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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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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이슈)석탄 사용 증가...계륵의 주가 상승

BTU 2년간 30배 ‘뜨겁네’

2023-03-25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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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기후위기의 주범 석탄이 2년 대호황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는 작년만 못해 보이지만 여전히 분위기는 좋습니다. 석탄 채굴 등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고공행진을 벌였습니다. 올해 가격 전망에 따라 이들이 또 웃을지, 석탄가격 상승으로 피해를 입었던 철강, 시멘트 업계가 웃게 될지 주목됩니다.
 
24일 한국광해광업공단이 발표하는 가격동향에 따르면, 3월 셋째주 유연탄 가격은 톤당 182.64달러로 전주보다 1.9% 하락했습니다. 겨울이 지나면서 난방수요가 둔화되자 시장가격도 하락한 것으로 보입니다. 유연탄 가격은 2021년 연평균 127.14달러에서 2022년 348.65달러로 급등하며 시장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올해 들어서는 줄곧 하락세를 그리고 있습니다. 
 
국제유연탄가격은 생산지별로 따로 집계됩니다. 3월17일 현재 호주 뉴캐슬항(FOB) 기준 가격은 톤당 124.27달러였습니다. 지난 한 달 낙폭이 줄어들며 120달러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중국(CPR) 가격을 제외한 동북아(CPR), 남아공 리차드베이항(FOB) 가격도 같은 시기에 하락을 멈추고 소폭 반등했습니다. 참고로, FOB와 CPR은 운송비용 부담을 구분하는 용어입니다. FOB는 수출자가 수출국 항구까지 비용을 부담하는 조건의 가격이며, CFR은 수입항까지 비용을 포함하는 방식입니다. 
 
뉴욕선물거래소에 상장된 유연탄 선물 중 MTF(Coal (API2) CIF ARA(Argus-McCloskey) Futures) 4월물 가격은 128달러를 기록했습니다. MTF는 콜롬비아, 러시아, 남아공, 폴란드, 호주, 미국에서 암스테르담, 로테르담, 앤트워프 등 북서유럽 중심지로 가는 화력발전용 석탄의 선물상품입니다. MTF는 작년 9월 341달러로 정점을 찍을 때까지 상승했다가 계속 하락하는 중입니다. 고점 대비 낙폭이 상당한데도 아직 2021년의 고점보다 높은 수준입니다. 지난해 유연탄 가격이 급등했었다는 의미가 되기도 합니다. 
 
그만큼 가파르게 올랐다가 빠르게 하락했지만 최근 들어 하락세가 둔해진 것은 확연해 보입니다. 
 

유연탄 선물 MTF(4월물) 시세 추이. (출처=뉴욕선물거래소)
 
 
‘탈석탄’ 외치는데 중국·인도 석탄발전 확대
 
전 세계가 기후위기로 인한 파국을 막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탄소 배출을 줄이고 친환경 에너지 비중을 키우는 노력은 탄소배출권 거래, 전기차 보급 확대, 태양광 발전소 신축 등 여러 형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를 거스르는 석탄 사용이 증가한 것은 의도한 바가 아닙니다. 코로나19 확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돌발변수로 어쩔 수 없이 석탄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죠. 
 
지난 20일 AP통신은, 최악의 피해를 막으려면 2035년까지 탄소배출과 화석연료 사용을 현재의 3분의 2로 줄여야 한다는 유엔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IPCC) 기후보고서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새로운 화석연료 탐사를 중단하고 선진국들이 2040년까지 석탄, 석유, 가스 사용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미 2021년 11월 주요국들은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석탄발전을 단계적으로 감축하는 조약을 채택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석탄발전은 증가했으며 건설인허가도 계속 발급되고 있습니다. 특히 전 세계 석탄 사용량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과 인도가 석탄화력발전소를 계속 짓고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지난해 중국의 석탄생산량은 9% 증가한 45억톤을 기록했습니다. 
 
전쟁과 팬데믹 등 일시적인 원인이 사라진 후에도 석탄 사용이 다시 감소할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재생에너지 생산능력 확대, 배터리 등 저장기술 향상 등이 받쳐주지 못하면 높은 수준의 석탄 의존도는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한편에서는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방향 대신 화석연료가 내품는 유해물질을 포집하는 기술을 발전시키자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래서 아직은 안심하기에 이릅니다. 
 
석탄업체 주가 30배 오르기도  
 
석탄 가격이 오르는 것을 지구시민으로서 반길 순 없겠지만, 관련 기업 종사자이거나 해당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면 다른 얘기일 겁니다. 드러내놓고 좋아하진 못해도 숨어서 웃겠죠. 
 
실제로 지난해 석탄을 생산하는 기업들은 엄청난 실적 증가를 맛보았습니다. 피바디에너지(종목기호 BTU)는 미국과 호주에 있는 17개 석탄채굴사업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 기업입니다. 다른 업체들이 생산한 석탄도 판매, 중개하고 운송·화물 계약도 거래하는 등 생산과 수송에 관련된 사업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피바디에너지는 지난해 석탄가격이 급등한 덕분에 매출이 50%, 순이익은 260%나 증가했습니다. 2021년 실적도 좋았는데 작년엔 더 좋았던 것이죠. 올해 실적은 작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 버지니아와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 석탄을 채굴하는 알파메탈러지컬리소시스(AMR)의 성장률은 BTU를 뛰어넘습니다. 매출액은 22억달러에서 41억달러로 뛰었고 영업이익은 3억5900만달러에서 15억8100만달러로 급증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주당 5달러의 특별배당금을 지급. 주주들과 실적 파티를 벌였습니다. 
 
미국 기업만 해당되는 것이 아닙니다. 중국 최대 코크스 생산업체인 시산석탄발전은 매출에서 석탄이 55%를 차지합니다. 덕분에 71억위안이었던 영업이익이 190억위안으로 급증했습니다. 상하이와 홍콩에 동시상장돼 있는 중국석탄에너지의 영업이익은 255억위안에서 410억위안으로 뛰었습니다. 
 
실적이 좋아졌는데 주가가 그대로일 리 없습니다. 적게는 2배. 많게는 20배 이상 급등했습니다. 지난해 4분기 이후 유연탄 가격 하락과 함께 주가도 하락 조정 중이지만 여전히 평소보다는 높은 가격대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렇게 올랐는데도 실적에 비하면 비싸지 않습니다. 
 
반대로 유연탄 가격 고공행진에 우는 기업도 있습니다. 유연탄을 수입해 원료로 써야 하는 발전소, 시멘트, 철강업체들입니다. 이들은 2년 내내 생산비용이 크게 올라 고생하다가 최근 몇 달에 걸쳐 유연탄 가격이 하락한 덕분에 한숨 돌리고 있습니다. 가격이 더 떨어진다면 반대로 마진은 좋아질 겁니다. 
 
겨울은 지났고 이제부턴 진검승부입니다. 유연탄 가격 하락세는 계속될까요? 그렇다면 국내 시멘트·철강주에 투자할 기회입니다. 아니면 중국, 인도 때문에 석탄 사용이 계속 증가할 거라 예상한다면 미국과 중국의 관련 종목을 선택해야겠죠. 배당성적이 괜찮은 기업도 있습니다. 이들 외에도 주요 생산국인 호주와 인도네시아, 남아공 등에도 좋은 시절을 구가하고 있는 기업도 있으나 국내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매하는 데는 불편이 따릅니다. 
 
(출처=피바디에너지 www.peabodyenergy.com)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 김창경

<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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