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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현

htengilsh@etomato.com

전진만 염두에 두려합니다
병행수입으로 보는 러시아-한국 관계

2022-08-24 16:38

조회수 :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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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newstomato.com/ReadNews.aspx?no=1142693

위 인터뷰 기사에 나온 김학기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러-우크라이나 침공과 NATO 정상회의 참석 이후 경제안보영향' 세미나에서 병행수입에 대한 타임라인을 정리한 바 있습니다.

병행수입이라는 건 브랜드 소유자의 허가 없이 수입하는 행위를 일컫습니다. 제재 때문에 소위 '야매'로 수입하게 된 겁니다.

3월 30일 : 러시아 병행수입 허용. 경제 제재 속 소비재 부족 대응책
4월 7일 : 러시아 총리, 상품 수업을 위한 녹색 회랑 형성, 부품 수입 절차 간소화 및 가속화
4월 23일 : 러시아 산업통상부, 삼성전차 및 현대자동차 등 병행수입 대상 200개 브랜드, 50개 제품 그룹 목록 발표
5월 6일 : 러시아 산업통상부, 병행수입품 96개 목록 발표. 현대자동차, 삼성 제품 포함. 이날부터 시행
5월 17일 : 유럽기업연합회, 러시아 병행수입 장기적 합법화 반대
6월 17일 : 병행수입 삼성 스마트폰 약 5만대, 러시아에서 사용 불가
6월 21일 : 러시아 의회, 병행 수입 합법화 채택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나름 특기할만한 점이 있어보였습니다. 일단 김 연구위원의 인터뷰 발언에 따르면 러시아는 병행수입 목록을 2개월마다 한번씩 발표해오고 있다고 합니다. 병행수입할만큼 그 물품이 절실한지, 그 물건을 생산하는 기업이 러시아와 같이 갈수 있는 업체인지 등을 꾸준히 체크했다는 뜻으로 봐야 할 겁니다. 여기서 러시아가 우호적으로 여기는 기업이 어디인지가 드러난다는 거죠.

그 다음으로는 병행수입 시장이 활성화된다고 까지는 볼 수 없을 것이라고 합니다. '야매'로 하다보니 가격이 좀 싸더라도 서비스 등이 보장이 안된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병행수입을 주구장창 고수할만큼 러시아 상황이 계속 심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합니다. 올 12월 말이나 올해 말에 병행수입을 폐지할수도 있다고 하네요. 그 이야기는 어쩔 수 없이 밀수처럼 진행해온 거래가 일정 부분 정상으로 돌아간다는 이야기입니다.

병행수입에 대해 김 연구위원에게 질의했을 때 많이 궁금했습니다. 이 답도 없어보이는 제재 국면에서 한국 기업은 운신의 폭이 있는가. 병행수입을 보아하니 그럴 수 있을 거 같은데?
 
2018년 5월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경기장에서 열린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공식차량 전달식에서 오익균 현대차 러시아 법인장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 제공, 뉴시스 사진)

김 위원이 답변에서 운신의 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비우호국인 한국에서 개별 기업이 러시아 정부의 우호적인 시선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짚고 넘어간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봅니다.

결국 정부나 기업이 앞으로 정책과 비즈니스 활동을 전개할 때 어떤 쪽으로든 극단적인 행보를 하기보다 유연하게 행동할 필요성을 보여준다는 생각이 듭니다.





 
  • 신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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