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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열

(영상)“결혼 한달 만에 가출한 베트남 아내…혼인 무효 사유 아냐”

약속과 다른 결혼 생활…집안일 떠맡고 생활비 부족

2022-03-0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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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외국 국적의 아내가 결혼한 지 한달 만에 가출했더라도 남편과의 애정이나 신뢰가 없었다면 이를 혼인 무효의 사유로 단정할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제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한국 국적의 남편 A씨가 베트남 국적 아내 B씨를 상대로 낸 혼인무효 확인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의 손을 들어준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창원지법으로 되돌려 보냈다고 5일 밝혔다.
 
대법원은 “베트남 국적의 여성인 피고 B씨가 한국에 입국한 다음 단기간 내에 집을 나갔다는 사정만으로 혼입 합의를 부정할 수는 없다”며 “B씨가 진정한 혼인의사를 가지고 결혼해 입국했더라도 상호 애정과 신뢰가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 언어 장벽이나 문화적 부적응, 결혼을 결심할 당시 기대했던 한국 생활과 실제 현실 사이의 괴리감 등으로 단기간에 혼인관계의 지속을 포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법원에 따르면, B씨는 지난 2017년 11월12일 한국에 입국해 A씨와 함께 생활했다. B씨는 A씨가 결혼을 하면 경제적으로나 심적으로 어려움을 주지 않고 행복한 삶을 살게 해주겠다고 약속해 결혼을 결심했다. 
 
B씨는 입국한 직후부터 A씨의 부모, 형과 함께 살았다. B씨는 집안일을 도맡아 했고 생활비도 부족해 A씨와의 사이에 갈등이 생겼다. 한달 뒤인 12월13일 B씨는 끝내 가출했다.
 
이에 A씨는 창원지법 밀양지원에 B씨를 상대로 혼인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원고 승소 판결했다. B씨는 이에 불복했지만 2심은 항소를 기각했다. 
 
그러나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상대방 배우자가 혼인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했다거나 혼인관계 종료를 의도하는 언행을 했다는 사정만으로 혼인신고 당시에 혼인 의사가 없었다고 단정할 것은 아니다”라고 짚었다.
 
또 “대한민국 국민이 베트남 배우자와 혼인을 하기 위해서는 양국 법령에 정해진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하고 언어 장벽이나 문화, 관습의 차이 등 혼인생활의 양상이 다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사정도 감안해 당사자 사이에 혼인 합의가 없는지 여부를 세심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대법원은 외국인 배우자가 결혼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가출을 했더라도, 이 같은 사정만으로 혼인 무효를 인정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앞선 법리에 따른 후속판례다. 이처럼 유사한 판결이 재차 나오면서, 외국인 배우자를 상대로 한 혼인 무효의 법적 기준이 보다 엄격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법원 청사 외경. 사진=대법원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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