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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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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
주가는 경기침체 한복판에서 반등했다

장단기 금리역전→긴축종료→채권반등→경기침체→주가반등 순

2022-10-03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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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내년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주식시장이 얼어붙었지만, 과거 주가는 경기침체 기간 중에 반등을 시작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개인이 경기침체 시작과 끝을 맞힐 수는 없어 바닥에서 산다는 접근법보다는 일찍 매수해 침체기간을 버티는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 국채 장단기 스프레드는 –0.39%p로 마감했다. 
 
글로벌 금융투자업계가 주요 지표로 주목하는 미국채 장단기 스프레드는 미국채 10년물과 2년물의 금리 차이를 뜻한다. 평소에는 장기채권인 10년물의 금리가 단기물인 2년물보다 높게 형성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경제상황이 나빠지면 기업들이 당장 급한 불을 끄기 위해 높은 이자를 주고 단기자금을 융통하는 경우가 늘어기 때문에 단기금리가 상승하게 된다. 이런 상태가 심화되면 결국 2년물 금리가 10년물보다 높아지는 역전현상이 나타난다. 
 
미국채 장단기 금리가 역전된 후 수개월이 지나 경기침체가 시작된 사례가 빈번해 시장에서는 장단기 금리 역전이 경기침체의 전조현상 중 하나로 여겨진다. 
   
미국채 장단기 금리 역전은 지난 4월1일 하루 반짝 나타났다가 다시 7월5일 두 금리가 같아졌고 바로 다음날 역전됐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3개월 가까이 역전된 채로 유지되고 있으며 9월23일 갭은 –0.51%p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채 10년-2년 스프레드(위), 음영은 경기침체구간. 미국채 장단기 금리 현황(아래) (그래프=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경제데이터(FRED))
 
 
현재 미국채 2년물 금리는 10년물을 넘어 초장기 채권인 30년물(3.71%)마저 넘어선 상태다. 또한 초단기 채권인 3개월물 금리도 3.36%까지 올라 위기감을 키우고 있다. 
 
장단기 금리 역전에 슈퍼파워 강달러 현상이 지속되면서 국내외 금융투자업계는 내년 경기침체 가능성을 높이다 못해 확실시하는 분위기다. CNN비즈니스는 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 리서치업체 네드데이비스 리서치를 인용, 전 세계의 높은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글로벌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98.1%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다만 과거 주가는 경기가 침체구간을 벗어나기 전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6일 ‘침체의 맛’ 보고서에서 미국채 3개월물과 2년물의 금리차를 참고할 것을 권유했다. 초단기(3개월) 금리가 단기(2년) 금리를 웃돌았을 때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이 마무리된 사례가 많았다는 것이다. 경기침체가 다가오면 증시에서는 긴축이 마무리되는 영향으로 채권가격이 먼저 반등하고 뒤이어 주가가 바닥에서 탈출한다고 분석했다. 현재 2년물과 3개월의 스프레드는 0.67%p로 아직은 2년물이 조금 높지만 차이는 좁혀지고 있다. 
 
박 연구원은 미국의 긴축 사이클이 내년 1분기 중에 피크아웃한 후 상반기말쯤 경기침체가 찾아올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채 2년-3개월물 금리 역전 후 긴축 종료, 다음에 경기침체가 시작되는 순서다. 
 
 
<뉴스토마토>가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경제통계 기준에 따른 미국 경기침체 기간과 당시 국내 주가를 분석한 결과도 비슷하다. 코스피는 미국의 경기침체 기간 중에 바닥을 찍고 반등을 시작했다. 
 
다만 코스피 저점이 나타난 시기가 경기침체의 중간쯤인지, 시작과 종료 중 어느 쪽에 더 가까운지는 특정할 수 없었다. 또한 경기침체 시작점의 주가지수보다 종료시점의 지수가 낮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를 종합해서 주식 매수 적기를 가늠한다면 경기침체가 시작된 후에 매수하는 것이 합리적이란 답이 나온다. 
 
문제는 경기침체가 언제부터 시작인지를 알 수 없다는 데 있다. 경기침체와 기간은 사후적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경기와 주가의 바닥을 나중에야 확인할 수 있다. 즉 침체가 왔을 때 싸게 매수하고 싶어도 실제 투자는 경기침체가 왔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의미다. 
 
또한 지금으로서는 경기침체가 얼마나 지속될 지도 예측할 수 없다. 코로나 팬데믹 당시 침체는 2개월로 짧게 끝났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침체는 1년6개월간 지속됐다. 주식시장의 조정폭은 침체 기간에 비례하는 경향이 있다. 침체 기간이 길수록 하락폭도 크다. 
 
따라서 저가 매수를 할 생각이라면 경기침체의 시간을 견딜 각오를 하고 매달 또는 매주 분할매수로 접근하는 것이 방법이란 결론에 이른다. 여기에 한화투자증권이 제시한 미국채 2년물과 3개월물 간의 스프레드를 보조지표로 참고할 만하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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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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