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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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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에 도움이 되는 건강한 기사를 작성하겠습니다
"꿀벌이 없어졌어"

2022-05-11 18:38

조회수 : 3,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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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햇빛도 없는 어느 날 오후 느지막이 한가로운 이천 도자기 마을을 걷고 있었습니다. 청명한 하늘과 한적한 거리가 맘에 들었는지 옆에 같이 걷던 아이도 깔깔 웃으며, 신나게 걷고 있었죠. 도자기 가게를 구경하며, 길가에 쭉 늘어선 플리마켓 행사를 구경하며 걷고 또 걸었습니다. 길거리는 개미 한 마리도 없을 만큼 깨끗했고, 하늘도 오랜만에 청명했습니다. 길을 걷던 아이가 솜사탕 가게 앞에 멈춰 섰습니다. 고양이 눈을 하며 솜사탕을 사달라고 조르기 시작했죠. 오리모양 솜사탕을 고른 아이는 신이 나서 솜사탕 만들어지는 것을 뚫어져라 보고 있었습니다. 
 
아저씨는 설탕 한 숟가락을 넣고 막대를 돌리며 동그란 솜사탕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노란 솜사탕 몸통에 파란색 솜사탕으로 귀를 만들고, 붉은색 솜사탕으로 입을 만들었죠. 달콤한 냄새가 주위에 퍼지면서 지나가던 아이들, 어른들도 솜사탕을 사기 위해 모여들었습니다. 달콤한 솜사탕 냄새가 주변에 퍼졌기 때문이죠. 그런데 문득 솜사탕 가게 옆에 앉아있던 아저씨가 "꿀벌이 진짜 없네"라고 말씀하시네요. 솜사탕 가게 아저씨는 "이렇게 만들고 있으면 못 만들었어. 근데 한마리도 없어"라고 맞장구 쳤습니다. 생각해 보니 비단 솜사탕 앞에서만 꿀벌이 없었던 게 아니었습니다. 꽃 주변에서도 꿀벌 찾기가 힘들어졌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실제로 남쪽 끝 제주도부터 경상도, 충청도, 강원도에 이르기까지 전국에서 꿀벌이 줄어들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양봉농가의 18% 정도가 줄어든 꿀벌 개체수로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합니다. 이상기후와 지난해 발생한 해충 등이 겹치면서 꿀벌 집단 실종 사태가 벌어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미국에서도, 유럽에서도 꿀벌 개체수는 줄어들고 있습니다. 일찍이 천재 과학자인 아인슈타인은 "꿀벌이 사라지만 인류는 4년 안에 사라질 것이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꿀벌이 없으면 식물 서식지가 바뀌고 벌을 먹는 새도 사라져 먹이사슬까지 붕괴될 수 있습니다. 
 
꿀벌 피할 일 없이 솜사탕을 들고 신나하는 아이 얼굴을 보면서 이 아이가 앞으로 살아갈 세상이 지구온난화로 환경오염으로 각박해지지 않도록 엄마로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른들이 만들어온 문명이 언젠가 아이의 웃음까지 앗아가지 않도록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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