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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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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세은기자입니다
메가 캐리어 탄생 이면엔

2024-03-03 11:53

조회수 : 1,8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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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6월 7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 출국장에서 아시아나항공 조종사와 승무원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학 입학을 앞둔 자녀가 있는데 ‘조종사’라는 직업을 추천하지는 않아요. 제가 이 일을 해보니 직업 만족도는 꽤 높긴 해요. 그런데 아이가 조종사가 됐을 때 과연 지금 저처럼 65세까지 보장받으면서 일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거든요. 연봉도 지금 같지 않을 것 같고요.”
 
최근 만난 국내항공사의 한 기장이 자녀 진로에 대해 한 말입니다. 그는 30년 넘게 군에서 민항사에서 ‘비행’을 한 베테랑 조종사입니다. 직업 만족도는 굉장히 높다고 말하면서도 조종사를 직업으로 삼고 싶어 하는 자녀에게는 그리 추천하지 않는다고 씁쓸하게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기장은 인공지능(AI)이 조종사 한명을 감당할 수 있는 시대가 머지않아 올 것이라고도 덧붙였습니다. 이미 항공기 제작사들이 그러한 시스템을 갖고 비행기를 만들고 있다고요. 때문에 한때 선망의 대상이었던 ‘파일럿’이 매력적이지도 정년을 보장할 수 없게 되는 추세로 가고 있다고요.
 
대부분 조종 시스템이 자동화로 되면서 1인 조종사 역할을 해가고 있다고도 했습니다. 사실 조종사 인건비는 항공사 매출 비중에서 가장 많이 차지하는 구조이긴 합니다. 때문에 AI 기술 개발 속도와 완성도에 따라 항공사는 언제든지 지출 비용을 줄이기 위해 AI를 적극 도입할 것이 당연해 보이기도 합니다. 기장, 부기장이 하나의 비행기를 조종한다면 1명만 태우는 것이지요. 
 
그런데 기장이 앉는 조종석 왼쪽에는 사람이 부기장 자리에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앉아 200명이 넘는 승객을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도달하는 미래가 머지 않아보입니다.
 
지난해 7월 심현철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팀은 휴머노이드 파일럿 ‘파이봇’을 공개했습니다. 휴머노이드는 몸통과 팔·다리를 갖춰 기본 형태가 사람과 유사한 로봇을 말합니다. 이 로봇에는 AI가 탑재돼 조종 매뉴얼을 읽고 이해해 조종을 할 수 있습니다. 심 교수팀이 언론에 공개한 파이봇이 조종 모습이 신기하면서도, ‘로봇이 파일럿을 대체할 날도 멀지 않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파이봇은 경비행기 실제 비행 등을 통해 2026년 개발이 완료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파일럿은 지금도 어느 누구에는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하겠지만, 그런 추세는 점차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직종별 연봉순위는 1위가 보건의료직으로 평균연봉 6993만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종사 등이 포함된된 운송직은 5위에 랭크됐습니다. 초중고 장래희망 조사 톱10에도 조종사는 없었습니다.
 
국내 항공 산업은 20년 넘게 양대 산맥을 이뤄온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하나로 합쳐지는 것이 임박하면서 지각 변동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양사가 합병하면 글로벌 항공사 순위에서 15위로 단숨에 도약합니다. 초대형(메가) 캐리어가 탄생하는 순간, 그만큼 조종사도 늘어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대체적이지만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그리고 양사의 자회사 3곳 내부에서는 촉탁(기간제 근로자)을 통해 65세까지 일을 할 수 있는 수명이 줄어들 것이라는 불안감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파일럿을 대체하기 이전에 합병에 따른 조종사들이 근로 수명 단축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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