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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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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
고배당 금융주, 실적 감소에 배당 축소 예상돼

변동성 큰 증권주보단 안정성 높은 은행주

2022-09-05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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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주가 낮고 실적 좋고 배당정책 또한 우호적이어서 배당만 본다면 최고의 투자 대상이다. 하지만 은행, 보험, 증권 모두 각각의 고민거리를 안고 있어 심리적인 부담은 안고 가야 한다.
 
우선 은행은 정부의 견제를 강하게 받고 있다는 점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금리가 빠르게 상승하자 금융당국은 은행들의 예대마진을 콕 찍어 견제구를 던졌다. 평균 예금과 대출의 금리차를 공시하도록 한 것. 당국의 눈초리를 피해야 하는 은행들은 대출금리를 내릴 수밖에 없었다. 
 
은행들이 기준금리 상승을 여신금리엔 빨리 반영해 인상하고 수신금리는 천천히 올리는 식으로 손쉽게 돈을 번다는 당국의 지적은 틀린 말이 아니지만, 은행과 주주들 입장에서는 예대마진 감소로 수익성이 훼손되는 달갑지 않은 일이다.    
 
또한 금리 상승으로 한계상황에 몰리는 가계와 기업이 증가할 경우 은행이 떠안아야 하는 부실도 확대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은행은 이에 대비해 충당금을 쌓고 있다. 
 
이에 은행업을 주력으로 하는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 우리금융 등 4대 은행그룹 중에서 우리금융을 제외한 나머지 4개 지주사는 2분기에 1분기보다 감소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이들의 실적이 역대급이 될 것이란 전망엔 변함이 없다. 오히려 당국의 눈치를 보느라 충당금을 너무 많이 쌓을까 우려될 정도다. 
 
은행과 금융지주사들이 배당을 줄일까 염려할 필요는 없지만 정부가 은행들에게 배당을 많이 하지 말 것을 주문한 게 걸림돌이다. 이익이 늘어도 배당을 늘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일단 지난해 결산 배당금에 기준해서 투자전략을 세우는 것이 좋겠다. 은행과 금융지주들이 작년과 동일한 금액을 배당하더라도 현재 주가 대비 배당수익률이 8%를 넘는 곳이 4종목이나 된다. 제주은행을 제외한 전 종목이 고배당주다. 
 
다만 시중은행 지주사들이 분기배당 혹은 중간배당을 시행하고 있어 이미 상반기 배당금은 지급했다. JB금융지주도 올해부터 중간배당을 시작했다. 이를 제외한 올해 연말 배당금만 생각한다면 결산배당만 하고 있는 기업은행, DGB금융지주, BNK금융지주의 배당투자 매력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은행에 비하면 보험주는 고배당주와 아닌 종목으로 극명하게 갈린다. 배당을 잘 하는 기업은 상당한 수준의 배당금을 장기간 지급하고 있다. 반면 배당할 형편이 안 되는 보험사도 적지 않아 반드시 실적과 배당 추이를 살펴봐야 한다. 
 
지난해 배당수익률은 동양생명이 월등하게 높았다. 현재가 기준으로 하면 두자릿수 배당수익률이 산출된다. 하지만 작년 실적이 워낙 좋았고 올해는 그만큼 기대하기는 어려워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 
 
배당 레코드를 참고할 경우 삼성화재와 코리안리가 돋보인다. 삼성화재의 경우 보통주 대신 주가가 싼 우선주를 택한다면 현재가 대비 7.5%가 넘는 배당수익률이 나온다. 코리안리 역시 우량 배당주 중 하나다. 
 
하지만 손해보험사들의 경우 지난 8월 수도권과 중부지방에 몰아닥친 호우로 인한 손실을 감안해야 한다. 침수차 등 보험사들이 지불해야 할 보험금이 상당해 3분기 실적이 급감할 우려가 있다. 종목 선별 과정에서 실적 감소로 인한 배당금 감액 가능성을 반영해야 한다.  
 
한 가지 보험주가 배당투자용으로 좋은 점은 중간배당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연말 결산에서 한 번에 몰아준다면 중간배당을 하는 웬만한 은행주보다는 나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증권주는 지난해와 똑같은 금액을 배당할 경우 두 자릿수 배당수익률이 나올 종목이 있을 정도로 핫한 배당주들이 포진하고 있다. 증권업 평균 배당수익률도 높은 편이다. 하지만 올해는 작년 같지 않을 전망이다. 
 
2021년 배당금에 기준할 경우 10%의 배당수익률이 산출되는 DB금융투자를 보자. 지난해는 1주당 2763원을 벌어 500원을 배당했다. 전년보다 배당을 크게 늘렸지만 순이익의 5분의 1도 안 되는 금액이어서 부담이 크지 않았을 것이다.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상반기 실적이 급감했다. 2분기엔 영업적자까지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 962억원에서 215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삼성증권도 비슷하다. 작년처럼 배당한다면 역시 11%가 넘는 엄청난 배당수익률을 올릴 수 있겠지만, 상반기 실적 감소폭을 보면 배당 감액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배당금을 2배 이상 증액하면서 한껏 힘을 줬던 한국금융지주 또한 작년의 반토막에 가까운 역성장이 예상된다. 어쩔 수 없이 증권주들의 배당잔치는 지난 한 해로 만족해야 할 것 같다. 
 
물론 절대 배당금 수준이 높기 때문에 배당을 줄인다고 해도 5% 넘는 고배당주에 속할 종목들은 많다. 다만 주식시장 침체가 얼마나 지속될 지 알 수 없어 내년 실적도 장담할 수 없다는 게 문제다. 동학개미 열풍이 사라진 것도 있지만 증권사의 효자 노릇을 하던 투자은행(IB) 부문이나 기업공개(IPO) 시장이 힘이 빠진 것도 전망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따라서 금융업종에서 배당 투자 후보를 고른다면 실적 감소로 인한 배당 컷 가능성이 큰 증권주보다는 배당 여력에 여유가 있는 은행주나 보험주 쪽이 마음 편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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