퇴직 급여를 수령하고 있다.
 
또한 그는 퇴직연금의 수익률은 낮고 수수료는 높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5년간 연평균 수익률이 1.76%, 10년간 연평균 수익률이 2.81%에 불과하다"며 "국민연금의 5년간 연평균 수익률이 5.18%인데 이에 그케 못미친다"고 했다. 
 
퇴직연금은 대부분의 가입자가 원리금 보장형 상품을 선택해 위험자산과 대체투자에까지 고루 투자하는 국민연금과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그는 실적 배당형 상품조차도 5년 연평균 수익률이 2.15%로 낮다고 지적했다.
 
사적연금을 준공적연금화한 대표적인 해외 사례로는 네덜란드와 덴마크, 스위스 등이 꼽힌다. 양 교수는 "서구에서 기업연금은 생산성이 떨어진 고령 근로자의 은퇴를 유도하고 우수한 노동력을 유치하는 수단, 그리고 노동운동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 차원에서 기업이 자발적으로 혹은 노사간 타협을 통해 도입 발전됐다"고 했다.
 
이에 퇴직연금을 제2의 국민연금처럼 준공적연금화해 민간 자산운용사에게 맡기고, 디폴트옵션을 통해 수익률을 제고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퇴직금의 일부를 공적관리의 퇴직연금으로 강제 전환해 별도의 조직에 맡기는 것이다. 
 
양 교수는 "스웨덴처럼 제2국민연금기금의 자산관리는 개별 가입자가 원하는 민간 운용사에게 맡기고, 가입자가 선택하지 않는 경우 제2국민연금공단이 자산관리를 담당(소위 디폴트옵션)한다"며 "디폴트 옵션의 규모가 커진다면 자산관리 수수료 또한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 밖에도 그는 퇴직연금을 아예 국민연금으로 흡수시키는 '퇴직연금전환금제' 방안과 민간 퇴직연금의 의무와 및 연금화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토론에 참여한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결국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높이도록 운용의 측면에서 곰니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민연금의 수익률이 연 6%대로 높은 이유는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자금을 위험자산과 대체투자, 해외투자, 국내주식 등에 잘 배분해놓고 투자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방안으로 그는 "1차적으로 지배구조를 바꾸고, 디폴트옵션을 도입해 운용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기금형 제도로 전환해 운용수익률 결정의 90% 이상을 좌우하는 전략적 자산배분을 체계적으로 수행할 기금운용회를 구성하고, 오로지 투자의 관점에서 투자의사결정을 수행하도록 제도화하는 방안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기금형을 도입해도 확정기여형(DC)의 경우 운용지배구조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며 "디폴트옵션 도입을 통해 DC형 연금의 운용결정권을 당사자에서 전문가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다만 그는 제2의 국민연금화에 대해 "국민연금공단에 국민연금기금과 별개로 DC형 퇴직연금을 이전하는 건 비용 면에서 유리하지 않고, 소매펀드 시장 경험이 없는 조직이 퇴직연금 관리와 운용에 전문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는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진행했으며 송원근 경상국립대학교 교수, 김형탁 노동공제연합 풀빵 운영위원, 김동현 고용노동부 퇴직연금복지과장 등도 참여했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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