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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선

2013년 위례신도시 개발 ‘대장동 의혹 판박이’ 의혹

‘위례신도시 개발사업’, 민간에 155억 배당

2021-10-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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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검찰이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을 넘어 2013년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으로 수사 범위를 확대하는 가운데 당시 사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사업 모두 민관 합동 방식으로 진행한 과정 등이 상당 부분 닮았으며 참여 주주들도 서로 연결된 정황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에서도 공모 마감 하루 만에 사업자가 선정되고, 선정된 위례자산관리는 화천대유처럼 자산관리회사(AMC)로서 이 사업에 참여했다. 이 때문에 2013년 위례 개발 사업은 2015년 대장동 사업의 ‘사전 실험용’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2016년 말 기준 푸른위례프로젝트 주주내역. 출처/금감원 전자공시
   
위례자산관리는 ‘화천대유’가 ‘성남의뜰’ 주주인 것처럼 위례신도시 개발사업을 시행한 PFV ‘푸른위례프로젝트’의 지분 13.5%를 가진 주주다. 화천대유처럼 2013년 신생 자산관리회사(AMC)로서 위례신도시 개발사업에 참여했다. 
 
이 사업은 위례신도시 A2-8블록 6만 4713㎡에 공동주택 1137가구를 공급한 사업으로 2013년 말 푸른위례프로젝트가 시행해 2016년 마무리됐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사업을 시작하던 때 위례자산관리(2013년 11월 설립)는 호반건설의 손자회사였다. 2013년 대표이사를 맡았던 김모씨는 한국토지공사 사장 출신 호반건설 고문이었다. 위례신도시 A2-8블록에는 '위례호반베르디움'이 들어섰다.
 
2014년 성남시의회 회의록 내용을 종합해보면, 시공사인 호반건설이 위례 개발 사업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인다. 추후 성남도시공사가 대장동 개발 사업 컨소시엄 구성 단계에서 건설사를 배제한 이유로 풀이된다.
 
지난달 이재명 캠프 측은 ‘대장동 개발사업 Q&A’ 해명 자료에서 대장동 개발 사업 컨소시엄 구성 시 건설사를 배제한 이유에 대해 “건설회사가 사업시행자인 PFV(성남의뜰)에 지분 참여를 하게 되면 사업시행자와 시공사 사이에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배제된 것”이라고 밝혔다.
 
성남도시공사는 위례신도시 개발사업에서의 시행착오를 겪은 후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이익을 보다 더 극대화 했다. 성남시의회 회의록을 보면 이런 대목을 일부 알 수 있다. 2014년 9월 성남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 회의록에서 당시 권락용 성남시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호반이라는 회사와 우리(성남시)가 정산하게 되느냐”고 묻자 성남도시공사 측은 “예. SPC(푸른위례프로젝트)하고 하게 된다”고 답변했다.
 
권 의원이 “우리가 그 이익에 대해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전문가 있느냐”고 질의하자 성남도공 측은 “그래서 재무전문가를 저희들이 영입하려고 하고, 그게 제일 우려돼서 통제수단 차원에서 저희 회사 직원이 그 SPC 대표이사로 있다”고 설명했다.
 
2017년 8월 회의록에서는 성남도시개발공사 측이 “2017년 손익 현황에서 영업외수익 152억원 중 제일 큰 게 위례개발 사업 관련 배당이익 148억원”이라고 말했다. 이에 유중진 성남시의원(더불어민주당)이 “그러면 위례는 호반베르디움과 같이 사업한 것 중에서 발생된 수익이냐”고 묻자 성남도공 측은 “맞다”고 답했다.

전자공시를 보면, 실제 호반건설 자회사 티에스주택은 위례자산관리 보유로 매년 수익을 가져갔는데 2017년 말에는 26억7000만원 규모의 지분법 손익이 반영됐다.

2013년 위례 개발사업 때처럼 호반건설과 같은 건설사가 아닌, 2년 뒤 대장동 개발사업에서는 사업에 직접 뛰어들 수 없는 하나은행과 같은 금융회사 주관 컨소시엄들의 사업계획서를 받은 배경이다.
 
2016년 말 기준 ‘푸른위례프로젝트’ 주주 구성을 살펴보면 위례자산관리(13.5%)를 비롯해 △성남도시공사 5% △부국증권 19.4% △미래에셋 2.5% △메리츠 △IBK투자 △유진투자 △SK증권 등이 각 14.9% 등의 지분율로 참여했다.
 
다만, 배당 구조는 ‘성남의뜰’과 반대다. 여기서는 성남도시공사가 보통주 주주로 참여했는데 5% 지분율로 총 306억원의 배당 중 150억7500만원(49%)을 가져갔다. 보통주(10만주)에 대해 액면 금액의 6000%가 넘는 30만1500원씩 총 306억원이 배당됐기 때문이다.
 
반면 우선주 90만주(1종 우선주 65만주, 2종 우선주 25만주)에 대해서는 액면 금액의 10%인 500원씩 총 4억5000만원이 배당됐다. 1종 우선주는 의결권이 있으며, 2종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다. 성남도시공사를 제외한 증권사 등 다른 주주들은 대부분 우선주로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성남도시공사를 제외한 나머지 배당금 155억원2500만원(보통주 배당 150억7500만원+우선주 배당 4억5000만원)은 민간으로 흘러갔는데 정확히 어디로 들어갔는지 확인되지 않는다. 위례자산관리는 배당금 외에도 2014년 26억원, 2015년 18억원, 2016년 18억원 등 3년간 위탁수수료를 받아갔다. 
 
위례자산관리 법인등기부등본

푸른위례프로젝트 주주로 나오는 증권사들은 특정금전신탁 형태로 투자됐다. 화천대유의 자회사인 천화동인 1~7호가 SK증권을 통해 특정금전신탁 형태로 투자금을 출자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위례자산관리회사의 자회사인 위례투자1·2호, 위례파트너3호, 에이치위례피엠 등이 증권사들을 통한 실질적 투자자로 거론된다.

법인등기부등본을 보면 위례투자1·2호, 위례파트너3호, 에이치위례피엠은 위례자산관리와 같은 주소지에 있다. 이들 법인은 천화동인 실소유주들과도 관계가 있다.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의 부인 정모씨는 위례자산관리와 위례투자2호, 에이치위례피엠 사내이사를 지내다 2013년 12월, 2014년 8월 사임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정영학 회계사의 부인 김모씨는 위례투자1·2호, 에이치위례피엠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다.
 
또한 위례자산관리 대주주 정모씨와 정영학 회계사는 2009년 12월 설립한 판교AMC 공동 대표였다. 두 사람은 2013년 12월부터 공동대표를 하다 2015년 9월 정 회계사가 먼저 사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판교AMC 법인등기부등본
 
정씨는 남 변호사가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 천화동인 4호를 통해 재산을 현금화하는데 도움을 주고 대장동 개발사업 사건의 핵심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3억원 가량의 뇌물을 준 것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그러나 유 전 본부장 측은 “뇌물을 받은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법원 등에 따르면 정씨는 유 전 본부장에게 3억원의 뇌물을 제공한 대가로 이를 공개하겠다고 협박하며 150억원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계사에게서 120억원을 받았으나 나머지 30억원을 더 받기 위해 천화동인5호를 상대로 지난 7월 민사소송을 냈다.
 
검찰은 정씨의 소재를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천화동인 멤버들 간 갈등의 발단에 있는 인물로 검찰은 정 회계사의 녹취록을 기반해 정씨를 소환 조사함으로써 자금 흐름 등을 규명해야 한다.
 
위례신도시 호반베르디움 조감도. 사진/호반건설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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