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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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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가 움직이는 식탁 물가

2024-04-24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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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고물가 기조가 장기화하며 장보기가 점점 고통스러워지고 있습니다. 장바구니에 물품을 담기까지 몇 번을 고민하게 되는데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 정세 변화로 촉발된 고물가 현상이 심각한 기후 변화를 만나 더욱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농산물 가격을 살펴볼까요. 이달 11일 기준 배추 1포기 평균 소매가격은 4248원입니다. 전년(3736원) 대비 13.7% 상승했습니다. 양배추 1포기는 평균 4990원으로, 1년 전보다 약 33% 뛰었습니다. '금사과'로 불릴 만큼 가격 급등세를 보였던 사과는 정부의 지원으로 가격이 내려갔지만, 예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기후 변화로 인한 생산량 저하 때문입니다. 사과의 경우 지난해 냉해와 폭우로 생산량이 확 줄었고, 배추와 양배추는 높은 일교차와 강수량 증가 등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가격이 올랐습니다.
 
서울 소재 유통매장에서 사과가 판매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물론 기후에 따라 농산물 생산량이 변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전 세계적인 이상 기후는 예측을 뛰어넘는 결과를 낳고 있습니다. 미국 플로리다주에 불어닥친 허리케인과 열매가 녹색으로 변하는 감귤 녹화병 발발은 오렌지 생산량 급감으로 이어져 오렌지주스 가격을 끌어올렸습니다. 이에 국내 음료업체에서도 오렌지주스 가격 인상을 고민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초콜릿의 주원료인 코코아 또한 서아프리카 지역 가뭄으로 공급량이 감소해 국내 제과업계의 가격 인상을 불러왔죠.
 
이상 기후가 식탁 물가를 위협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기후 변화가 농산물 생산량 감소를 불러오고 가격 고공행진으로 이어지는 현상을 '기후플레이션'이라 명명한 신조어까지 나왔습니다. 문제는 이 기후플레이션이 일상화될 것이란 전망입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이상 기후가 심각해진 만큼 농산물 생산량을 예측하기 어려워졌다"라며 "가격 변동성도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기후 변화가 단순히 기온과 날씨를 결정짓는 것을 넘어 식량 수급 불안정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식품 가격을 좌지우지하는 기후 변화를 막지 못한다면, 우리 식탁 위 먹거리도 하나씩 사라질 것입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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