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유승호

peter@etomato.com

산업2부 유승호입니다. 깊이있는 뉴스를 전달하겠습니다.
(기자의눈)신속한 세대교체 필요성

2021-09-17 06:00

조회수 : 1,567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남양유업 사태는 고령 오너의 흐려진 판단력에서 나온 것이다. 세대교체가 필요함에도 부모가 자식을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에 벌어진 상황이다.”
 
최근에 만난 한 취재원은 남양유업이 벌인 일련의 사태를 바라보며 이 같이 평가했다. 세대교체가 적절한 시점에서 이뤄지지 못해 발생한 문제라는 것이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고령으로 판단력이 흐려진 상태인데 홍 회장이 자식들을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에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고 자신이 쥐고 있었을 것이란 게 그의 분석이다.
 
그의 분석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 건 남양유업이 3세 경영을 위한 행보가 늦다는 지적이 그간 업계에서 꾸준히 제기돼왔기 때문이다. 홍원식 회장은 현재 72세다. 1990년부터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으니 30년 이상 경영 일선에 있던 만큼 승계 작업을 진행해도 무리가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남양유업의 지분구조를 보면 얘기가 다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총수 일가가 가진 남양유업 지분은 53.08%다. 홍 회장을 비롯해 부인, 동생, 손자가 가지고 있다. 홍 회장의 장남인 홍진석 상무와 차남 홍범석 본부장이 가진 지분은 없다. 보수적인 경영 기조에 맞춰 장자승계가 원칙이겠으나 장·차남 둘 다 보유 지분이 없는 만큼 승계 구도는 명확하지 않다.
 
오너가 고령으로 판단력이 흐려진 상태에서 세대교체가 늦어지면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어렵다. 롯데 사례가 대표적이다. 2013년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은 11개의 계열사 등기이사로 근무하며 경영권을 쥐고 있었다. 당시 신 명예회장의 나이는 92세였다. 고령임에도 후계 구도를 명확히 정해주지 않은 가운데 건강이 악화되면서 결국 장남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과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간 경영권 다툼, 이른바 형제의 난이 일어났다. 형제 간 경영권 다툼으로 시간과 에너지를 쏟은 탓에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쇼핑으로 전환하는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가운데 최근 흥미로운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CXO연구소가 국내 주요 200대 그룹을 포함해 주요 중견·중소기업의 오너가 임원들을 조사한 결과 1970년 이후 출생한 오너가 중 임원 타이틀을 보유한 사람은 220명으로 집계됐다. 국내 재계에서 세대교체 시계가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모바일, 인터넷, 클라우드, AI 등 기술 발달에 따른 디지털 전환으로 시장 전 영역이 급변하고 있다. 게다가 플랫폼 기업들이 분리된 영역을 하나로 융합하면서 시장 간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고 있다. 경영승계 작업이 빨라지고 젊은 오너가들이 경영 전면에 배치되는 건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함일 것이다. 10명 중 3명이 1980년 이후에 태어난 MZ세대 오너 임원이라는 한국CXO연구소의 조사 결과가 이를 말해준다.
 
유승호 산업2부 기자
  • 유승호

산업2부 유승호입니다. 깊이있는 뉴스를 전달하겠습니다.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