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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개입 꺼리는 미국·나토…홀로 남겨진 우크라이나

‘핵심 돈줄’ 에너지 부문 제재서 빠져…미국 내 여론·핵전쟁 비화 고려

2022-02-25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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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이 키예프 턱밑까지 진군한 가운데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경제·금융 제재만 언급하며 직접 파병은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대러 제재의 핵심으로 꼽혔던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 퇴출 조처가 보류된 데다 러시아의 돈줄인 석유·가스 등 에너지 부문 제재도 빠져 대러 압박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24일(현지 시간) 백악관 대국민 연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침략자'라고 규정하면서 러시아의 4개 주요 은행 제재와 함께 반도체 등 하이테크 제품의 러시아 수출 금지 등을 골자로 한 제재 방안을 발표했다.
 
다만 독일, 이탈리아 등의 반대 등으로 러시아 경제에 가장 큰 타격이 될 SWIFT 배제안이 포함되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SWIFT와 관련해 "현시점에서 유럽국가 일부가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 세계 주요 은행과 금융회사 1만 1000여곳이 이용 중인 SWIFT에서 배제되면 국제금융망에서 러시아를 퇴출하는 효과가 있지만, 러시아와 거래하는 서방 기업들의 직접적인 피해가 불가피하다. 
 
석유·가스 등 에너지 부문 제재도 빠졌다. 미 CNN 방송은 "가장 효과적인 수단은 서방에 대한 러시아산 석유와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시키는 것이지만, 고유가와 고물가가 이미 정치적 피해를 주고 있는 만큼 서방 지도자들이 러시아에 대해 내밀 제재 수단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24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폭격을 피해 지하철로 피신한 시민들이 새우잠을 자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과 서방의 제재가 러시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과 나토는 군사적으로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차 분명히 하며 군사 개입을 극도로 꺼리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군이 우크라이나 영토에 들어가 러시아군과 충돌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내에는 나토 병력이 없으며, 병력을 보낼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 침공으로 우크라이나가 '홀로 남겨졌다'라면서 서방국들의 파병과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에 대해 서운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는 홀로 남겨져 나라를 지키고 있다. 누가 우리와 함께 러시아와 맞서 싸울 준비가 되었는가. 솔직히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미국과 서방이 군사 개입에 선을 긋는 이유는 우크라이나가 나토 회원국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기저에는 세계 12위 규모의 경제대국인 러시아와 거래하는 유럽 회원국들의 이해관계를 비롯해 미국 내에서도 파병에 대한 거센 반대 여론이 있다. 로이터통신-입소스가 22~23일 시행한 공동 여론조사에서 62%가 우크라이나 파병에 반대했으며, 절반 이상이 공습에 반대했다. 또, 군사 개입으로 3차 세계대전이나 핵전쟁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이번 전쟁을 계기로 바이든 대통령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서게 됐다. 러시아가 침공을 강행한 데에 그의 실책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으나, 동맹국들과 분열 없이 단일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는 점을 성과로 꼽고 있는 의견도 있다. 이 때문에 앞으로 우크라이나 사태를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이냐에 따라 오는 11월 중간선거 결과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에 대해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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