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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도

해외에서 더 주목받는 힙합 크루 바밍타이거

2023-03-21 16:34

조회수 :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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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터너티브 힙합크루 바밍타이거. 사진/바밍타이거
 
이들을 3년 전에 만난 적이 있습니다. 정글북의 모글리처럼 상수역 인근의 이제 막 공사가 끝나가던 한 건물을 헤짚고 들어가니, 그들의 공간이 있었습니다. 얼터너티브 케이팝 크루 바밍타이거(‘호랑이 연고’를 뒤집은 영문명)의 회의실. 
 
우당탕탕. 어슬렁거리며 나타난 이들은 재미난 ‘판’이 열린 것처럼 긴 테이블에 둘러앉았습니다. 몇은 물병 돌리기를 하며 놀고 다른 몇은 창고를 ‘우당탕’ 뒤지더니 살바도르 달리의 실제 작품 조각을 이고 와서 내려놨습니다.
 
"저희보다도 이 작품 좀 잘 나오게 찍어주십쇼. 경계를 허물어온 달리처럼 되고 싶어서요."
 
K팝의 대안이 되고 싶다는 이들 음악은 '얼터너티브 K팝'을 표방합니다. 아이돌 위주의 댄스음악에서 조금 벗어나 힙합 장르를 뼈대로 삼고 있습니다. 특히 세련된 힙합 비트와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캐치한 후렴구는 이들 음악의 특징. 국내에서 먼저 알아보기 전부터 이들은 일찌감치 해외 평단을 달궜습니다. 
 
아시아 여러 문화 요소를 덧댄 기괴한 음악과 영상도 흥미롭습니다. 한국 배달 문화와 인터넷 방송, 홍콩 느와르, 일본과 중국의 무도 문화…. 정체를 분간하기 힘든 이 초국적 세계관에 저 멀리 태평양과 대서양 건너 반응을 보내왔다고.. 심지어는 아이슬란드 '에어웨이브'에서까지 출연 요청이 오기도 했습니다.
 
음악 장르는 K팝과 조금 비켜났지만, K팝에서 빌려온 개념을 차용 ‘바밍타이거 세계관’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세계관의 의미를 조금 독특한 방식으로 구성 중입니다. 믹스테이프부터 ‘I'm Sick’, ‘Armadillo’, ‘Kolo Kolo’ 등 팀 단위 싱글 발매 때마다 카툰(만화)을 그려 공식 소셜미디어(SNS)에 업로드 중입니다.
 
최근에는 그룹 방탄소년단(BTS) RM과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을 함께 즐기거나, 새해 맞이 절 구경도 함께 하고, 함께 협업곡도 만들며 글로벌 팬덤몰이에까지 나서고 있습니다.
 
K팝 아닌듯 K팝 같은 음악. 올해 북미 최대의 음악 축제인 ‘SXSW(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 2023’에서는 인상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여 ‘The SXSW Grulke Prize’ 상을 수상했습니다. 앤더슨 팩(Anderson .Paak), 고릴라즈(Gorillaz)와 블러(Blur)를 이끄는 데이먼 알반(Damon Albarn), 그래미 수상자인 리온 브릿지스(Leon Bridges), 브릿 어워즈 수상자인 하임(HAIM), 작년 내한한 핑크 스웨츠(Pink Sweat$) 같은 세계적인 팝스타들이 거쳐간 상입니다.
 
K팝 아이돌 댄스 음악 만이 한국 음악이 아님을 전 세계에 알리는 또 하나의 통로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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