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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진

'탈세' CJ·효성-'사기성 CP' LIG·동양..닮은 꼴 기업수사

2013-10-16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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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검찰이 효성그룹과 동양그룹에 대한 수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검찰은 최근 이들 그룹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치고 관계자 소환에 나섰다.
 
검찰이 효성그룹과 회장 일가, 경영진 등에 가장 먼저 두고 있는 혐의는 수천억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 조세포탈 혐의다.
 
올 초 조세포탈 수사를 시작으로 비자금 조성과 주가조작 수사 등으로 이어진 CJ그룹 수사와 닮은꼴이다.
 
사기성 CP발행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동양그룹은 역시 비슷한 혐의로 지난해 검찰 수사가 진행됐던 LIG그룹과 비슷한 모습이다.
 
◇ 탈세로 시작해 비자금으로 이어진 CJ수사..효성그룹과 닮아
 
검찰은 지난 5월 CJ그룹 본사와 이재현 회장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고, 서울국세청으로부터 CJ그룹과 관련된 세무조사 자료를 압수수색 형식으로 받아오면서 본격적인 수사를 시작했었다.
 
효성그룹에 대한 수사 역시 지난 7일 서울국세청으로부터 세무조사 자료를 받아오고 11일에는 효성그룹 본사와 계열사, 조석래 회장 자택 등을 압수수색해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검찰의 수사 진행 모습이 비슷한 것처럼 두 그룹의 혐의도 비슷하다.
 
효성그룹 조 회장은 분식회계를 통해 법인세를 탈루하고 차명재산을 관리하면서 양도소득세를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다.
 
CJ그룹 이재현 회장은 국내외 비자금을 차명으로 운용하면서 546억원 상당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은 국세청 세무조사를 통해 범죄혐의가 어느 정도 드러난 점, 관련 혐의들이 매우 비슷한 점 등을 고려해 CJ사건을 맡아 처리한 적이 있는 특수2부(부장 윤대진)에 배당했다.
 
CJ사건을 맡아 수사할 당시 특수2부는 국세청 세무자료 등을 통해 드러난 탈세 혐의에 먼저 주력했다.
 
이후 검찰은 이 회장이 회사자금을 횡령해 일본에 있는 부동산을 매입한 혐의, 해외 법인 자금을 빼돌려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 등을 차례로 밝혀냈다.
 
아울러 이 회장으로부터 세무조사 무마 청탁을 받고 억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전군표 전 국세청장과 허병익 전 국세청 차장을 재판에 넘기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효성사건 수사와 관련해서도 "탈세 혐의에 먼저 주력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상태다.
 
검찰이 주목하고 있는 의혹은 조 회장의 탈세 혐의에 그치지 않는다. 
 
검찰은 조 회장이 계열사 효성캐피탈를 통해 장남 조현준 사장에게 지난해까지 100억원의 대출을 해주는 등 200억여원 규모의 부당 대출을 해준 의혹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MB정권 수사'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조 회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사돈관계로 이어져있는 관계다. 
 
효성그룹이 'MB 사돈기업'으로 불렸고 실제로도 11조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재계서열 26위 기업으로 성장한 배경에 조 회장의 비자금이 있는지 수사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검찰은 세무조사 자료와 압수수색 분석물을 토대로 효성그룹 '금고지기' 고모 상무(54)를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 중이다.
 
◇ 법정관리 신청 앞두고 CP발행한 동양그룹..LIG그룹 수법과 비슷
 
지난해 11월15일 검찰은 LIG그룹 최대주주인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42)을 구속기소하고, 아버지인 구자원 회장(76)과 동생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40)을 불구속 기소하는 등 LIG그룹 관계자 7명을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구 회장 등을 LIG건설이 부도상태에 직면하자 자신들의 경영권 유지를 위해 그룹차원에서 분식회계를 저질러 2000억원 상당의 CP를 발행하고, 기업회생신청이 임박한 시점에도 LIG그룹이 LIG건설을 전폭지원할 것이라고 속여 CP를 발행·판매한 혐의로 기소했다.
 
당시 수사를 맡은 부서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현재 동양그룹 수사를 맡은 곳과 같다. 부장검사가 윤석열 부장검사에서 여환섭 부장검사로 바뀌었지만 수사 경험과 관련 자료는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동양그룹은 지난 7월29일부터 9월17일까지 동양시멘트 주식을 담보로 1568억원 상당의 동양그룹 회사채와 자산담보부 기업어음(ABCP)을 발행·판매했다.
 
하지만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64)을 비롯한 경영진은 동양,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등 계열사 3곳에 대해 지난달 30일 자금난을 이유로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 발행한 CP를 휴지조각으로 만들어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구 회장과 현 회장 등 두 그룹 일가들은 자신들의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사기성 CP를 발행해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는 공통의 혐의를 가지고 있다.
 
구 회장 등에 대한 심리를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재판장 김용관)는 지난 9월13일 구 회장에게 징역 3년, 함께 기소된 구본상 부회장에게는 징역 8년을 선고하는 등 중형을 선고했다.
 
검찰은 지난 15일 동양그룹 본사와 계열사, 현 회장과 정진석 동양증권 사장(56) 등 경영진 자택 등 10여곳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검찰은 16일부터 압수물 분석과 함께 동양그룹 관계자를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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