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수빈 기자] 정부가 내년도 주요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을 삭감하면서 정부가 우수하다고 평가한 사업들의 예산까지 대거 삭감됐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장섭 민주당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도 국가연구개발 성과평가 우수사업’으로 선정된 산업부 소관 R&D 사업 10개 중 9개의 예산이 삭감됐습니다.
특히 전기차 통합유지보수 기반 구축 사업 예산은 32억7100만원에서 2억4000만원으로 92.7% 줄었으며 글로벌 주력산업 품질 대응 뿌리 기술 개발사업 예산은 264억2800만원에서 19억8300만원으로 92.5% 감소했습니다.
유일하게 증가한 사업은 ‘에너지 국제 공동연구 사업’으로 229억4400만원에서 285억4000만원으로 44.4% 늘었습니다.
‘국가연구개발사업 등의 성과평가 및 성과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정부는 성과평가 결과를 연구개발사업 예산에 반영해야 합니다. 그러나 우수등급 사업들의 예산마저 삭감한 것은 법률 위반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R&D 예산은 IMF 외환위기 당시에도 줄어들지 않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 28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나눠먹기식, 갈라먹기식 R&D는 제로 베이스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라며 R&D 예산 삭감을 언급한 바 있습니다.
이에 이 의원은 “대통령실에서 모든 R&D 사업을 특별한 근거 없이 카르텔로 규정하다 보니 우수한 연구에 대한 지원 예산이 대폭 삭감돼 과제를 수행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라며 “잘못된 것이 있으면 철저한 관리, 감독으로 바로잡으면 된다. 예산 삭감은 국가 경쟁력만 약화할 뿐”이라고 정부의 무분별한 R&D 예산 삭감을 꼬집었습니다.
최수빈 기자 choi3201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