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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열

’방역패스’ 잇단 제동…법조계 “기본권 침해 심각”

서울·경기 이어 인천·부산·대전서도 방역패스 효력 일부 정지

2022-02-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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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정부의 방역패스 조치에 법원이 잇달아 제동을 걸고 있는 가운데, 법조계에서는 방역패스 실효성이 약해진 데 따른 자연스러운 판결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방역패스가 사실상 무용지물이 된 데다 국민 기본권을 지나치게 침해한다는 것이다.
 
지난 20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푸드코트에 방역패스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1일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정부의 방역패스로 인해 국민 기본권 침해는 상당한 반면 방역패스를 해야만 코로나19 예방이 된다고 볼 수 없고 방역패스가 얼마만큼의 효과가 있는지도 입증이 어렵거나 방역패스의 과학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비판도 많다”며 “최근 법원에서 내놓는 판결과 의견이 같다”고 말했다. 
 
장영수 고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방역패스의 공익효과와 기본권 보호 중 어느 것의 편익이 더 큰지 볼 때, 코로나 사태 초기에는 기본권을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이 있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달라졌다”며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전염성은 강하지만 치명률은 떨어지면서 과도한 방역이 문제가 아니냐는 견해가 많아졌다”고 했다.
 
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도 “방역패스를 위한 본인확인 정보에는 개인정보가 포함돼 있다”며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치사율이 개인정보 보호를 제한할 만큼 심각하게 높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 역시 방역패스가 국민의 법적 권리를 과하게 침해한다고 본 것이다. 
 
이처럼 법조계는 각 지방법원의 방역패스 관련 판결에 긍정하는 의견을 내놨다. 최근 전국 곳곳에서는 정부의 방역패스 조치를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이 제기되고 법원 역시 이를 받아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8일에는 대전지법이 학생 등 96명이 대전시장을 상대로 낸 청소년 방역패스 적용대상 확대 등 고시처분 취소 집행정치 신청 사건에서 일부 인용을 결정했다. 재판부는 “코로나19 감염 중증화율이 현저히 낮고 사망 사례가 없는 12~18세 청소년을 방역패스 적용대상으로 삼는 것은 합리적 근거가 있는 제한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결했다.
 
같은 날 인천과 부산 등의 지법도 청소년 방역패스 효력 확대를 금지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판결했다. 경기도에서는 전시회와 박람회 관람객에게 적용된 방역패스가 부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지난달에는 서울에서도 법원 결정에 따라 일부 시설의 방역패스 효력이 중단됐다. 서울시는 3000㎡ 이상 상점과 마트, 백화점, 12~18세 청소년 17종 시설에서도 방역패스를 적용하려 했으나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법조계는 오미크론 확산 이후 방역패스의 실효성이 높지 않을 뿐 아니라 방역패스로 인한 자기결정권 침해 등도 심각하다고 보고 있다. 방역패스는 백신 접종을 사실상 강제하기 때문에 백신을 맞지 않으려는 이들의 신체에 관한 자기결정권 행사가 저해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마트나 학원 등 장소에 따라서는 학습권 침해, 소비자의 선택권 침해 등도 뒤따른다고 지적했다. 
 
이런 탓에 방역패스의 근거법인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예방법)’과 중앙방역대책본부 지침에 따른 지방자치단체 방역패스 고시 등은 헌법재판소에서 법적 정당성 여부를 판단받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고3 학생 양대림군 등이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한 것이 시작이다.
 
김 교수는 “방역패스는 사실 위헌 소지가 많은 제도”라며 “이런 면에서 본다면 최근 법원의 방역패스 제동은 타당하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패소한 방역패스 관련 소송에서 항소하는 등 상급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A씨 등 5명이 질병관리청장과 보건복지부장관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 사건에서 법원이 학원, 독서실, 스터디카페 등을 방역패스 의무적용 시설로 포함시킨 부분에 관해 효력을 정지한다고 결정했는데 보건복지부가 이에 불복했다. 
 
이외에도 B씨가 대한민국 등을 상대로 방역패스 행정처분을 취소해달라고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은 아직 기일이 잡히지 않았다.
 
아직 남아있는 행정소송과 상급심에서도 이전 판결과 유사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법조계 전반적으로 방역패스로 인한 기본권 침해가 심각하다는 평가가 자리잡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의 방역지침도 오미크론 대응 체계로 전환한 이후에는 동선추적을 시행하지 않는 등 비교적 완화되고 있다. 이에 법원이 방역패스를 유지하려는 정부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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