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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연

이익공동체로 전락한 '친명·86그룹'…커지는 이재명 사퇴론

비명 이재명 비판에도 친명 현 체제 적극 옹호

2023-05-16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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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16일 오후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장원리에서 열린 '청년농업 현장방문 및 간담회'에서 모내기 시연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거액 가상화폐(코인) 보유 파문이 민주당 친명(친이재명)계·86(80년대 학번·60년대 생)그룹을 필두로 한 '제 식구 감싸기' 논란으로까지 번졌습니다. 비명(비이재명)계는 김 의원의 '셀프 탈당'을 용인한 이재명 대표의 사퇴를 강하게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7인회' 김남국, 대선 때 수행실장"이재명 정무판단 문제"
 
비명계는 16일 코인 논란의 당사자인 김 의원뿐만 아니라 이 대표를 싸잡아 비판했습니다. 논란도 논란이지만, 이 대표와 지도부의 이번 사태 대응이 국민 눈높이를 생각할 때 한참 부족하다는 겁니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사법 리스크가 문제가 아니라 리더십 리스크 문제"라며 "(이 대표가) 제대로 결정을 못 한다. 당 대표 리더십, 정무적 판단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자타가 공인하는 이 대표 최측근 7인회이기도 하고, 대선 때 수행실장도 하고 어마어마한 측근"이라며 "그런 사람이 비위에 연루돼 벌써 열흘 가까이 지났는데 제대로 해명도 안 되고 사태는 점점 커져 가는데 제대로 맺고 끊는 게 전혀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비명계 김종민 의원은 B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민주당으로 민심이 이동하지 않고 윤석열정권을 살려주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몇 달 안에 해결하지 않으면 이 대표의 시간도 그냥 무한정 있는 게 아니라 본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단상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 비명계 재선 의원은 본지와 한 통화에서 "아직은 이 대표 사퇴론은 당내 일부지만, 충분히 추후 일어날 수 있다는 증표"라고 강조했고, 다른 비명계 재선 의원은 "지난 14일 의원총회에서 (대표 사퇴 등) 여러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느냐. 그것으로 갈음하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비명계는 이 대표가 최측근인 김 의원의 탈당 선언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대신 진상조사를 촉구했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특히 지난 의총에서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윤리특위)에 김 의원을 제소하는 방안을 당 결의문에 담으려 했지만, 이 대표의 반대로 관철하지 못한 부분도 지적하고 있습니다. 국민이 등을 돌리고 있는 상황에서 당이 제대로 된 반성의 자세를 보여줘야 함에도 지도부가 미적거리고 있다는 겁니다.
 
송영길 땐 '86' 김남국 땐 '친명'방탄도 '닮은 꼴'
 
반면 친명계 분위기는 사뭇 다릅니다. 친명계 초선 모임인 '처럼회' 소속 황운하 의원은 지난 14일 "검찰이 사냥감을 정한 후 게임하고 놀이하듯 수사권을 남용하고 특정 언론과 협잡해서 프레임을 짜서 한 사람을 공격하면 그 대상이 된 사람은 패가망신을 피할 방도가 없다"고 주장했고, 처럼회 양이원영 의원은 같은 날 비명계 의원이 의총에서 이 대표의 재신임을 주장하자 "본색을 드러낸다. 그동안 무슨 일을 하셨다고 그런 말씀을 하시는지"라며 "오히려 본인이 당원들에게 재신임 받아야 하는 상황 아닌가"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전날 '리얼미터'가 발표한 여론조사(지난 812일 조사·미디어트리뷴 의뢰·이상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에서 민주당은 텃밭인 호남에서 지난 조사 대비 10.6%포인트 하락한 56.7%의 지지율에 그치는 등 민심 이반 조짐이 뚜렷한 상황에서 김 의원에 대한 섣부른 옹호는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당내 비판이 만만치 않습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산불진압 헬기의 야간운항 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소장파 이상민 의원은 "쇄신한다는데 과연 누가 주체이고 누가 대상인가. 쇄신의 대상자가 주체로 나서면 먹힐 수 있느냐"며 "(의총에서 나온 당) 결의가 진정하고 실효성이 있으려면 기존의 구조물이고 쇄신의 대상인 이 대표와 그 맹종파에 대한 조치가 선결돼야 할 것"이라고 직격했습니다.
 
민주당은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논란이 일 때도 자기 세력에 대해서만큼은 '무한 온정주의'를 베풀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조기 귀국하라는 당내 지속적인 요청 끝에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3일 돈봉투 의혹 관련해 결백하다는 취지로 주장하자 같은 86그룹이 적극 옹호하고 나선 게 대표적입니다.
 
김민석 정책위 의장은 당시 "송 전 대표는 저와 마찬가지로 아직 집이 없는 드문 동 세대 정치인"이라며 "청빈까지 말하기는 거창하지만 물욕이 적은 사람임은 보증한다"고 적극 옹호했고, 서영교 최고위원도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가 민주당에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스스로를 되돌아보길 바란다"며 "김현아 (전) 의원이 고양시에서 공천을 미끼로 돈 봉투를 주고 갔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돈을 요구하는 내용이 녹음이 된 녹취가 있다고 한다"고 여권에 반격을 가했습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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